교육희망

“경쟁교육 사슬 못 끊으면 참교육 없다”
장대비 속 교육개혁입법쟁취 실천단 첫발

전교조, 21일 서울에서 ‘교육개혁입법 투쟁 결의대회’

전교조는 21일 '경쟁교육철폐와 학교혁신을 위한 교육개혁입법 투쟁 결의대회'를 쏟아지는 폭우속에서도 힘차게 진행했다. 안옥수 기자
새누리당 : 선거가 끝났다. 과반수 넘었다~래끼. 봐, 공황상태에 빠졌지? 이게 바로 새누리다!
전교조 : 그러나 야당과 민주세력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더욱 치밀하게 준비할 테니 새누리당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교육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불이?
새누리당 : 망가진 국회를 갈아엎고 깨끗한 정치를 할 사람이 누가 있어? 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사와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어?

장대비 딛고 교육개혁 입법 쟁취 다짐

21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는 한국방송(KBS)의 개그프로그램 한 꼭지를 빌려 총선 결과 상황에 빗대어 만든 만담이 울려 퍼졌다. 이 자리에서 열린 ‘경쟁교육철폐와 학교혁신을 위한 교육개혁입법 투쟁 결의대회’에 모인 500여 명의 교사들은 이렇게 답했다.

“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사와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사람, 여기 있다!”

장대비 42mm가 쏟아진 폭우 속에서도 참석자들은 짝짝이 손뼉 도구를 힘차게 흔들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으로 된 손뼉 도구에는 ‘교육개혁입법 YES’, ‘경쟁만능교육 NO’라고 적혀 있었다. 사회를 본 박효진 전교조 사무처장은 “경쟁교육을 앞장서서 강행하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뺨을 준엄하게 때리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오른팔에 든 도구를 열심히 흔들던 김대열 교사(충남 부여여고)는 “총선 결과가 실망스럽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우는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현장의 교사들”이라며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교육개혁 입법'이란 문구가 적힌 짝짝이 손벽 도구를 흔들었다.

“구미와 문경, 상주, 포항 지회 등 4개 지회가 버스를 대절해 함께 올라왔다”는 노미경 전교조 경북지부 사무처장도 “총선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해 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참교육의 희망 전교조입니다”라는 말로 대회사를 열었다. 장 위원장은 “최근 경북 영주, 안동의 학생과 카이스트 학생이 학교폭력과 성적 때문에 생명을 놓았다. 그러나 이주호 장관은 경쟁교육을 강화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며 “우리가 이러한 경쟁교육의 사슬을 끊지 못한다면 우리 또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장석웅위원장은 "경쟁교육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것은 전교조라며 올해 안에 학교혁신을 위한 교육개혁입법 쟁취를 반드시 이끌어 내자”고 밝혔다.


이어 장 위원장은 “주체 역량을 키워 국회에 진출한 정진후, 도종환 두 전교조 출신 의원을 교두보로 삼아 올해 안에 학교혁신을 위한 교육개혁입법 쟁취를 반드시 이끌어 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현재 서울역에서는 KTX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해 3차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고 평택에서는 쌍용차 희생자 범국민추모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하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가장 혹독한 탄압을 받아 온 철도노조는 어제 86%라는 압도적인 가결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총선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총파업 투쟁 등 5월부터 강력한 투쟁이 시작된다. 노동자 연대를 통해 이명박 정권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교조 16개 지부 활동가로 꾸려진 ‘교육개혁입법쟁취 투쟁실천단’이 발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각 지부 실천단장들은 ‘일제고사 폐지’, ‘OECD수준으로 학급환경 개선’, ‘교원평가 폐지’ 등 교육개혁입법 내용을 담은 피켓을 선보였다.

총선 결과보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교조 16개 지부 활동가로 꾸려진 ‘교육개혁입법쟁취 투쟁실천단’이 발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박미자 중앙실천단장(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현 정부의 전교조 탄압을 예로 들며 “우리는 정권을 바꿀 것입니다"란 말을 반복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박 단장은 "우리 실천단은 앞으로 8개월간 아이들을 살리는 내용을 담은 입법을 반드시 쟁취해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총 김○○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지모임 소속 조합원들도 결의대회에 참여해 ‘성폭력 피해자 외면한 자는 교육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등의 내용을 적은 현수막을 들고 정진후 국회의원 당선자(전 전교조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행동을 펼쳤다. 정 당선자는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연대사를 하기 위해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무대에 오르는 것을 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지모임과 일부 참가 교사들 사이에서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이 상황은 20분여 간 이어졌고 심 대표는 연대사를 못하고 뒤돌아서야 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학교폭력과 성적에 대한 압박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학생들이 죽어가는 상황을 끝내기 위해 교육의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고 학교혁신 운동을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같은 날 오후 6시쯤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희생자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자리를 지킨 교사들은 지난 2009년 정리해고에 반대해 파업 투쟁을 벌였던 쌍용자동차 노동자 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에 가슴 아파하며 “제자들에게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어 줘야겠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앞으로 다음 달 1일 전국에서 열리는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에 함께하고 같은 달 19일 서울에서 전국교사대회를 열어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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