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이주호식 ‘학교폭력 대책’ 소통, 학교장들도 부글부글

교과부, 대책 설명 치중에 실태조사 등 계속 답변만

교과부가 강의하는 학교폭력 대책에 대해 학교장들도 볼멘소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교과부는 23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 대강당에 서울 초등학교 학교장 500여 명을 모아놓고 ‘학교폭력 근절 및 주5일수업제 정착을 위한 특별연수’를 진행했다. 지난 2월 발표한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으면서 긴급히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연수에 참석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대담을 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공개로 인한 부작용을 의식해 학교장을 의견을 듣겠다는 태도였다. 그러나 대담 대상자가 2명에 그쳤고 진행 시간도 40분 정도였다. 그나마도 절반가량 시간을 이 장관 자신이 발언하는 데 썼다.

특별연수장서 정규상담교사 확충, 가산점제 제고 제안

발언할 시간이 부족했는데도 적지 않은 학교장들이 학교폭력의 대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대담자로 나선 유영환 서울 상도초 학교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교장을 비롯해 교원들이 열성으로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면서 “사후약방문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예방적 차원으로 아이들과 감성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 학교장은 학교폭력 실태조사 공개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 학교 명단이 나왔기에 우리 학교가 나오면 혹시 망신당하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했다”면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교폭력 대책으로 상담교사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학교장은 “장기적인 대책으로 상담교사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또 다른 학교장도 “상시적으로 있어야 할 전문상담교사가 거의 없고 있어도 기간제 상담사여서 연속성이 떨어진다. 정규교사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교폭력 담당 교사 가산점 부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 학교장은 “가산점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교사가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데 그걸 따질 필요가 있냐”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대해서만 “통계 처리에 오류가 발생한 점은 사과한다”고 밝혔을 뿐 학교폭력 대책 강행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 건수가 0이 될 때까지 힘들지만 애써 달라, 생활기록부에 징계처리 기재 권한 등 학교장에게 힘을 많이 줬다”고 강조했다. 학교장들의 제언에 대해 검토 등의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담시간 40분 동안 이주호 장관 발언만 절반

교과부는 가산점 부여에 대해서도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 제11조에 가산점 부여 방안이 있다고 설명하며 사실상 제고 불가 입장을 밝혔다. 교과부는 이 장관과 학교장의 대화를 마친 뒤 45분에 걸쳐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이날 연수에서 박수가 3차례 나왔다. 모두 학교장 발언 때였다. 이주호 장관이 말할 때는 한 번도 없었다. 학교장의 불편한 마음을 돌려서 드러낸 셈이다.

전교조와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관계자들은 연수장을 찾아 ‘학교폭력 방치하는 이주호 장관 퇴진하라’, ‘교과부의 무분별한 학교폭력 대책 전면 전환하라’고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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