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학교폭력, 연극과 소통으로 풀어보자

교육연극 <눈사람? 눈사람!>, 공연 현장을 가다

지난달 23일 서울 선사고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연극 '눈사람'이 시연되었다.
수업종이 울리고 교사가 교실에 들어온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교실 분위기. 한 학생의 책상에는 먹다 만 빵들이 가득 올려져있고, 그 학생은 당장 울 듯 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다른 학생들의 표정은 험악하기 그지없다. 만약 당신이 이 상황에 부닥쳤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지난달 23일 서울 선사고에서 특별한 연극 한편이 교사들 앞에서 시연되었다. 교육연극연구소 프락시스에서 제작한 <눈사람? 눈사람!(눈을 뜬 사람, 눈을 감은 사람)>이다. <눈사람>은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교육연극(Theatre In Education)으로, 극의 등장인물인 영진이가 ‘소민이는 왜 공식적인 왕따가 된 걸까?’ 자신의 일기를 읽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관객석에 앉아 있다가 위의 장면에서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시 배우가 된 한 교사는 “무엇 때문에 교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지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말이 안 나올 줄 몰랐네요. 특히 한 학생이 “그냥 진도 나가요”라고 할 때 가장 가슴이 아팠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을 본 다른 교사들도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과 교사, 부모의 입장을 볼 수 있었다”, “학교폭력은 인간관계의 문제다”, “학교폭력은 역시 해결이 쉽지 않고 어느 한 개인의 잘못으로 집약할 수 없는, ‘우리’의 문제임을 느낄 수 있었다”, “갈등 상황에 나를 계속 부닥치게 해 고민을 그칠 수가 없었다”며 소감을 쏟아냈다.



이처럼 교육연극은 관객들이 자리에 앉아 ‘보기’만 하는 다른 연극과 달리, 무대와 배우 그리고 관객이 서로 분리되지 않은 채 함께 극을 만들어 가는 형태를 띤다. 김지연 프락시스 대표는 “이 연극 한편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순 없지만 적어도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모두가 학교폭력에 대해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눈사람>를 올리게 된 취지를 밝혔다. 프락시스는 5월 중순부터 순회공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영숙 전교조 문화국장은 “<눈사람>은 연극 속으로 관객이 직접 뛰어들어 평화로운 학급문화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는 워크숍”이라며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에 문화적으로 접근해가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연극 <눈을 뜬 사람, 눈을 감은 사람>
○ 제작감독/기획 : 김지연
○ 연출 : 홍서연
○ 배우-교사 : 김기현, 김보기, 김연심, 배희진, 이주희, 전승훈, 정다원
○ 줄거리 : 중학교의 한 남녀공학 교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반의 공식적인 왕따인 소민이가 갑자기 교실 밖으로 뛰쳐나간다. 소민이 옆에는 소위 반의 ‘짱’이라 불리는 진일, 진일에게 동조하는 하나와 희재, 그리고 동조자 그룹에 끼고 싶어하는 병진이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 영진도 있다. 소민이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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