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어린이가 꿈꿀 수 있는 여유를 주자

어린이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람을 노소에 따라 분류하는 우리말이 늙은이와 젊은이밖에 없던 때에 어린이라는 말을 만든 것은 어린이들이 인간으로 존중받고, 자기 결정권을 가진 사람으로 교육받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벌써 90년 전의 일이다.
 
지금 우리 어린이들은 어떤가? 자기 결정권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는 교육을 받기보다는 미성숙하다, 보호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교육의 주체가 아닌 교육의 대상, 관리의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런데 어른이 한다는 보호 내용이 어린이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모는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은 벌써부터 일제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과 같은 처지로 전락해버렸다.
 
한 지역교육청은 일제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강제 보충수업, 야간 자율학습, 각종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학생 참여를 조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시민단체가 어린이들의 심장을 조여오는 각종 교육 정책을 비판하며 학생·학부모·교사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로 교육정책을 전환하라고 촉구하는 실정이다.
 
숨막히게 내몰리는 아이들은 꿈을 꾸지 못한다. 여유가 없는 아이들은 시간에 쫓겨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고 자기만을 생각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생각이 들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폭력적 성향을 보이게 된다. 어린이를 삭막하게 만든 교육이 결국 어린이에게 폭력적 형태로 자신을 표출하도록 내모는 것이다.
 
어린이라는 이름을 만든 고귀한 정신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기이다. 교육 당국자는 교육 정책의 전환으로, 교사와 학부모는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마음으로 오늘날 우리 어린이들이 치열한 성적 경쟁과 폭력적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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