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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곡순담'을 아시나요?

맛따라 멋따라 1박2일 여행

'구곡순담'이라니, 웬 뜬금없는 한자성어냐구요? 아니요, 한자성어가 아니라 구례 · 곡성 · 순창 ·담양의 머리글자를 이어붙인 말입니다. 이 네 지역은 전남의 북쪽과 전북의 남쪽이 만나 서로 옆구리를 바투 끼고 어깨동무하듯 자리 잡고 있어요.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 -열린사진

 
이곳에는 지리산, 회문산, 강천산 그리고 추월산과 병풍산 등 널리 알려진 산이 많아요. 그런가 하면 눈이 시리게 맑은 섬진강이 구례 · 곡성 · 순창을 감돌며 휘돌아 흐르고, 담양 가마골 용소는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이 발원하는 하는 곳이지요. 자, 우리 함께 아름다운 강산 '구곡순담'으로 들어가 볼까요?
 
먼저 구례로 갑니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실하고 기름진 땅을 품은 지리산이지요. 전남, 전북, 경남의 3개도에 걸쳐있는 지리산국립공원은 우람한 산세와 수종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숲과 그 허리와 발치를 적시며 내려오는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빼어난 자연경관을 엮어내요. 이 산자락에는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등의 천년 고찰이 즐비합니다. 구례는 오늘날 관광산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레저시설과 각종 숙박시설을 두루 갖췄어요. 특히 지리산온천은 국내 최고 시설과 수질을 지녀 쉼 없이 관광객이 찾으며 발치에 수락폭포와 산수유 마을을 뒀어요. 또 산채비빔밥이 입맛을 돋워줘요. 지리산에는 제주도 올레길에 견줄만한 둘레길이 있지요. 이 둘레길은 80여 개 마을의 옛길, 논둑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등을 둥글게 잇는 장거리 도보길입니다. 자연과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이 길을 한번 걸어 보세요.
 
이제 곡성으로 넘어가 볼까요? 곡성은 일제시대 때 3성(전남의 곡성, 보성, 장성) 3평(전남의 담양 창평, 남평, 함평) 중 하나입니다. 일제가 식민 통치를 할 때 기가 세고 당당한 이 3성 3평 사람들은 어쩔 수가 없다며 혀를 내두른 곳이랍니다. 3성 3평은 일제의 억압에 순치되지 않은 저항과 의절의 땅이지요.
 
전남 곡성에서 경남 하동까지 국내 제일의 청정하천인 섬진강을 끼고 달리는 강변도로는 맑은 물살과 탁 트인 강변을 수채화로 볼 수 있어 눈이 절로 시원해집니다. 섬진강은 수량이 많은 여름은 휘몰이 장단으로, 겨울은 느릿한 진양조 가락으로 흐르며 먹을거리도 많이 줍니다. 강변 음식점에 가면 은어와 민물 참게, 쏘가리 매운탕이 혀를 녹여요. 이와 어울려 강바람 쐬며 마시는 막걸리는 신선이 마셨다는 뉴하주 맛에 비길만할 걸요.
 
또 곡성에는 섬진강을 끼고 기차마을이 있어요.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증기기관차가 달리고, 강을 따라 꽃바람 쐬며 페달을 밟고 돌아보는 레일바이크가 좋아요. 최근에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 옆에 기차 펜션이 생겼습니다. 강변에 기차가 정차한 풍경이 그대로 펜션이 됐어요. 얼마나 근사할지 상상이 되시나요?
 
다음은 순창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분은 먼저 회문산에 가 보세요. 이 산은 웅장한 바위들이 즐비하고, 구름에 잠겼다 보였다를 거듭하는 우뚝 솟은 봉우리도 장관이지요. 동학혁명과 구한말 의병들의 근거지였으며, 6·25 전쟁 때는 빨치산의 터로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강천산인데, 수려한 산세와 기암괴석과 폭포, 아름답게 단장한 시원한 계곡 그리고 오솔길과 구름다리 등의 볼거리를 갖춰 호남의 금강산이라 부릅니다. 강천산 바로 아래에 순창전통고추장 마을이 있어요. 이 지방의 독특한 재래식 비법으로 제조한 고추장은 검붉은 빛깔이 자르르 돌며 혀끝에 감기는 알싸한 감칠맛과 은은한 향기는 다른 지방에서는 맛보기 어렵지요.
 
끝으로 대나무의 땅 담양입니다. 담양에 가면 먼저 음이온을 뿜어내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대나무 숲길 죽녹원을 거닐고, 이어서 바로 맞은편에 있는 관방제림으로 가세요. 천연기념물인 300~400년생 아름드리 푸조나무와 느티나무들이 산책길을 엽니다. 이 둑길을 계속 걸어가면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에 다다라요. 이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광주 민중항쟁을 다룬 '화려한 휴가'를 비롯한 수편의 영화를 촬영한 곳으로 계절마다 운치가 달라요.
 
또 담양에는 가사 문학의 산실인 정자가 많아요. 몇 년 전에 세운 '가사문학관' 주변에 소쇄원과 식영정, 환벽당이 있고, 좀 떨어진 곳에 송강정과 송순의 호이면서 정자의 이름이기도한 면앙정이 있어요.
 
송강 정철은 자신의 호를 딴 송강정과 '그림자를 쉬게 한다(息影)'는 식영정을 오가며 당대의 내로라하는 선비와 시인묵객들과 교류하며 성산별곡,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비롯한 뛰어난 가사를 낳았어요.
 
중종 때 양산보는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되자 낙향하여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을 지닌 소쇄원이라는 별서정원을 조성했어요. 소쇄원은 자연을 그대로 살리면서 꼭 필요한 부분에만 적절하게 인공을 더한 조선시대를 대표할 만한 정원으로 꼭 들러볼만한 곳이지요. 또, 담양에는 죽순회 무침, 떡갈비와 순대, 숯불구이 돼지갈비 등 먹을거리가 많아요. 담양댐과 금성산성 언저리에는 괜찮은 펜션도 있어요.

어때요, 주말이나 방학에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구곡순담'으로 훌쩍 떠나보시지 않으실래요?

곡성 기차마을


섬진강


순창고추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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