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반대여론 밀린 교과부 시행령안 일부 포기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상' 폐기. 이번엔 '돈' 놓고 작은학교 통폐합 경쟁

전교조는 지난 12일부터 농산어촌 학교통폐합 중단과 교육지원특별법 제정, 일제고사 폐지와 성취도평가 표집실시를 요구하며 교과부 농성 등 총력 토쟁에 돌입했다. -안옥수 기자

교과부가 일단 항복 선언을 했다. 지난 5월 17일 입법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농어촌학교 통폐합 시행령안)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소규모학교 통폐합 의심 조항을 빼기로 했다고 교과부가 14일 오후 발표한 것.
 
교과부가 이날 밝힌 개정안의 수정 내용에서 당초 학교를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상으로 하고 초·중학교는 학급 수를 6학급 이상, 고등학교는 9학급 이상으로 정한다'고 명시한 문구를 삭제했다.
 
교과부가 제시한 개정안 수정 내용은 시·도교육감이 학교별로 학급 수와 학급당 학생 수를 정할 때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교원의 적정한 수업시수 등을 반영토록 해 시·도교육청에 자율권을 준 셈이다. 지난 달 17일 입법예고로 처음 알려진 뒤 한 달여 만이다. 그러나 작은학교의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는 시·도교육청에는 지원금을 최대 5배가량 지급하기로 해 반발은 여전하다.

학급수 초·중 6학급이상 고 9학급 이상도 삭제

시행령안 발표 후 경북과 전남 등 전국 광역도의 교육,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개정안을 소규모학교 통폐합으로 규정하고 거세게 반발한데 따른 것이다. 강원과 울산, 충북, 경기, 전남, 전북, 경북, 광주 등 시·도교육청이 입법예고에서 반대 입장을 밝힌 것도 작용했다. 전교조와 참학, 전여농, 공무원노조 등 9개 단체는 농산어촌학교살리기 대책위원회를 꾸려 지난 12일 투쟁을 선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왔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가 지역에서부터 교육, 시민단체와 연대하고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압박한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 "농산어촌교육지원특별법 제정으로 농산어촌 학교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학교 통폐합 추진하면 최대 100억

그러나 이번에는 작은학교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시·도교육청에 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교과부는 학교의 교육여건 개선 등을 위해 지원하는 지원금을 현행 초·중등학교 학교당 20억원에서 초교 30억원, 중·고교 100억 가량으로 늘리기로 했다. 시행령이 아닌 정책상으로 학교 통폐합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학교 통폐합도 '돈'을 놓고 시·도교육청을 경쟁시켜 학교 통폐합을 유도하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참학) 회장은 수정안에 대해 "교과부가 무리하게 개정안을 밀어붙이다가 반발에 밀려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렇다면 통폐합을 폐기해야 하는데 교육청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간 것은 교과부의 속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사무총장은 "사실상 하나도 변하게 없다고 본다. 작은학교 통폐합은 학생 수가 아닌 지역공동체로 바라봐야 한다.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는 교육청에 더 지원하겠다는 것을 눈 가리고 아웅하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농산어촌교육지원" 한 목소리

전교조는 이에 대해 "작은 학교를 고사시키는 방식으로 작은학교 통폐합 정책을 전환하는 것으로 통폐합하는 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해 교육여건을 차별하고 통학구역 조정으로 전학을 통해 학생 이탈을 유발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4일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과부의 태도 변화가 알려진 상황에서도 결의문 채택을 강행했다. 교과부 시행령안에 대한 반발이 컸음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도교육감들은 결의문에서 "교육감협은 교과부의 시행령 개정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교과부가 시행령 개정안을 철회하고 작은 학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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