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황금알 낳는 일제고사, 성적 따라 110억 편차

교과부, 일제고사 지표 넣어 교육청 특별교부금 차별

오는 26일로 시행 5년째를 맞는 일제고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어른들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하고 있다.

교육청 130억과 16억 편차의 비밀

최근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경북도교육청은 교과부 특별교부금 130억 원을 받았다. 반면 '매우 미흡'등급을 받은 경기도교육청은 16억 원을 받는 데 그쳤다. 일제고사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 2등인 경북도교육청은 도교육청 평가에서도 2등을 받았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 9등인 경기도교육청도 도교육청 평가가 역시 9등이었다.
 
교과부는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에 따라 교육청을 5등급으로 나눠 전체 1180억 원의 특별교부금을 차등 지급했다.
 
일제고사 지표에서 별표 5개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충북과 대구여고 별표 4개를 받은 곳은 충남과 경북이었다. 이 교육청들은 교부금 액수 규모에서도 5위 안에 들었다. 반면 서울과 경기, 강원, 전북 교육청 등 일제고사 대비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진보교육감 지역은 상대적으로 이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9개 도교육청과 7개 시교육청이 받은 교육청평가 등수를 '일제고사 기초학력 미달비율'(2010학년도 초중고 일제고사 미달 비율)과 견줘본 결과 둘 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 평가의 경우 하위 4개 교육청인 전남, 강원, 전북, 경기 교육청은 일제고사 성적 순위와 거의 같았고 시교육청 평가에서도 하위 3개 교육청인 울산, 부산, 서울 교육청이 일제고사 성적 순위에서도 하위를 차지했다. 일제고사 결과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높은 교육청은 모두 시도교육청 평가에서도 하위권으로 밀려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의 한 중견관리는 "18개의 지표와 40여 개의 세부항목으로 진행한 시도교육청 평가 등수를 일제고사 한 항목과의 상관관계로 비교한 것은 침소봉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제고사 결과가 시도교육청의 돈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도교육청은 일제고사 성적을 높여야 교과부 돈을 110억 원 이상 더 받을 수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는 일제고사와 시도교육청 평가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올해는 중학교까지 향상도 공개

올해에는 한발 더 나아가 중학교까지 공개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학부모들과 기자들은 '학교 알리미'사이트를 통해 결과를 살펴보고 학교별 등수를 매길 수 있게 됐다. 고교에 이어 중학교까지 성적에 따른 학교 '한 줄 세우기'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장관호 전교조 정책실장은 "일제고사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살벌한 경쟁정책은 학생들의 인성을 파괴함은 물론 돈을 더 받으려는 시도교육청의 잔칫상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과부 중견관리는 "일제고사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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