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스승-제자 대질신문에 곽노현, 검찰총장에게 항의서한

[보도뒤] “매우 유감”... 교사와 학생에 대한 신중한 조사 당부

지난 해 11월 여학생이 자살한 서울 한 중학교의 학생과 교사에 대한 학교폭력과 학교폭력 방조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담임교사와 학생을 9시간 동안 한 방에서 신문한 사실이 18일 알려지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0일 오후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긴급 항의서한문을 보냈다.

학교폭력 사실 여부 놓고 검찰-S중 의견 팽팽히 맞서

지난 14일 오후 서울 남부지검 소속 수사관들의 S중에 대한 압수수색 모습. @S중

검찰은 서울 S중 여학생의 자살 원인을 학교폭력에 따른 것으로 보고 이 학교 학생 10명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해 담임을 맡은 C교사에 대해서도 학교폭력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반면 이 학교 교장과 교감 등 전체 교직원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혐의를 받은 학생들이 자살 학생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살의 원인 가운데엔 가족 간의 문제도 있었다”면서 검찰 수사방식이 과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앞서 <교육희망>은 지난 18일 기사 “검찰, 담임교사와 학생들 대질신문 논란, 학생은 급성 우울증, 교사 ‘비참함’ 호소”에서 “지난 14일 S중을 수색해 학생의 반성문 등을 압수해간 검찰이 일주일 전에는 학교폭력 가해 혐의를 둔 학생 두 명(중3)과 방조 혐의를 둔 담임교사를 9시간 동안 대질신문을 벌였다”면서 “대질조사를 받은 한 여학생은 급성 우울증 진단을 받고 장기 결석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곽 교육감은 이날 서한문에서 “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에 대해 마음이 아프며 검찰에서도 원인 규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 감사하다”고 밝힌 뒤, 서울 남부지검의 압수수색과 대질신문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곽 교육감은 “압수수색 7일 전에는 남부지검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담임선생님과 학급 학생을 대질신문했다. 수사를 받은 학생 중에는 치료를 위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면서 “우리 미래의 희망인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면을 고려하여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서 상처를 받는 일이 없도록 수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곽 교육감은 또 “검찰에서 자료를 요구하면 모든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시에 학교를 압수수색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곽 교육감은 “학교 선생님들의 입장과 고충을 이해하여 주시고 교사와 학생에 대한 수사나 압수수색을 집행할 때는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압수수색 이어 대질신문까지 알려지자 서한문 작성

이 서한문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 한 장학관이 대검찰청 민원실에 접수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당초 시교육청은 S중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15일 서한문 작성을 검토했지만 국가기관 사이의 마찰로 비칠 것을 우려해 포기했다. 하지만 19일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질신문 사실까지 보도되자 긴급 실태조사를 벌여 항의 서한문을 보내게 됐다.

앞서 곽 교육감은 지난 2월에도 서울 S중 교사에 대한 형사 입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보낸 바 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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