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SKY? 친구를 밟아야 하는 길이라면 단호히 거부”

일제고사 폐지 서울지부 촛불문화제, 학생 현장발언 눈길

“줄 세우는 무한경쟁교육에는 미래가 없다! 일제고사 No!”

20일 교육과학기술부 후문, 어둠이 짙게 내린 가운데 100여 개의 촛불이 켜졌다. ‘일제고사 폐지를 위한 서울시민 촛불문화제’가 열린 것이다.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장과 김일웅 진보신당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의 연대사, 학부모로 참가한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과 김성보 서울 용곡중 교사의 현장발언에 이어,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즉석에서 섭외되었다는 두 학생의 자유발언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유호준 동두천외고 학생은 “경쟁이라는 굴레에 나를 맡기고 일등을 하면 행복하게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꼴찌를 하고 있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며 “쌍용차 분향소에 함께 하며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경쟁을 선택하여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있겠지만 그길이 수많은 친구를 밟아야만 가능한 길이라면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2 때 자퇴를 선택했다는 아리대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인권활동가는 “오늘 집회에 참여한 사람 중 청소년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며 “일제고사는 학교와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당사자인 학생이 주체가 되어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쟁하는 어른들 역시 학생을 돌보거나 지켜줘야 할 대상이 아닌 투쟁하는 동지로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일제고사를 앞두고 초등학교에서조차 수업시간에 문제풀이를 해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대회사를 한 김두림 서울지부 수석부위원장은 “교육과정 파행을 조장하는 정부와 교과부는 일제고사를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장석웅 전교조위원장도 “전교조와 시민사회단체의 투쟁에 교과부가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을 삭제하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지만 초등에는 30억, 중등에는 100억을 지원하겠다며 여전히 폐교를 부추기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전교조는 농산어촌 학교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학습의욕과 창의성을 말살하는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학생,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라”며 결의문을 낭독하고 2시간 여 진행된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서울지부는 26일 일제고사 당일 1인 시위와 민원접수 투쟁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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