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국제교육연맹 “한국 일제고사가 창의성 질식시켜”

172개국 가입 EI 성명...일제고사 보는 한국 국제적인 망신살

EI가 25일 발표한 성명서 원본.

세계 3000만 명의 교원을 대표하는 국제교육연맹(EI, Education International)이 25일 긴급 성명을 발표해 “26일 치르는 한국의 일제고사에 대해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심각하다”고 강력한 우려를 공식 표명했다.

EI, 일제고사 우려 두 차례 표명...처음 있는 일

EI는 지난 20일에도 누리집에 “시험 경쟁 위주의 교육을 측정하려는 일제고사의 잘못된 이용에 대하여 반대 투쟁을 벌이는 한국의 교사들과 학부모, 학생들을 지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국제교육연맹이 한국 일제고사에 대한 반대 뜻을 잇달아 나타낸 것은 일제고사가 처음 생긴 2008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EI은 세계 172개국 401개 교원기구가 회원단체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전교조와 한국교총이 가입해있다. 전교조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반면, 한국교총은 일제고사에 찬성하고 있다.

이 단체는 Fred van Leeuwen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에서 “학생이나 교사에 대한 어떤 형태의 평가라도 그 평가는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지 시험 결과에 따라 상벌이 부여되는 징벌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의 일제고사는 교육시스템에 매우 해로운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EI는 “가르침과 배움의 과정에 대한 시험과 평가에서 일제고사와 같은 일차원적인 접근에 단호히 반대 한다”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일제고사와 같은 형태의 시험이 결과에 따라서 학교간 우열이 가려지는 징벌적 형태라면,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의 가르침이 시험 결과의 공개와 같은 외부적 요구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설정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오직 시험만을 위하여 학생들을 가르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이에 따라 EI는 “일제고사는 혁신과 창의성을 질식시키게 되며, 교육과정을 협소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교사의 전문적인 자율권은 심각하게 훼손된다”면서 “과열 경쟁과 일제고사로 인하여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압박감은 건전한 교육의 풍토를 해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EI는 “일제고사, 학교 성적 공개, 학교 순위 매기기와 같은 오로지 결과에 초점이 맞추어진 일차원적 시험 체계의 사용에 대하여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한국 정부, 그리고 몇몇 다른 국가들의 정부들이 일제고사를 피하고 적절한 학생 평가 방법에 대하여 서로 합의하기 위하여 교원노조와 협력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 <르몽드> 신문, “내년부터 일제고사 사라질 것”

한편, 프랑스가 2009년에 도입한 일제고사(국가 학업성취도평가)를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전격 결정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앞서 영국과 일본도 각각 2009년과 2010년부터 일제고사를 폐지했다. 미국도 워싱턴주 학생 500여 명이 올해 5월 실시된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등 폐지 여론에 휩싸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국외교육동향> 보고서에서 <르몽드> 프랑스 신문(5월 10일자)을 인용해 “프랑스 5학년의 올해 능력평가시험(일제고사)을 중단하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치러지도록 하는 대신에 시험 결과 순위를 매기는 것은 하지 않도록 했다”면서 “따라서 능력평가시험은 내년부터 사라질 것으로 전망 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근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