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1등 돌탑’ 충북교육청, 일제고사 부정게이트 조짐

A초 “시험시간에 정답 힌트”, B초도 “교감이 답안지 수정” 흔적

지난해 말 충북교육청이 이 지역 한 건설업체의 협찬을 받아 청사 앞에 세운 '일제고사 1등 돌탑'.

일제고사(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1등 돌탑을 청사 앞에 세운 충북도교육청 소속 학교들이 줄줄이 일제고사 부정행위 의혹을 받고 있어 ‘일제고사 게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제고사 시행 5일 전인 21일에는 이 교육청 일제고사 담당 장학사가 시군 교육청에 “만약 언론에 보도될 경우 제가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비밀 메일을 보낸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일제고사 반칙의 몸통은 바로 충북교육청”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A초 학부모 “감독교사가 문제마다 정답 힌트 알려줬다”

29일 충북교육청 소속 A초는 6학년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문제에 대한 힌트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성적을 올린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학교 6학년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시험 감독을 한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이 정답을 적을 수 있도록 문제마다 힌트를 하나씩 알려주었다는 이야기를 내 아이를 통해 시험 다음 날 아침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A초는 6월 들어 영어와 체육만 빼고 나머지 시간은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를 하는 바람에 아이가 너무 힘들어했다”면서 “정직을 가르쳐야 할 학교가 일제고사에 대한 트릭을 전개하고 아이들을 도구로 활용하는 행동을 벌이는 것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제보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담임교사가 시험 감독으로 들어간 것은 맞지만 힌트를 주지는 않았으며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도 전혀 없었다”고 전면 부인했다.

충북교육청 소속 또 다른 B초도 일제고사 부정행위 논란에 휘말렸다. 이 학교 6학년생들이 작성한 일제고사 답안지 사진을 직접 입수해 살펴본 결과 주관식 답안지를 누군가 고친 흔적이 뚜렷했다. 영어 답안지를 보니 연필로 쓴 답안을 지우개로 지우고 새로 고친 시험지가 5장 발견됐다. <경향신문>은 29일자 기사에서 “이 학교 교사들은 교감이 답안지를 고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충북지역 C중 학생이 트위터에 올린 커닝 인증샷.

하루 전인 28일에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 트위터에 일제고사 당일 답을 크게 써놓은 시험지 사진을 올려놓고 “단체로 커닝”이라는 글도 적어놓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 학교 또한 충북교육청 소속 C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C중 교감에게 확인한 결과 이 학생의 트위터 글(“우리 이 시험 잘 봐야 에버랜드로 졸업여행 간다”)과 같이 이 학교는 ‘에버랜드 졸업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교감이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잘 봐야 졸업여행 간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학교 교감은 “시험 잘 보고 졸업여행 가자고 말한 적은 있어도 꼭 시험을 잘 봐야 졸업여행도 간다는 식의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충북교육청도 “학생이 시험 끝난 뒤 장난으로 집에서 한 일”이라는 조사결과를 29일 내놨다.

충북교육청 “내가 책임지겠다” 비밀메일 논란

충북교육청 일제고사 담당 장학사가 보낸 비밀 업무메일.

한편, 충북교육청 일제고사 담당 장학사가 지난 21일 이 지역 11개 시군 교육지원청 초중등 일제고사 담당 장학사 22명에게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비밀 업무메일을 보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교육청 이 아무개 장학사는 업무메일에서 “오늘 신문에 인천, 대구, 대전 등 모의고사 실시, 야간 자율학습 등 무지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났다”면서 “걱정은 되지만 우리의 저력을 전 믿는다.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린다”고 밝혀 사실상 야간 자율학습을 독려했다.

이어 이 장학사는 “파이팅! 만약 언론에 우리도가 날 경우 모든 것은 제가 책임지겠다”고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을 안심시키면서 “메일 보시고 삭제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전교조 충북지부 조종현 정책실장은 “도교육청이 얼마나 뻔뻔스럽게 교육과정 파행을 부추겼는지 뒷받침해주는 물증”이라면서 “일제고사에 대한 반칙과 반교육의 몸통은 바로 충북교육청 그 자체이고 이를 이끈 사람은 바로 이기용 교육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 이 장학사는 "메일을 보낸 이유는 일제고사 부정을 방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안해하는 장학사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일제고사 부정은 충북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다 있다”고 말한 뒤 “충북만 (언론에) 나오는 것은 누군가 제보를 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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