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일제고사 경쟁은 과장”...국제기구에 ‘황당’ 서한

한국교총, 국제교육연맹 EI에 편지 보냈는데...“자신들 주장도 부정”

한국교총이 지난 달 27일 국제기구인 EI에 보낸 서한.

한국의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담은 항의서한을 이주호 교과부장관에게 보낸 EI(국제교육연맹)에 대해 국내 최대 교원단체가 ‘일제고사에 따른 경쟁이 없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3000만 명의 교육자를 대표하는 EI에는 세계 172개국 401개 교원단체가 가입해 있으며, 한국에서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 한국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교총 EI에 “일제고사 결과 순위 정부 공표 안 해”, 그러나

2일 입수한 ‘EI 서신에 대한 한국교총 의견’이란 문서를 보면 한국교총은 지난 달 27일 EI에 “(일제고사의) ‘학교 또는 학생 간 경쟁 조장’ 주장은 과장된 표현이며 일제고사의 영향이라기보다는 학벌효과다”는 내용을 담은 공식 서한을 보냈다. 일제고사에 따른 경쟁을 부인한 것이다.

이 단체는 서한에서 “현재 일제고사 결과에 대한 순위는 공식적으로 공표되지 않고 있다”면서 “일제고사 결과는 한국 행정자치구역별로 성취도가 공개 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단체는 "한국교총은 일제고사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일제고사가 한국 교육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전교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교총의 서한은 사실과 다를뿐더러 자신들의 최근 주장까지 부정하는 것이다.

이 단체는 지난 6월 20일 보도자료에서 “(일제고사) 결과를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 활용은 평가 결과의 왜곡 및 학교 간 점수 경쟁 유발의 부작용이 발생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부터 7일 뒤 EI에 보낸 서한에서는 일제고사에 따른 경쟁 사실을 부인했다.

교과부가 지난 해 12월 일제고사 결과에 따른 순위를 공식 공표한 보도자료.

또한 “일제고사 결과 순위는 공식 공표되지 않고 있다”는 이들의 서한 내용도 사실이 아니란 지적이다. 교과부는 지난 해 12월 1일 ‘2011년 일제고사 결과 발표’에서 ‘국어, 수학, 영어 과목별 일제고사 향상도 100대 우수학교’를 공개했다. 당시 보도자료를 보면 이 표에는 1등부터 100등까지 지역과 학교이름 등이 순위대로 적혀 있다. 300개 고교(중복학교 포함)를 등수로 매겨 공식 공표한 것이다.

한국교총이 “일제고사 결과는 한국 행정자치구역별로 성취도가 공개 된다”고 밝힌 것도 차이가 있다. 일제고사 결과는 정부 법령에 따라 행정자치구역별이 아니라 학교별로 공개된다.

교과부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전국 12000여 개의 학교에 일제고사 3등급 비율(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과 일제고사 향상도를 공개토록 하고 있다.

일주일 전에 “일제고사가 점수경쟁 유발” 주장하더니…

이 같은 서한 내용에 대해 한국교총 중견간부는 “한국교총도 최근 일제고사가 학교 경쟁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한 바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우리가 EI에 보낸 서한은 시험에 응시한 180만 전체 학생이 이런 경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일제고사 순위를 공표하지 않는다는 서한 내용도 12000개 전체 학교 순위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적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교총은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2년에는 일제고사에 반대했다. 이 단체는 2002년 9월 25일자 성명에서 "기초학력진단평가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전집평가보다는 표본평가를 해야 한다"며 "부진아 평가는 교사와 학교의 재량사항으로 국가가 획일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원하는 학교와 시·도만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EI는 한국 일제고사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서를 지난 25일 발표한 데 이어 26일에는 이주호 교과부장관에게 같은 내용을 담은 서신을 보냈다.

이 단체는 Fred van Leeuwen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에서 “학생이나 교사에 대한 어떤 형태의 평가라도 그 평가는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지 시험 결과에 따라 상벌이 부여되는 징벌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의 일제고사는 교육시스템에 매우 해로운 것이며 창의성을 질식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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