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수업 중 문제풀이 42%..."일제고사가 수업 파괴"

전교조 초중학생 설문, 일제고사 1등 교육청이 파행도 1등

‘수업 시간에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를 금지’한 교과부 지침과 달리, 전국의 초6, 중3 학생 10명 가운데 4명이 문제풀이에 내몰렸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일제고사(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법으로 정한 교육과정을 파괴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10개 보수교육청은 더 심각, 58.4%가 ‘수업 중 문제풀이’

이 같은 사실은 전교조 산하 참교육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일제고사에 대한 학생인식과 생활실태’ 설문조사 보고서(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9%)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는 16개 시도교육청 소속 초6, 중3 학생 2671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26일부터 3일간 진행했다.

전교조 참교육연구소가 조사한 전국 초중학생 대상 설문 결과.

이 보고서를 보면 지난 달 26일 치른 일제고사에 대비해 ‘수업시간에 문제풀이를 했다’고 답한 학생은 41.8%(초6 48.8%, 중3 35.3%)였다. 10개 지역 보수 교육청 소속 학생들은 정도가 더 심각해 58.4%(6개 진보교육청 소속 학생 21.80%)나 됐다.

시도교육청별로 살펴보면 지난 해 일제고사에서 시 단위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가장 적었던 대구교육청 소속 학생이 ‘수업시간에 문제풀이’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에서도 전체 1등이었다. 응답율은 78.8%였다. 지난 해 일제고사에서 도 단위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가장 적었던 충북교육청 소속 학생도 같은 항목 응답 비율이 64.9%로 나타나 도 단위에서 1등이었다. 정규 수업을 포기하고 교육과정 파행에 나설수록 결과가 좋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교과부 지침과 달리 ‘0교시나 7, 8교시 수업’(25.6%), ‘방과후학교에서 일제고사 문제출이’(11.4%), ‘다른 과목 시간에 일제고사 과목 공부’(11.2%), ‘야간 자습’(4.5%)등을 했다고 응답했다.

일제고사가 학생들의 정서·행동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늘었다’와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77.0%와 60.8%였다.

전교조 “일제고사가 학생 몸과 마음 이상증세 유발”

이영탁 참교육연구소장은 “일제고사가 학생들에게 과도한 공부 스트레스를 주어 학업태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도 “일제고사를 대비한 교육과정 파행이 학생들 몸과 마음의 이상증세로까지 번지고 있다”면서 “교과부는 학교교육과정을 파행으로 내몰고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무의미한 고통만을 안겨주는 일제고사를 즉각 폐지하고 표집실시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 4월 전국 초중고에 보낸 ‘일제고사 관련 학교교육과정 정상운영 협조’란 제목의 공문에서 “일제고사는 모든 학생에 대한 최소한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평가”라면서 “이에 학교에서는 과도한 학습 부담을 유발하거나 문제풀이 식 수업 운영, 강제적인 야간 보충수업 등 교육과정을 저해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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