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문재인 캠프 도종환 의원 시 교과서 삭제?
박근혜 캠프 박효종 위원은 교과서 대표집필

[발굴] 박 위원, 고교 <윤리와 사상> 집필방향 주도하는 좌장 노릇도

박효종 위원이 대표 집필한 고교 교과서 표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 갬프의 대변인을 맡은 도종환 의원의 서정시를 교과서에서 빼도록 권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을 맡고 있는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교과서를 대표 집필한 사실이 9일 밝혀졌다.

평가원 측이 도 대변인의 글을 빼라고 권고한 이유는 ‘교육의 중립성 침해’. 같은 논리대로라면 박 교수가 직접 집필한 교과서는 교과서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과부는 박 교수가 집필한 교과서에 대해서는 ‘수정 또는 집필진 교체 지시를 내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혀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교수는 지난 해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교학사)를 대표 집필했다. 공동 필자는 모두 8명이었지만 박 교수가 전체 교과서의 집필 내용과 방향을 주도하는 좌장 노릇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05년부터 교과서포럼을 이끌면서 그가 주도해 펴낸 뉴라이트 교과서 등이 유신정권 찬양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모두 4장에 걸쳐 15개 단원으로 구성된 이 교과서는 ‘자유주의와 공동체 주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민족주의와 세계주의’, ‘불교윤리 사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교육의 중립성’이 여느 교과서보다도 더 중요했다는 게 일선 고교 도덕 교사들의 지적이다.

배 아무개 교사(경기 ○○고)는 “박 교수야말로 뉴라이트 정치운동을 하면서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책을 편찬한 분”이라면서 “이런 분이 대표 집필한 교과서를 그냥 놔두고 10년 전부터 실린 서정시를 뒤늦게 문제 삼은 교육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당국 논리라면 박 위원 교과서는 폐기해야”

한만중 전교조 부위원장도 “국어 책에 실린 시 한두 개와 학생들의 사상을 좌우하는 도덕 교과서는 영향력 면에서 차원이 다른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변인을 맡은 도 의원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10년 전부터 실린 서정시까지 빼려고 하는 교육당국의 행동 자체가 정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부위원장은 “교육당국이 내세운 논리대로라면 뉴라이트 운동을 하면서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박 교수의 책은 전면 회수하거나 폐기해야 공정성에 맞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과서 정책을 총괄하는 교과부 교육과정과의 중견관리는 “교과서를 쓴 박 교수가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교과서 심의는 교과부가 평가원에 위탁한 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관련 내용을 빼라 넣어라 지시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근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