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육청들, 학생부 ‘학교폭력 기재’ 재검토 속출

인권위 권고 후폭풍…강원, 전북, 광주는 이미 “기록 보류” 지시

서울, 광주, 강원, 경기, 전남, 전북교육청 등 6개 시도교육청이 학교 생활기록부(학생부)에 ‘학교폭력 실태를 기재하라’는 교과부 지침 시행을 보류하거나 재검토를 추진하고 나선 사실이 6일 확인됐다. 대입 수시전형을 앞두고 학생부 기재 논란이 벌어짐에 따라 교과부의 태도가 주목된다.

이들 교육청들은 ‘요주의’ 학생에 대한 실태를 비밀리에 기록하도록 한 교과부의 학생생활도움카드(생활카드)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시행을 보류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3일 학생부에 학교폭력 기재와 생활카드제에 대해 ‘인권침해 소지’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결정한 사실을 공식 발표한 뒤 벌어진 일이다.

수시전형 앞두고 학생부 기재 논란

강원과 전북, 광주교육청은 6일 학생부 기재 자체를 보류하거나 다른 문서에 적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이날 오전 연 국과장회의에서 “학생부에 학교폭력 기록을 잠정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민 교육감은 “인권위가 학생부 기록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등 과도한 조치라고 결정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승환 전북교육감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다행히 인권위의 결정은 교과부가 얼마나 무리수를 강행하는 지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전북교육청은 그동안 확립한 (학생부 작성) 원칙을 그대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교과부 지침과 달리 ‘명백한 형사범죄 수준’만 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하는 지침을 지난 5월 이 지역 학교에 보냈다.

특히 김 교육감은 최근 교과부가 전북교육청 소속 학교에 직접 공문을 보내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기재하지 않을 경우 징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도내 교원들에 대한 협박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원에 대한 징계권은 교과부의 권한이 아니라 도교육청의 권한”이라면서 “이는 명백한 교과부의 직권남용”이라고 김 교육감은 지적했다.

광주교육청도 이날 교과부의 지침을 거부하는 기존 태도를 재확인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입장을 담은 지침을 이미 연수 등을 통해 학교에 전달했다”면서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교육청은 지난 6월 지침에서 학생부에 학교폭력 실태를 기재하는 대신 다른 문서에 적어놓도록 지시한 바 있다.

생활카드제는 6개 교육청 모두 사실상 거부

서울, 경기, 전남교육청도 학생부에 학교폭력 실태를 기재토록 한 교과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로 했다. 또한 학생부 기재를 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도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교육청 중견관리는 “실무적 차원에서 학생부 기재에 대한 재검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도 “학생부 기재 지침을 개정하라는 공문을 이미 교과부에 보냈고,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도 “인권위 권고가 나온 만큼 학생부 기재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시 논의해 최종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 경기, 전북, 전남, 광주교육청 등 5개 교육청은 ‘학생 사찰카드’라는 별칭을 얻은 생활카드제에 대한 교과부 공문을 각 학교에 이첩하지 않았거나 시행을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도 생활카드의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을 뺀 채 각 학교에서 자율 실시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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