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진도 빼기’ 보다 더 중요한 것" 찾아 나선 교사들

전국에서 1100여명 몰린 ‘배움의 공동체’ 세미나

배움의공동체 연구회와 에듀니티, 함께여는교육이 열고 전북도교육청이 후원한 제3회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세미나가 지난 14일 전북교육문화회관과 천일초에서 전국 1100여명의 교사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교사들은 21개 분과에 흩어져 실제 수업사례를 참관하고 수업 혁신을 위한 머리를 맞댔다. 최대현 기자

지난 14일 오후 2시경 전북 전주 전일초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여전히 방학 중인 이날 이 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교실이 사람들로 가득 들어 찬 것이다. 의자가 부족해 사물함에 기대기도 했다. 어학실과 시청각실 등도 마찬가지였다.

교실을 메운 사람들은 학생들이 아닌 교사들. 전국 각 지에서 온 교사들이 교실별로 40명~60명 정도가 모였다. 이들은 텔레비전과 빔프로젝트 등에서 나오는 특정 교사의 수업 영상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체는 모두 1100여 명.

학교 건물 4층 시청각실에서는 황금주 경남 봉림고 교사가 고등학교 2학년생을 상대로 진행한 ‘국어 문학’ 수업 영상에 50여 명의 교사가 눈과 귀를 모았다. 황 교사는 영상에서 ‘속미인곡에 나타난 화자의 정서 알기’라는 주제로 36명의 학생들을 9개 모둠으로 나눠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

각 모둠은 황 교사가 제시한 과제와 시어에 담긴 비유적 의미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로 나누며 수업시간을 채워갔다. 황 교사는 이날 수업 모습은 물론 수업 교안과 모둠 과제 내용을 선생님들과 공유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9월에 복직한다는 차주희 경기 원미고 교사는 “새로운 수업을 하고 싶은 데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가능한지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모둠별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교사가 이끌어내면서 서로가 배우는 모습을 보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같은 층 6학년 2반 교실에서도 황혜련 서울 오류중 교사가 중학교 3학년생과 함께 한 역사 수업에 대한 품평회가 한창이다. 황혜련 교사는 ‘민족 운동의 전개-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단원을 모둠별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들은 초등학교 7개, 중학교 11개, 고등학교 3개 등 모두 21개 분과에 흩어져 실제 수업 사례를 참관하고 수업 혁신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 14일 열린 배움의공동체 세미나에 참석한 사토 마나부 일본 동경대 명예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이날 배움의공동체 연구회와 에듀니티, 함께여는교육이 열고 전북도교육청이 후원한 제3회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세미나에는 수업을 새롭게 바꿔보려는 교사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전북교육문화회관 '공연장'동에서 진행된 대표 사례 발표에서 조경아 경기 미원초 교사는 “교사는 진도만 나갈 것이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모르는 지, 반대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관찰하고 발견해서 그에 맞는 학습활동, 학습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결코 진도 나가기가 배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교사는 “흥미 있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멈춰서 교과서보다 훨씬 깊고 넓은 내용으로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 훌륭하게 동기유발이 된 상태가 배우기 적당한 때”라며 “진도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배움의 공동체’ 주창자로 알려진 사토 마나부 일본 동경대 명예교수와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등이 함께 했다. 사토 마나부 교수는 “교사와 아이가 협동으로 도전하지 않는 한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됨 없이 배울 권리를 실현하고 발돋움이 있는 배움을 실현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황금주 배움의공동체 연구회 경남 대표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수업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이 다시 확인된 자리여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