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헌재 위헌 결정, 무상교육 본격 공론화될 듯

“의무교육 무상의 원칙” 확인… 교복비 등 학부모 부담 비용 과제로

중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징수하는 학교운영지원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2010헌바220)의 결정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내용은 의무교육이 무상교육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점이다.

헌법 31조 3항을 보면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헌법재판소(헌재)는 이 점을 확인하며 “의무교육 무상의 원칙”이라고 못 박았다.

무상교육의 범위도 정했다. 결정문에서 “무상의 범위는 모든 학생이 의무교육을 받음에 있어서 경제적인 차별 없이 수학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라고 봤다. 구체적으로 “수업료나 입학금의 면제, 학교와 교사 등 인적‧물적 기반과 그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인건비와 시설유지비, 신규시설투자비 등의 재원마련, 의무교육의 실질적인 균등보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초‧중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얘기다. 헌재는 이 기준에서 학교운영지원비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학교 교육에 필요한 비용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의무교육 무상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학교운영지원비와 같은 학부모가 떠안아야 하는 비용이 상당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부모들은 교복과 체육복, 수련활동비, 졸업앨범비, 교과서 대금 등을 부담하고 있다. 그 금액만 1인당 50~60여만 원에 달한다.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2와 제32조에 의하면 이러한 학부모 부담 경비를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하고 이를 학교회계의 세입조항으로 하도록 했다. 학교운영지원비도 마찬가지였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비용”을 학부모가 내게 한 것이다. 헌재는 이 같은 체계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학부모 부담 경비를 없애고 국가가 부담하라는 무상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정부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의무를 다해야 할 책무가 있음이 헌재에 의해 재차 확인된 만큼 교복비용, 체험활동 경비 등에 대해서도 국가가 책임지고 재정을 지원해 의무교육의 실질적인 균등보장을 위한 책무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편적이냐, 선별적이냐’로 논란인 학교급식비도 헌재 결정으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인 차별 없이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정한 만큼 저소득층이냐, 아니냐로 급식비 지원을 하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경희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헌재 결정으로 모든 학생들이 경제력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지원을 받아야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앞으로 학부모가 내는 식재료비 등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학교운영지원비와의 형평성 지적도 무상교육 확대에 힘을 실어준다. 교육기본법 제8조에 따르면 의무교육은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운영지원비 위헌 결정의 적용되는 곳은 중학교까지다.

같은 학교운영지원비지만 중학교까지는 교육청이 지원하고 고등학교는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부모는 “의무교육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결정한 돈을 내야 한다면 이제 고등학교도 의무교육에 포함시켜 학교운영지원비 등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24일 내놓은 성명서에서 “남은 것은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의무교육에 맞게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교육과 관련한 모든 시설과 운영에 따른 재정 책임을 국가가 져야 한다는 뜻”이라며 “우리 사회의 기본적 인권이고 복지이며 대의로서 보편적 무상교육이 시행돼야 한다. 이제 고등학교까지 무상의무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