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위안부의 ‘성노예’는 빼고 일 국왕은 ‘천황’으로”

국사편찬위, 중학 역사교과서 ‘친일본 수정 권고’에 정대협 반발

국사편찬위원회가 작성한 중학교 역사교과서‘검정본심사 합격본 수정·보완 대조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 역사전쟁이 벌어지던 올해 8월, 내년 중학생들이 배울 역사교과서는 친일본 내용으로 수정 완료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9개 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검정심사한 국사편찬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는 ‘성노예’란 표현을 빼도록 출판사에 요구한 반면, 일본 국왕은 ‘천황’으로 고치도록 권고한 사실이 밝혀진 것.

“정부에서도 쓰는 ‘성노예’를 빼라고 하다니…”

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정진후 의원(무소속)이 국사편찬위원회가 작성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본심사 합격본 수정·보완 대조표’(심사대조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국사편찬위는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대한 완료 판정을 지난 8월 31일 끝냈다.

정 의원은 “대통령은 갑자기 독도를 방문해 한일 역사전쟁을 촉발한 반면, 우리나라 국사편찬위는 우리 학생들이 배울 역사교과서를 심사하면서 친일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도 이날 “정부에서 쓰고 있는 ‘성노예’란 표현을 교과서에서 빼도록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정요구자가 ‘검정심의회’로 적혀 있는 심사대조표를 보면 J출판사의 교과서를 심사한 국사편찬위는 이 역사교과서(2)의 75쪽 제목에 적혀 있는 “일본군 위안부(성노예)”를 “일본군 위안부”로만 적도록 권고했다. 같은 쪽 본문에서도 “전쟁터로 보내 성노예로”란 내용을 “전쟁터로 보내 일본군 위안부로” 고치도록 했다. 두 곳 모두 “성노예”란 표현을 삭제하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심사 결과에 대해 교과서 집필진은 “‘위안부’라는 표현만으로는 일본군들이 당시 여성에게 가했던 반인륜적 폭력성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다고 본다”면서 “국제적으로 이미 ‘성노예’라고 통용되고 있고 편수 용어를 반영하여 ‘위안부’(성노예)로 병기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수정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출판사의 의견이 일부 받아들여져 “성노예 생활을 강요받았다”는 식으로 교과서에 실리게 됐다.

이 같은 과정에 대해 9일 정대협 관계자는 “오늘 오전 회의 중간에 급히 논의한 결과 역사교과서에 국제사회와 우리나라 정부도 공식 용어로 쓰고 있는 ‘성노예’란 표현을 싣지 못하도록 권고한 국사편찬위의 행동은 무척 잘못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사편찬위는 또 역사교과서에서 일본 ‘국왕’이란 표현을 모두 일본 식 칭호인 ‘천황’으로 바꾸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K출판사의 역사교과서(1)의 321쪽과 같은 출판사의 역사교과서(2) 175쪽, 178쪽의 ‘국왕’ 표현이 모두 ‘천황’으로 바뀌었다. “국왕 중심의 새로운 정권”을 “천왕 중심의 새로운 정권” 식으로 수정한 것이다. 또 다른 K출판사의 역사교과서(2)의 162쪽 3곳의 ‘국왕’ 표현도 ‘천황’으로 수정됐다.

‘을사늑약’도 모두 ‘을사조약’으로

국사편찬위는 또 ‘을사늑약’이란 표현도 ‘을사조약’으로 고치도록 했다. 이에 따라 J출판사의 역사교과서(2)의 38쪽에서 49쪽 사이에 표현된 ‘을사늑약’이란 5개의 표현은 모두 ‘을사조약’으로 바뀌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