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일주일간 수업실습 전폐 ‘세팅’하고도…
실업계 일제고사 시작하자마자 ‘먹통’

[발굴] “실업계 학생 무시 시험 화난다”...실업계 교사들 분통

교과부가 일반계고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대체한다면서 15일 첫 시행한 실업계고 일제고사(직업기초능력평가)가 시험 시작 20여 분만에 ‘먹통’이 됐다. 이에 따라 대한상공회의소가 운영한 인터넷 기반 평가(IBT)방식의 이번 시험에 참가한 전국 650여 개 특성화고(종합고 포함)의 고2 학생 13만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일대 혼란을 겪었다.

13만여 명 대상 국가시험 중단 사태 발생

실업계 일제고사 사이트.

15일 오전 교과부와 일선 실업계고 교사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실업계고 일제고사 1교시 의사소통영역(국어) 듣기평가가 컴퓨터로 작동되지 않아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한상의와 교과부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까지 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채 대한상의 회관 2층에 설치한 상황실에서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과부 중견관리는 “시험 중단의 원인은 일부 학교가 패치프로그램을 깔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학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프로그램을 다시 깔도록 하고 있다”면서 “시험 중단이 된 학교의 숫자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18일에 추가 시험을 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실업계고 교사는 “5개 실업고에 확인했더니 모두 시험이 중단됐다”고 말했고, 서울과 강원, 경남, 전남지역 실업계고 교사들도 “상당수 학교에서 시험을 치를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가가 진행하는 시험이 이른바 ‘먹통’이 되어 시험 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실업계고 일제고사는 교과부가 기존 일제고사를 대체하고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다는 명목으로 올해부터 처음 도입한 실업계고(종합고 포함)와 마이스터고의 고2 학생 대상 시험이다. 의사소통(국어, 영어), 수리활동, 전공 문제해결 등 3개 영역으로 시행된다.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실시하는 올해 시험은 전수시범평가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대상 학생 전체가 시험을 보며 일제고사를 대체한 형태로 치루기 때문에 사실상 실제 평가다.

권기승 전교조 실업위원장(서울 성수공고 교사)는 “일제고사 역사상 초유의 이번 평가 중단 사태는 학생평가 경험이 없는 대한상의에 시험의 운용을 맡겼기 때문에 이미 예견된 결과”라면서 “컴퓨터 세팅 작업을 하느라 상당수의 학교가 일주일 전부터 컴퓨터실 수업실습이 중단되었는데도 이런 황당한 일이 터졌다”고 비판했다.

“일주일 수업파행 겪었는데도...실업계고 무시 시험”

경기지역 한 실업계고 교사도 “이 시험을 준비하느라 지난 10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일주일간 전체 학생의 절반가량인 850여 명의 학생이 수업실습을 받지 못해 교육과정 파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이런 수업파행과 시험 중단이 일반고에서 벌어졌다면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었겠느냐. 실업계고 일제고사는 실업계고를 무시하는 시험”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중견관리는 “이번 평가는 내년 실제 시험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하는 시범실시이기 때문에 처음이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2교시 시험부터는 정상으로 진행되고 있고 초기 사고에 적극 대처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한상의에서 시험을 운용해서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은 논거가 맞지 않다”면서도 “다만 인터넷 기반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업실습 결손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