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ActOn] 고객님, 카드 한 장 발급받으세요!

생체여권 비틀기

유명 백화점 3개월 무이자 할부, 패밀리 레스토랑 할인, 영화 할인, 놀이공원 할인…
요즘 이만한 혜택은 식상하다?
2008년 발급 예정, 편리함의 극치를 이룰 신통방통 생체여권 카드를 소개합니다!

예로부터 해외 여행엔 외통부 여권이 필수였습니다. 여권이 없으면 출국조차 불가능하니까요. 앞으론 해외 가실 때, 2008년 출시 예정인 여권을 카드로 만나보세요.

2006년부터 외통부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신상품 생체여권 카드가 드디어 여러분 손에 쥐어집니다. 예전엔 여권계의 고전이 되어버린 사진부착 여권이 있었지만 위조가 너무 쉽다는 문제점 때문에 중국에서만 20만 건이 위조되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2005년 9월,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절대 위조가 불가능한, 사진전사식 여권을 발급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또다시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여하여 여권계의 걸작, 생체여권 카드를 제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절대 위조가 불가능하다던 사진전사식 여권을 폐기하고 생체여권 카드를 제작한 것은 오로지 국민만족 서비스를 위해서입니다.1) 사진전사식의 문제점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저희는 최첨단 고객 서비스를 위해 생체여권 카드를 발급하기로 과감히 결정을 내렸습니다.

카드종류- 예비 테러리스트2)/테러리스트
                   단, 테러리스트 등급은 이용에 제한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발급조건- 안면, 지문 등 생체정보 제공.(추후 생체정보 추가될수 있음)
                   발급수수료는 본인 부담


생체여권 카드는 맞춤서비스를 자랑합니다. 여러분의 고유하고도 치명적이며 개인적인 정보인 지문을 담습니다.3) 당신을 다른 사람과 구분해주는 척도인 지문! 지금까지 동사무소/교도소/경찰소 등에서만 찍었던 지문! 생체여권 카드와 함께라면 어디서든 쓸 수 있습니다. (지문을 도난당하시면 카드를 재발급해 드립니다. 지문을 재발급해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이 밖에도, 많은 깜짝 서비스들을 누리실 수가 있습니다.

“꺼내라, 가둬두기엔 서비스가 너무 많다.”란 말도 생체여권 카드 앞에선 이미 옛말!
꺼내지 않아도, 가둬 두어도 당신의 카드는 저절로 당신을 드러냅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세계 어디선가 당신을 위한 맞춤 서비스가 준비되고 있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생체정보를 담고 있기에 당신의 분신이 될 카드, 앞으로 당신의 더 많은 부분을 담아 더욱 특별해질 수 있도록 생체여권 카드는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당신의 더 많은 정보가 국제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08년부터 발급될 생체여권 카드는, 무비자 협정의 혜택을 누릴 미국 방문자 30만 명의 카드가 아닌, 해외출국자 1200만 명 모두의 카드로 인정받겠습니다!

* 해외 사용자들의 사용 후기.7)
* 카드 사용자 커뮤니티.8)
* TV광고 보기.9)


주의 :
* 카드 사용 시 주변에 불법 카드리더기10)가 없는지 항상 유의해 주십시오. 카드에 있는 정보를 가로챌 위험이 있습니다.
* 카드는 [우편배송]이 되지 않습니다.11)
* 전자레인지나 망치를 가까이하지 마십시오.



각주 :

1) “현재 사용중인 전사식 여권 도입전에 조폐공사에서 납품하였던 사진부착식 여권은 중국에서만 20여만권 이상의 위조여권이 불법 유통 될정도로 보안에 취약하였으나 현재의 여권으로 교체후 단 1건의 위조여권이 통용된바 없는 보안성이 검증된 제품” - 2007년 3월 7일 최재천 의원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중

2) “기존의 방식으로도 신분증명이 충분함에도 모든 국민을 잠재적 테러범이나 범죄자로 가정하여 여권을 전자화해야 하는가?” - 2007년 5월 22일 인권단체연석회의 성명 중

3) “생체정보는 잘 변하지 않는 개인의 생물학적 특징을 이용하고 소량의 정보만으로 분석이 가능하며, 당사자의 동의나 인지 없이도 수집할 수 있고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개인정보라고 할 수 있다.”

4) "중국 정부가 미국대사관에 대해 ‘당신들은 우리의 인민을 땡볕에 세워 놓을 권리가 없다’며 강력히 항의한 바가 있었고, 이에 뜨끔한 미국대사관측이 비자발급을 위해 찾아온 중국 인민들에게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게 되었다. 한국정부는?" - 블로거 hi님

5) “수사권이 미치지 못하자 해외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은 점점 심해지고유출된 개인정보는 최근 중국 등지에서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 2007년 7월 4일 MBC 뉴스

6) “일부 할인점에서는 판매되는 제품에 바코드 대신 RFID 칩을 장착하고 있다. 유통 물류혁명을 가져 오기 위해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RFID가 휴대전화 등 지불시스템과 연계되면 개인의 정보는 곧바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 2007년 3월 15일 디지털 타임스

7) 생체여권의 보안 문제가 심각하여, 영국에서는 생체여권리콜운동이 활발하다. http://www.no2id.net

8) 생체여권 내 RFID 칩을 망가뜨리는 법: 독일 해커들은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방법을 제안하였으나, 최근 영국 활동가들은 탄 냄새가 날 수 있으니 망치를 쓰라고 권한다.

9) 네덜란드의 보안 전문회사 ‘리스큐어’는 네덜란드 과학 TV 프로그램 [Nieuwslicht] 생방송에서 RFID를 사용한 공식 문서와 리더기 사이에 개입해서 수집된 데이터의 암호를 푸는 것이 몇 시간 정도의 시간문제라는 것을 보여줬다. - 2006년 3월 2일 heise online

10) “RFID 여권은 200달러짜리 RFID 리더기와 이와 가격이 비슷한 스마트 카드 라이터가 부착된 랩탑만 있으면 쉽게 복제가 가능하다.” - 2006년 8월 7일 ZDNet

11) 영국에서는 우편으로 여권을 배송받는데, 봉투를 뜯지 않고도 여권정보를 해킹할 수 있었다고 한다. - 2006년 11월 17일 가디언

출처: 웹진ActOn
덧붙이는 말

시아 :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태그

해킹 , 외교통상부 , 개인정보 , 생체정보 , 전자여권 , 생체여권 , 지문정보 , RFID , 외통부 , 사진전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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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문

    니들이 한번 위변조 해봐라. 말 많네 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