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ActOn] 러브 바이러스

농담 같은 이야기 http://blog.jinbo.net/loveNpeace

내가 이 블로거를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블로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기 위해서. :)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올 초였나? 진보불로그에 바람이 불었다. 아무도 그렇게 규정하지 않았지만 왠지 진보불로그하면 쉽게 떠올릴 만한 분위기가 있을 법하다. 세상에 가득하지만 외면당하는 고통들, 그것을 지고 가는 사람들의 절규, 분노, 세상을 바꾸기 위한 날카로운 메시지들. 혹은 세상과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들. 아니면 이 세상을 비틀어 보는 번쩍이는 위트. 실제로 그런 것들이 가득하던 진보불로그에 불어온 그 바람은 어찌 보면 쑥스럽기도 하다. 근데 그게 잠시 스쳐가는 게 아니라 그걸 맞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도 그 바람을 더하게끔 만들었으니, 이걸 “러브러브 바이러스”라 말하면 될까나? (진부한가 -_- 하지만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지각생의 마음에도 누구나 있을 구멍이 있다. 그래서 그런 바람이 불어올 때 내 마음속을 헤집고 가는 느낌이 아프지만, 살짝 지나고 나면 그 바람에 따스한 온기가 있음을 느낀다. 비록 그 바람이 구멍을 가리고 있던 것을 들춰버렸지만, 지나면서 마음속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효소가 활성화되기 적당한 온도를 만들어준다. 그 상처를 낫고 안 낫고는 결국 자신의 선택이지만, 낫기 위해선 다음 바람이 불어올 때 구멍을 가리고 있던 천을 살짝 들춰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앗, 이런 식의 글은 쓰고 싶지 않아 ㅋㅋ 어쨌든 그때 지각생은 무척 바쁘기도 했고, 이래저래 마음이 번잡해서 다른 사람의 블로그는 거의 가지 않곤 했다. 거의 내 방(블로그)에만 틀어박혀 자기 연민에 찬 글쓰기를 하곤 했는데, 그래도 그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꾸준히 조심스레 드나들었다. 그곳에서 따스함을 느끼며, 아 나도 이 바람에 온전히 몸을 맡기고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툴지 않게 보이려고 점잔 빼는 지각생이지만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너무나도 서툴기 그지없어 감출 길이 없다. 그런 지각생에게 사랑과 관계에 대해 솔직하게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그의 블로그는 뭐랄까 “배움터”와 같았다고 해도 될 꺼다. 그래서, 언젠가 시간 될 때 조용히,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어보자 하고 살짝 발을 끊었다. 이상하지? 사실 그때는 온전히 감당할 수 없기도 했고. 그러다 이번 기회에 모처럼 예전에 놓친 글까지 찬찬히 다시 읽어봤다. 우히히히 낄낄낄 마침 메신저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내 반응을 보고 묻는다. 오전부터 술 먹었냐? 드디어 미쳤냐? ㅎㅎㅎ 나를 환각상태에 빠뜨리는 그곳은 ‘염장’신공의 절대지존, “당신의 고양이(당고)”의 블로그
(http://blog.jinbo.net/loveNpeace).

그래도 우주는 사랑으로 돌아가지

여기는 “당고”의 블로그. 다섯 개의 방이 있다. 그 방에는 농담, 진담, 거짓말 (갑자기 이렇게 나눠질 수 있는지 헷갈린다 -_-), 그리고 ... 사랑사랑사랑 .. 떡 봐도 위험하다는 걸 알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야옹's 서재. 어디로 들어가든 당신은 흠뻑 빠져 정신 못 차리다 돌아갈 차가 끊어질지 모르지만, 지각생이 소개하고픈 방은 위에서 재미없게 말한 대로 바로 여기, “사랑사랑사랑”~! 문을 열고 살짝 안을 들여다보자.

애인을 만나니 방전 상태의 나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다.
말하기 귀찮아서 ‘비밀’이라고 했더니 어서 말하라면서 엉덩이를 때린다?(SM 커플은 절대 아닙니다?)
애인을 만나니 금세 에너지가 충전된다.
분노에 몸을 떨며 “당신은 나를 지배하고 있어!”라고 했더니 애인은 어처구니 없어 한다.
아니야, 아니야, 당신은 나를 지배하고 있어.
- 방전 상태, 2007년 01월 27일

이에 달린 한 솔로 블로거의 덧글. “당신은 솔로들의 외로움을 지배하고있어!!! ㅡ.ㅡ”. 발을 끊어야겠다며 담배만 죽죽 피우는 블로거도 있다.

“사랑이 극에 달한 것 같아.”

체취는 내게 참 특별한 것 같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냄새가 참 좋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킁킁대며 냄새를 맡아대곤 한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갑자기 들이대고 킁킁 냄새를 맡으면 애인님은 쪽팔려 하시지만 나는 무시한다.

킁킁킁-

그 냄새가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과 흥분.

킁킁킁-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권리와 맡아야 하는 의무.

킁킁킁-

그 냄새를 맡는 이유는 사랑기이에

킁킁킁-

그러니 나는 냄새를 맡지 않을 도리가 없다.
- 희미한 체취, 2007년 06월 27일

절정의 염장신공에 불로거들의 분개(?)는 계속된다. 하지만 아랑곳없이 “나는 솔로일 때 커플들의 염장을 받아주었다. 이것은 당신의 수련을 위한 거라 생각하라”는 잔인 냉혹한 말까지 서슴지 않는 그. 역시 사랑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하나 보다. 여기서 결론. 사랑은 시력을 떨어뜨린다? -_-

당고는 애인이 이대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물을 찍어대며 그동안의 연애생활을 되돌아보니 후회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잘해줄걸. (->왕오바, 오바의 극치라고? 그래, 인정한다, 본인이 원래 좀 오바스럽다-ㅅ-)
....
애인의 건강에 별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신한 당고는 갑자기 차가워졌다.
어제 왜 그렇게 조바심 내며 설설 기며 온갖 비위를 다 맞춰주고 혼자 애틋해하며 별 쌩쑈를 다했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당고는 갑자기 심드렁하고 냉정해졌다.
당고가 하루 사이에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주자, 애인은 지금 엄청난 배신감에 몸을 떨며 저녁 식사 준비 중.
당고는 상담원 교육받느라 힘들다며 하루종일 일하고 온 애인을 부려먹는 중이다-ㅅ-
냐하하하하-♡

그래도 생각한다.
다행이라고.
당신이 살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앞으로도 살아 있게 되어서 진짜진짜 다행이라고. (여전히 오바스럽군. 킁.)
이제 오바하지 않고 잘할게.
혹시 언젠가 당신이 죽게 되어도 후회스럽지 않도록. (퍽퍽퍽퍽퍽!)
- 당고는 오바걸, 2007년 04월 24일

눈치 없고, 이해 못하는, 최고의 상담원

당고는 스스로 눈치가 없고, 다른 사람을 이해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맘에 안 드는 사람들의 말도 주의 깊게 들어야 하는 그의 입장은 지겹고 괴로운 듯하다. 하지만 그는 최고의 상담원이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어느새 축 쳐져 있던 내 몸은 다시 팽팽해지고, 유쾌한 기분으로 변해 낄낄 시시덕거리게 만든다. 그가 스스로 어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말하고 있을 때 나는 마치 내가 하고 싶었던 말, 머릿속에 아른아른 거리고 입가에 맴돌던 말을, 아니면 나도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싶다고 하는 바램을 대신 해주는 것만 같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 마치 하고 싶었던 말을 막 한 것 같은 후련함, 시원함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는 믿을 수 없이 솔직한, “믿을 수 있는” 사람일 것 같다. 믿을 수 있다는 것, 상담을 할 때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

한 블로거의 덧글 : “이상한 용기가 생겼어. 그동안 내가 해온 연애는 연애도 아니었던 거라는 식의... 그러니까 과거 집착에서 벗어나는 데 당고네 염장이 도움이 되는 셈이야...”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당고는 최고의 상담원.

내가 그럴 땐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손을 잡아줘야 하는데.
나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도 손을 잡아주는 것도 정말 정말 좋아한다.
마음 같은 건 잘 모르겠다. 그럴 땐 그냥 안아주기만 해도 다 알 것 같다. 그냥 괜찮다.
어쨌든 스킨십이 최고다-_-
- 새벽 세 시에 잠이 든 날, 2006년 11월 12일 09:17

사랑의 병원, 진보불로그에 놀러오세요

사랑은 정말 치유의 효과가 있는가. 그 치유 효과는 개인을 넘어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퍼져 나가고, 급기야는 모두를 변화시키나 보다. 진보불로그는 늘 이 사람 저 사람 이 얘기 저 얘기로 와글와글한 곳인데, 마치 그것이 하나의 유기체인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다. 서로가 상처를 주기도 하고 서로 힘을 주고 치유하기도 한다.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지만, 역시 따땃하게 맘을 덥히며 “있는 그대로”의 치유 효과를 내는 사람으로 당고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심리학자 버지니아 새티어(Virginia Satir)는 생존을 위해 하루에 네 번, 안정감을 위해 여덟 번, 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열두 번의 포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략)..
정말 얼마나 쫓기면서 사는지, 회사에서 어찌나 일을 밀어넣는지, 게으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진짜 여유가 없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열두 번의 포옹만으로는 우리가 이 착취구조를 바꿀 수도 없고 결코 편안해지거나 자유로워질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좀더 강하게 성장할 때까지, 더 좋은 것을 찾을 때까지, 그때까지 버티기 위해서, 우리는 마약처럼 열두 번을 포옹을 찾는다.
포근함과 따뜻함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하루 열두 번 포옹을 한다.
그것이 우리를 좀더 지켜주기를.
좀더 안정감 있고 성숙한 우리를 찾아주기를.
여러분, 저는 아직 침팬지에요-ㅅ-;;(사람 되려면 멀었다iㅁi)
만나면 마이마이 안아주시기를- 우후후훗-
- 열두 번의 포옹, 2007년 08월 04일

당고에게 멸치 한 마리를

누군가를 소개한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지만, 사실 두렵기도 하다. 특히 온라인에서 글로 불특정 다수에게 소개하는 것은. 내가 그를 얼마나 알지? 안다고 해도 얼마나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지? 그래서 무척이나 고민된다. 사실 인용하고 싶은 게 어디 한둘이어야지! 그냥 직접 가서 보세요. 더 말이 필요 없어요. 지각생은 “사랑사랑사랑” 방만 소개했지만, 농담, 진담, 거짓말, 서재 방에도 꼭 들러보시구요. 그리고, 어쩌다 당고의 집을 지나칠 일이 있으면, 당고에게 멸치 한 마리 주는 거 잊지 마세요 :)


출처: 웹진ActOn
덧붙이는 말

지각생 : 블로거. http://blog.jinbo.net/h2dj

태그

당고 , 당신의 고양이 , 러브러브 , 러브파워 , 염장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지각생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