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ActOn] 5탄 - 7인 원정대

강호무림 9파·1방중에서도 최고 수위에 있었던 청파문.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천하를 도모하겠노라!’던 그 당당했던 청파문의 위세도 점차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나 역시 청파문이 갖고 있는 전통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 여전히 청파문의 주변엔 강호무림의 절대강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모여드는 수 많은 무사들이 있었다. 이렇듯 청파문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젊은 후기지수들은 끊임없이 청파문의 제자가 되려고 찾아왔으나.. 때는 바야흐로 청파문의 맑은 정기를 유지해주는, 명산중의 명산 남산이 은은히 뿜어내던 따뜻한 정기가 이제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청파문이 위치한 청파1동 1-13번지의 운세가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으니 청파문의 양대산맥 진보각과 참새각의 노고수들은 깊은 시름에 잠겨가고 있었다.

‘후.. 이젠 청파1동 1-13번지의 운빨이 다한 것인가.. 진작에 새 터전을 마련해야했다.. 너무 늦은 감이 있구나..’

참새각의 노고수 삐짐구단 홍왕은 깊은 한 숨을 내뱉었다. 이 홍왕이란 인물은 일찍이 삐짐신공을 연마하면서 한 때는 순전히 자신의 삐짐신공이 어느 정도 경지인지 가늠해보기 위해 폐관수련에 들어가기도 했었다고 전해진다. 물론 당시 이 삐짐신공에 응해주지 않으면 폐관수련을 끝내지 않을까봐 당시의 여러 노고수들이 그의 삐짐신공에 마지못해 응해주었다는 무림의 전설이 전해져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가 익힌 삐짐신공은 십성의 경지로 최고수의 반열에 오르려면 두 성의 경지를 더 연마해야 했다. 타고난 기질이 문(文)의 기질이었던 탓인지, 부족한 노력 탓인지 몇 해 째 십성의 경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청파문의 또 다른 주춧돌 진보각에서도 절절한 한숨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청파1동 1-13번지의 운빨이 진작에 다한 것을.. 이 일을 어찌할꼬.. 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구나.. 안타깝다 안타까워..’

깊은 한숨을 짓는 이는 바로 진보각의 노고수 서버규만이었다. 이 서버규만이라는 노고수는 전화귀혼사라는 절기중의 절기를 자랑하는 자로 그의 사자후 역시 강호무림에는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 전화귀혼사라는 무공은 갑자기 쩌렁쩌렁하게 사자후로 말을 하면서 전화검을 사정없이 내려치고 입으로는 주술을 외우면서 주변 사람들의 영혼을 뺏어가는 아주 강력하고 잔인한 무공으로 강호무림에 널리 알려진 절기중의 절기다. 이 전화귀혼사는 서버규만 자신이 스스로 터득한 무공으로 그 끝을 알 수 없고 서버규만은 현재 이 무공을 십일성의 경지까지 터득한 후였다. 진보각의 후기지수들은 그의 전화귀혼사를 어깨 너머로 훔쳐보며 연마하고 있었지만 아직 그 수준이 일 성을 넘어선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다음 날, 참새각의 홍왕은 진보각의 서버규만에게 조찬을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두 사람은 마주한지 반시진이 지나도록 말이 없었다. 팽팽한 긴장의 분위기를 먼저 깬 것은 홍왕이었다.

“요즘 진보각은 좀 어떠십니까?”

“군소방파들이 여전히 난립중이긴 한데.. 이 중에 특히 경복성 근처에 새로 생긴 광화문이라는 문파가 있습니다. 헌데 그 문에는 정통부라는 작자가 문주인데 이 자가 최근에 정보통신망진이라는 진법을 연마했는데 이 망진을 이용해서, 강호무림에 떠다니고 있는 전서구들에 대한 감시를 하겠다고 선언을 했다고 합니다.”

“허허.. 이자가 우리 청파문 진보각의 힘을 아직 모르고 있군요.. 신흥 문파들은 원래 초기에는 자신들의 힘을 과신하여 그런 괴오버들을 하나 봅니다. 우리가 따끔하게 한 수 가르침을 주어야겠군요. 그래 진보각에서는 무슨 좋은 계획이라도 있으시오?”

“이런 자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혼을 내야한다고 보고 우리 진보각은 폐관수련을 마치고 얼마전 돌아온 수패검의 초고수 마마대제 바리를 파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허억.. 마마대제 바리를..!! 듣기로는 폐관수련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마마대제 바리의 절기중의 절기인 수패검과 기자회권은 이미 십이성의 경지에 도달했고 그 내공심법 또한 극성으로 연마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마마신법 또한 십성의 경지까지 끌어올렸으니 광화문의 정통부는 마마대제 바리 그 이름만 들어도 후달릴거외다. 특히나 수패검의 마지막 3초식은 어느 것이 허초이고 어느 것이 실초인지 분간할 수가 없어 그것에 마주서는 적들은 단칼에 베어나간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그 쪽은 걱정할 것이 없겠는데.. 실은 오늘 서버규만에게 조찬제안을 한 것은 청파문의 새로운 터전을 구하는 일 때문입니다. 서버규만도 잘 아시겠지만 청파문이 강호무림 제일로 우뚝 선지도 이제 십 년.. 후기지수들은 계속해서 밀려오고 무림의 정세는 청파문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청파1동 1-13번지의 운빨과 맑은 정기는 점점 쇠락해가고 있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그 문제라면 저희 진보각도 고심중이긴 합니다만.. 허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외다..”

“그렇긴 합니다.. 허나 우리 청파문이 갖고 있는 힘의 3할은 역시 강호무림에서도 그 위세를 무시하지 못하는 정보력 아니겠소?”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청파 십이두를 비롯해서 우리가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조직은 모두 무림의 크고 작은 소용돌이 속에 묻혀있어서 가동할 라인이 없습니다. ”

“흠.. 그렇군요.. 그럼 장로원 쪽은 어떻습니까?”

“장로원의 실질적인 힘을 쥐고 있는 분은 마름오병입니다. 허나 마름오병은 현재 마마바리의 뒤를 이어서 폐관수련에 들어간지라 장로원쪽 조직 또한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흠.. 이럴 때 골룸대표 봉희님이 계시면 좋을텐데요..”

“허허.. 항상 그렇지요.. 봉희님의 신출귀몰함은 온 무림강호가 칭송하는 일이 아닙니까 허허..#$@%@#$^@#^@&@@&”


결국 이 자리에서 참새각의 홍왕과 진보각의 규만은 각 자 개인적인 정보조직들을 통해 청파문의 새로운 터전을 물색하기로 하고 그 자리를 파했다.


칠흙같은 어둠이었다. 폐관수련에 들어온지 몇 달이나 지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장로원의 수장 마름오병은 장로원의 이 높고 높은 5층에 제1 무공 수련장에서 자신의 신형을 스물다섯명의 쌍둥이로 만드는 사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마름오병은 가슴속에 야망을 품은 인물이었다. 마름오병과 마마바리 사이에는 무녀독남 인댜진경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마름오병은 이 아이를 훗 날 청파문의 새 문주로 추대하고 권좌에 앉히려고 하는 계략을 꾸미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폐관수련중에도 청파문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비익브라안이라는 천리안보다 무서운 안력을 수련하여 청파문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청파문의 새 터전을 구하기 위한 홍왕과 규만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십오쌍둥이권을 연마하던 마름오병의 눈빛이 갑자기 빛났다.

“이제 서서히 때가 오는 것인가..”

마름오병은 이십오쌍둥이권의 마지막 초식의 출수 준비를 했던 자세를 고치고 천천히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자신의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청파문을 향해 비익브라안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의 시야에는 홍왕과 규만의 움직임이 뚜렷이 포착되고 있었다.


며칠 후, 참새각의 홍왕은 진보각의 규만에게 특이한 전서구를 날렸다. 보통 무림에서 사용하는 전서구는 비둘기를 이용하였는데 이 전서구는 그 모양이 특이하여 가는 실이 길게 늘어져있고 그 양쪽 끝에는 종이로 만든 것 같은 컵모양의 자기가 끼워져 있었다. 이 전서구는 참새각의 고수들이 십여년의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완성해낸 ‘종이저나’라는 것이었다. 진보각의 서버규만은 감탄의 눈으로 실시간 전서구 종이저나를 들고서 입을 열었다.

“이런거 좋아하시오? -.,-;”

“-.-;; 그건 그렇고 그간 새 터전을 좀 알아보았습니까?”
“한 군데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 홍왕께서도 좀 알아보셨습니까?”

“나도 한 군데가 있소..”

“아 그렇군요.. 그럼 이제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내 생각으론 이 두 곳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조사를 할 필요가 있을듯하오..”

“흠.. 내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우선 풍수지리와 진법, 천리안 등에 능한 자들을 중심으로 진보각과 참새각의 절정고수 세 명씩을 선발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그 6명의 고수들을 골룸대표 봉희님께서 친히 인솔하여 주시고.. 그렇게 7인의 비밀위원회가 청파문의 새 터전이 될지 모를 두 후보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조사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소.”

“과연 봉희님께서 나타나시겠습니까?”

“그건 걱정마시오.. 나의 삐짐신공을 펼쳐서라도 봉희님을 꼭 모시고 오겠소.”

“그럼 다행이겠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이렇게해서 선발된 7명의 절정 고수들.. 골룸대표 봉희를 비롯해 참새각에서는 웹마스다 정서, 국제검 정필, 광안도후 정원이, 진보각에서는 노숙진법 코디달군, 수패검 마마대제 바리, 디쟌검 한별채경이 선발되었다.

또한 이 소식은 곧바로 장로원의 마름오병에게도 전해졌다. 비밀리에 진행되었던 선발과정이었고 그가 폐관수련 중이기는 했으나 비밀정보조직과 비익브라안을 갖고 있는 마름오병에게는 그 정도 정보를 빼내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름오병의 신형이 창가로 황급이 이동하더니 푸른 깃털의 비둘기 한 마리를 품에서 꺼내어 어디론가 날려보냈다. 무림의 전설로 전해오던 청구였다.

‘이 전서구가 마마바리에게 안전하게 전달되어야 할텐데..’

마음오병은 걱정이 앞섰다. 인댜진경을 차후 청파문의 문주로 추대하기 위해서는 인댜진경의 기운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곳이 청파문의 새로운 터전으로 정해져야 할 터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7인 비밀위원회에 선발된 마마바리에게 한 시라도 빨리 자신의 계략을 전달해야한다. 그러나 청파문을 지키고 있는 청파수호대의 진을 뚫고 안전하게 마마바리에게 전서구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인가..



드디어 7인 비밀위원회가 긴 여정을 떠나기로 한 날이 되었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의 새벽.. 이제 이 7인의 비밀위원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청파문의 새로운 십 년을 열어가기 위한 명당 터전을 찾아내야 한다. 맑은 정기가 흐르고, 천하를 도모할 수 있는 강한 기운이 뻗어나오는, 그리하여 청파문이 강호무림에서 다시금 그 위세를 되찾고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천하의 명당을 찾아내기 위한 7인 비밀위원회의 앞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이 어지러운 시대를 틈타 청파문의 기세를 꺽어보려는 광화문의 정家와 9파 1방들의 온갖 살수와 암투 그리고 참새각과 진보각의 서로에 대한 견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과연 이들은 이 험난한 길을 뚫고 청파문의 새로운 터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지..

새벽은 찾아왔건만 보름달은 여전히 중천에 걸려있고 상서로운 기운이 청파문을 뒤덮고 있었다.


출처: 웹진Ac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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