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ActOn] 웹에서의 여성주의 담론 (2)

연재순서

1. 웹은 여성주의에 어떤 미래를 보여주는가
2. 웹 환경 개선 운동: 접속의 조건 만들기
3.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곳, 여성주의 웹진
4. 웹에서 이루어낸 여성주의 공동체: ‘언니네’를 중심으로
5. 웹에서의 여성주의 담론 2/2
6. 웹을 여성에게 향하게 하라, 그리고 여성주의적 소통으로 흐르게 하라


3)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 뽑기 100인 위원회’의 활동
- 운동사회의 가부장성과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여성 활동가들의 움직임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 뽑기 100인 위원회’(이하 ‘100인위’)는 2000년 12월 11일, 운동사회의 성폭력 가해자들의 실명 명단과 가해 내용을 ‘진보넷’에 있는 커뮤니티 100인위에 공개했다.(http://go.jinbo.net/commune/index.php? board=wom100) 16명의 가해자 실명과 사례가 공개된 이후 진보넷 100인위 커뮤니티와 자유게시판(http://go.jinbo.net/commune/list.php?board=plaza)을 중심으로 엄청난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에서는 ‘웹을 통한 가해자들의 실명 공개’라는 100인위의 활동 방식, 100인위가 제시한 피해자중심주의를 중심으로 한 성폭력 사건의 판단과 해결 원칙, 가해자의 인권 문제, 프리섹스주의 등 다양한 쟁점이 제기되었다. 물론 이러한 논쟁은 웹 공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여성운동 진영을 비롯한 운동사회 전체에서 100인위의 활동은 어떤 식으로든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 것이 사실이었다.

당시 운동사회의 일원이었던 사람들에게 100인위의 활동이 가져다 준 고민과 성찰의 지점, 혹은 해방과 상처의 경험은 매우 다양하고, 이 활동의 의미 역시 무척이나 다층적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지점을 모두 밝히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이 글의 성격과도 맞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웹 공간을 중심으로 벌어진 여성주의 미디어운동이라는 관점에서 몇 가지 지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운동사회의 가부장성과 여성 배제 구조’라는 이들의 문제의식이 웹을 경유하며 어떻게 형성, 발전되어 왔는지,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가장 첨예한 형태로서의 ‘성폭력’ 문제를 드러내고 담론화 하는 데 있어 웹에서의 활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여성주의 담론의 확산과 여성 주체들의 임파워먼트 차원에서 이들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도록 한다.

운동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소통되고 조직되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대부분 미디어운동 혹은 여성운동을 하고 있는 여성 활동가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1999년 당시, 당신은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는가? 당신을 포함한 여성 활동가들이 겪은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심정은 어떤 것이었나? 벌써 7,8년 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도 있고, 현재에도 유효한 고민의 지점으로 인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 선배 활동가들의 고민과 분노가 있다. ‘운동사회 내 가부장성과 권위주의 철폐를 위한 여성 활동가 모임‘(이하 여성 활동가 모임). 1999년 8월에 진보넷에 이 커뮤니티1)가 만들어진 이후로 97명의 회원이 가입하여, 컵 씻기부터 성폭력까지 운동사회에 만연해있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문화에 대해 분노하고 공감하면서 실천을 조직해나갔다. 이들의 실천은 ‘컵 깨기 행사2)’ 등과 문화적 퍼포먼스에서부터 운동사회 성폭력 문제를 논하는 토론회 기획, ‘100인위’ 조직, 운동사회 내부의 특정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 등 폭넓은 활동을 전개했다.

이렇게 개별 조직에서 분절적으로 활동해오던 여성 활동가들이 모여서 운동사회의 남성중심성과 성폭력 은폐 구조를 함께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의 활동을 기획해낼 수 있었던 데에는 당시 운동사회에서 폭넓게 활용되던 웹이라는 미디어가 기반이 되었다.

1997년 ‘진보진영의 독자적인 정보인프라’의 필요성 속에서 탄생된 ‘진보네트워크’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집적되고 소통되는 가장 주요한 공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활동가들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진보넷에 모여 있는 정보들을 습득하거나 자신들의 활동을 진보넷을 통해 알려내고, 진보넷에 형성된 커뮤니티, ‘참세상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데에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색 등의 자본집약적(?) 기능을 제외하면 당시의 ‘진보네트워크’는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이 소통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 상업적 포털에 비해 기술적으로도 별 무리가 없었고, 오히려 활동가들과 사회운동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특히, 진보네트워크의 커뮤니티 서비스 ‘참세상 공동체’는 PC 통신 시절부터 활동가들의 소통 공간으로 존재해 온 ‘참세상’ BBS를 계승한 한편, 진보네트워크에 방문하는 많은 활동가들이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오프라인에서는 힘들었던 새로운 공동체들을 형성해내면서 무척 활성화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99년 ‘여성 활동가 모임’이라는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사회변화를 위한 활동에 함께 복무하면서도 일상적인 차별의 경험을 안고 있었던 여성 활동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으로 ‘운동사회에서 여성으로서 활동한다는 것’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나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커뮤니티 개설 이전까지, 개별 운동 단체에서 활동하던 여성 활동가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함께 만나거나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에 대해 본격적으로 함께 이야기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운동사회에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연대활동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인데, 연대활동이 주로 조직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 활동가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이슈의 설정과 활동 방식 자체가 남성들의 시야와 문제의식에 근거하는 문화 속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모임에서 만난 여성 활동가들은 운동사회의 남성중심성과 여성이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분노하였다. 웹을 통해 소통해나가면서, 이들은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소외와 부당함에 대한 인식이 개인적 역랑의 한계나 예민함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운동사회 역시 담지하고 있었던 한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비로소 확신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여성 활동가들은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비하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함께 극복해야 할 것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수없이 은폐되어 온 성폭력의 문제였다.

100인위 결성의 직접적 계기가 된 “이제는 말하자! 운동사회 성폭력” 토론회는 이렇게 형성된 문제틀 속에서 당시 벌어진 보건의료노조 성폭력 사건을 인식하고 실천을 기획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토론회 이후 더욱 구체적인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기 위하여 더 많은 활동가들을 모으고 새로운 활동을 기획하면서 2000년 7월 100인 위원회가 결성되게 된다.

“이 방은 사회운동단체에서 일하는 여성 활동가들을 위한 방입니다. 각 단체에서 여성 활동가들이 경험하는 권위적이고, 위계적이며, 남녀차별적인 요소나 사건들을 교류하고 사회화시키며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기 위한 장입니다.”
― 1999. 8. ‘해진’, 여성 활동가 모임 자유게시판


성차별에 근거한 여성의 일방적 희생으로 얻어진 노동의 해방과 세계의 변혁에 대해 우리는 낙관적일 수 없으며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해졌다. 혼란은 수습되었지만 우리는 이 “길”을 다루는 두 가지 방식을 놓고 고민하게 되었다. “버리거나, 개혁시키거나.”

우리는 배제당하고 소외당한 피해자일지는 몰라도 환부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눈물을 먹고 성장해온 진보운동을 버리는 길이 아니라 환부를 잘라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 모인 노동/문화/사회/학생 단체 여성 활동가들은 이제부터 운동사회 내부의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성차별적인 구조가 혁신되는 그날까지 타협 없는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 1999. 11. 운동사회 내 가부장성과 권위주의 철폐를 위한 여성 활동가 모임 발족

100인위, 웹을 통한 활동을 전개하다

100인위는 2000년 10월 31일, 진보넷 자유게시판에 “(성폭력사례수집) 참여합시다!!”라는 글을 올려 11월 15일까지 1차로 각 운동조직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례를 수집한다는 것을 알렸다. 사례 수집은 100인위 이메일이나 100인위 활동가와 직접 접촉을 통해 이루어졌고, 100인위는 이를 정리하여 12월 11일 16인의 가해자 실명과 그들이 일으킨 사건 내용을 공개했다. 이 날 이후 100인위 게시판에는 2001년 9월 20일 현재, 개인으로는 176개의 아이디, 단체나 조직으로는 14개의 아이디가 참여하여 1742개의 글이 등록되었다. 이 게시판에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100인위가 성폭력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던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여, 100인위의 전술에 대한 의견, 가해자 인권 문제, 프리섹스주의 등 다양한 쟁점들이 제기되고 의견이 교환되었다.3)

100인위 온라인 게시판에서의 논쟁은 100인위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단 100인위 자체가 오프라인에 별도의 조직적 기반을 갖지 않은 개인 네트워크로서 온라인을 주요 활동 공간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100인위나 100인위의 활동 내용과 방식에 대하여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 논쟁이 벌어진 진보넷이라는 웹 공간의 특성 또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전술했다시피 진보넷은 당시 운동사회의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의견 개진과 논쟁을 벌이는 웹 공간이었고, (비록 남성중심적이긴 하지만) 합리적이고 참여적인 토론 문화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진행된 논쟁은 성폭력을 둘러싼 담론 투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박정미(2002)는 이를 “‘진보넷’의 BBS인 ‘참세상 공동체’에 접근하는 이들은 대다수 사회운동의 활동가들이거나 ‘진보넷’의 설립취지에 동의하는 이들이다. 따라서 논쟁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개진하여 타인을 설득하고 선동하는데, 곧 ‘운동사회’의 토론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또 꼭 실명이 아니더라도 아이디를 만들어야 글을 쓸 수 있는 ‘반(半)공개’의 성격4)을 지니기 때문에 선정적인 욕설이나 비방은 걸러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00인위 활동의 성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그들이 목표한 대로 성폭력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였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남성 활동가들은 100인위의 움직임에 반발하면서도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노총에서도 진상조사단의 활동과 함께 민주노총 내부에서의 성폭력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한 가지는 논란만큼이나 성폭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성폭력의 개념에서부터 그 해결까지 진지한 논의들이 오갈 수 있는 멍석이 깔린 것이다.”
― 배진경(2001), “성폭력 가해자 실명공개는 여성 활동가들의 정당방위”,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여성학교

성폭력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을 제기하고 운동사회에 확산하다

100인위 활동의 가장 큰 성과는 운동사회에 존재하고 있던 성폭력을 문제적으로 인식하고 공론화했다는 데에 있다. 평가가 어찌되든, 100인위의 활동 이후 운동사회에서 성폭력의 문제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처리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운동사회의 성폭력’을 담론화 하는 것을 넘어 여성 활동가들이 운동사회에서 고통을 덜 받으면서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해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100인위 결성과 활동의 근저에 있었던 운동사회의 가부장성과 권위주의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적어도 100인위의 활동 이후 이러한 문제가 일부 개인(들)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운동사회 전체의 문제이며 책임이라는 점을 공공연히 인식할 수밖에 없어진 것이다.

또한, 논쟁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논점들에 대한 토론을 통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인식과 이에 대한 처리 과정이 피해자의 경험과 진술, 그리고 피해 당사자 및 잠재적 피해자에 대한 치유와 생존의 관점에 입각하여 이루어져야 함이 풍부한 맥락 속에서 설명될 수 있었다.5)

정리하면, 100인위는 웹을 통해 운동사회에 성폭력이라는 여성주의 담론을 공세적으로 제기하고 확산시켰다. 이를 통해 운동사회의 성폭력이 근본적으로 근절되었을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에 대한 풍부한 담론화와 헤게모니 확산에 기여함으로써 여성 활동가들의 생존 조건을 개선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또한, 100인위의 활동이 운동사회를 여성주의적 프레임으로 성찰하는 본격적인 계기를 제공하여 보다 평등하고 탈권위적인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는 점 또한 매우 중요한 평가의 지점이다.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자기 자신과 피해자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제공하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많은 여성 활동가들이 웹을 통해 만나고 소통하면서 운동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살아남는 데 존재하는 여러 장애들을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재개념화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이들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내는 한편 서로를 위로하고 북돋우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대안적으로 구성해냈을 뿐 아니라, 이를 위한 핵심 쟁점으로서 성폭력 문제라는 여성주의적 담론을 공세적으로 제기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과정, 그리고 이후에 벌어진 온-오프라인에서의 논쟁과 싸움들이 과연 활동에 참여한 개별 주체들에게 건강하고 긍정적인 성과로 남았는지 단정 짓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함께 분노하고 이 문제가 나 개인의 문제만이 아님을 인식한 순간, 공동의 실천을 통해서 바꾸어나갈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결심하는 결의의 순간, 그리고 아무리 공격받아도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실천의 순간들이 여성주의적 임파워먼트의 지점들임은 명확해 보인다.

또한, 이들 활동을 계기로 스스로의 경험을 ‘성폭력’이라는 문제틀로 인식하고 해당 공동체 안에서 공론화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가져간 여성활동가 존재가 있다는 것이 이 활동의 중요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100인위는 피해자 개인차원의 고민과 결심만으로는 쉽게 할 수 없었던 일을 ‘총대를 메고’ 해주었고, 이를 통해 피해자는 자신의 경험을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했을 뿐 아니라 같은 고통을 받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지들을 인식할 수 있었다. 특히, 1명의 가해자가 다수 피해자를 양산(?)했던 몇몇 사례의 경우, 피해자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대책위 등을 통해 만나 함께 치유의 과정을 거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한 계기였다.

하지만, 100인위의 활동은 이러한 피해자들의 임파워먼트 과정에서는 ‘계기’ 수준으로만 작용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한다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임파워먼트라는 측면을 기본적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고, 100인위 역시 이러한 지점을 처음부터 고려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이러한 고려들을 활동의 내용으로 구체적으로 가져가지 못했던 점은 이 활동의 한계로 지적되어야 할 지점이다.

나가며

100인위 활동을 둘러싼 논쟁과정에서,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파생된 본격적인 성폭력 사건들의 처리 과정에서, 스스로를 조직하고 담금질했던 여성 활동가들에게 많은 피로가 누적되었으리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00인위와 여성 활동가 모임 커뮤니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 소멸되었던 것일까. 하지만, 7,8년이 지난 지금도 진보넷에 남아있는 이 커뮤니티의 글들을 읽고 있으면, 농도와 빈도는 훨씬 약해졌을지언정 근본적으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재의 문제들을 금방이라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수년 전 웹을 통해 이루어진 여성 활동가들의 담론화 및 임파워먼트의 성과들을 우리는 어떻게 소화하고 이어나갈 것인가. 이는 모든 여성 활동가와 운동사회에게 주어진 영원한 과제일지도 모른다.

6. 웹을여성에게향하게하라,그리고여성주의적소통으로흐르게하라
- 웹이 여성주의적 미디어가 되기 위해 남은 할 일들 그리고 희망


1) 웹의 전복을 멈추지 말 것


웹은 여성에게 천국만은 아니었다. 여전히 웹은 심하게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경제적/정치적/문화적 환경과 사회적 구조 하에 놓여 있고, 육체, 성별, 나이, 경제력, 사회계층, 인종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이용 가능하도록 준비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원래 전술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남성중심적 도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것의 장점을 활용하기에 앞서, 인터넷 안에서의 코드, 언어,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가부장적 장치들을 망가뜨려야만 한다.(Faith Wilding)

주류 미디어에 대한 여성주의적인 대항 언론인 <일다>나, 여성주의 웹의 대표주자 <언니네>는 웹을 전복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궁극적인 목적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일다>의 경우, 주류미디어가 주목하지 않는 소수자들―장애인, 이주노동자, 북한인권―에 대한 꼭지까지 포괄하여, ‘여성주의 웹 미디어는 곧 대안미디어’라는 도식을 끌어낼 수 있을 정도다. 여성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와 맞닿아 있는지를, 결국 여성도 소수자임을 <일다>의 기사들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언니네>의 경우 여성 공동체의 역할과 가능성, 자기만의 방의 성공을 통한 “일상적인 것이 곧 정치적인 것”이라는, 여성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그러나 호주제 폐지운동이나, 100인위원회 사례 같은 사회운동 영역에서 미디어는 대부분 운동의 수단이나 도구로서의 가치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현재 많은 사이트가 접속불능인 상태로 글조차 살펴볼 수 없다는 점도, 웹에서의 운동이 부차적이며, 지속 불가능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운동의 지속성 여부를 떠나 정보트러스트 운동6)의 관점에서도 사이트의 폐쇄나 방치로 인한 자료 손실을 막아야 한다.

또한, 웹을 도구나 수단으로만 대할 때, 웹에 대한 몰성적인 접근은 많은 문제를 낳는다. 만약, ‘포털이 반여성주의적인가?’라고 묻는다면 포털에서 제공하는 어떤 서비스가 반여성주의적인지 금방 떠올리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포털이 언론의 기사를 게재하는 과정에서 이목을 끌기 위해 반여성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뽑는 등의 문제는, 포털의 영향력과 함께 날로 커져가고 있다. 또한 일부 주류 사이트의 아바타 문제를 들여다보면, 웹에서 역시 오프라인의 무심한 판단이 되풀이 될 경우, 남성중심적인 오프라인의 통제가 온라인에서 강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7) 그러므로 도구나 수단이 아닌, 웹 전반을 전복시키려는 시도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

2) 여성주의적 소통, 웹 2.0을 먼저 실험하다


<언니네>에서 시도해온 방식들은 전통적으로 남성과는 구별되는 여성주의적 소통의 특성을 활용한 것이다. 그 여성들은 소소한 일상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력과 예민함으로, 결코 사적 영역을 그냥 지나쳐버리지 않는다. 그 안을 들여다보고 정치적인 문제까지 통찰해 내면서 서로를 지지하고 임파워먼트 과정을 주고받는다. 또한,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적이지 않은, 공동체의 규율과 합의에 따라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 그들의 소통방식의 전제로 깔려있다. 언니네 운영진은 <언니네> 온라인상의 여성주의 미디어가 처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를 ‘회원 커뮤니티의 힘’이었다고 이야기한다.8) 즉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 구조가 <언니네>를 지속시켰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 앞선 시기에, 사람들은 웹 2.0 시대를 예측했고, 지금은 그 예측이 여러 방향으로 실현되어 나가고 있다. 현재의 웹을 관통하여, 미래의 웹의 모습까지 규정할, 웹 2.0은 <언니네>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팀 오렐리가 이 용어(웹2.0)를 처음 쓸 때 정의를 ‘플랫폼으로서의 웹(Web as Platform)’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에 반해 Web1.0을 가리키는 대표적 단어는 포탈(Portal)이다. 포탈은 문턱을 말하는 것으로 어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문을 통과해야한다.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기차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장소를 말한다. 플랫폼은 어떤 기차든지 서고 원하면 타고 가면 되는 곳이다. 포털 위에 있는 서비스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지만 플랫폼 위에 있는 서비스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이것이 웹2.0의 정의다.9)

<언니네>는 확실히 포털보다는 플랫폼에 가깝다. 블로그, 위키 등 웹 2.0을 대표하는 것들을 <언니네>의 서비스 하나하나로 매칭 시켜볼 수도 있다. <언니네>의 자기만의 방은 블로그, 페미딕은 위키로―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정치적이며, 개인들의 지식이 집단지성10)을 만들어낸다는 중요한 지점이 같다. 웹 2.0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참여’를 바탕으로 살아남은 것이 또한 <언니네>의 모습이고, <언니네>로 대표할 수 있는 여성주의적인 공동체는 지지와 임파워먼트를 통해 또 다른 참여의 원동력을 생산해낸다. 그것은 웹 2.0을 ‘소통과 참여’로 정의하는 견해와도 일치한다.

어떤 면에서, 웹 2.0은 특정한 실체를 갖고 있는 단어는 아니다. 그것은 단지 현재의 인터넷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포착하고 미래를 선취하고자 하는 의지가 낳은 개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11) ‘인터넷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포착하고 미래를 선취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여성주의자’들에게 웹2.0은 선점의 기회다.

웹 2.0이 하나의 전략적 시점이라면, 여성들은 이 시점에 있어 이전 싸움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다. 이 기회에 적절하게 개입해 들어가야 한다. 커뮤니티 영역을 담아내며, 의사소통의 합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웹 공간은 여성주의 소통 공간의 장점이자 존재 그 자체다.12) 웹 1.0에서 이루지 못한 것을, 웹 2.0을 기반으로 뚫고나가야 한다.

여전히 수많은 ‘가능성의 웹’을,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웹’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언니네 소개말처럼 ‘여성이라는 것이 짐이 아니라 기쁨과 흐뭇함이 될 수 있는 곳, 여성주의 상식이 강물같이 흐르는 곳, 여성의 상상이 정말로 여성의 삶을 즐겁게 바꾸는 진정한 공동체’가 모든 웹에 자리잡을 날이 올 것이다. 웹에서 여성임을 드러내는 것이 위협받거나 무시당하지 않는 그날을 위해, 여성주의적 소통의 힘을 보여주자.

<각주>

1) 진보넷에서는 웹 공간에서 흔히 ‘커뮤니티’라고 불리는 기능을 하는 메뉴를 ‘공동체’라고 지칭하나, 이 글에서는 보고서 전체에서 주목하는 ‘공동체’라는 개념과의 구별, 그리고 일반적 수준의 이해를 위해 ‘커뮤니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2) ‘여성 활동가 모임’이 준비하여 1999년 11월 14일 민중대회에서 진행된 행사. 이 행사는 우선 여성 활동가 모임의 공식적인 출범을 알리고 컵 깨기 행사를 계기로 운동진영 내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시작하겠다는 선포의 의미로 준비되었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행사를 미리 알고 찾아와 준 사람들과 여성민우회 분들, 서울여성노조 분들, 관악여모, 동국총여분들이 함께 했고, 작년 현대자동차에서 해고되신 식당 여성노동자 등이 참여했다. (여성 활동가 모임 취지문 참고)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actwo-6&id=6&page=1&s2=subject&s_arg=%C4%C5%B1%FA%B1%E2

3) 웹에서 진행된 논쟁의 주요한 논점과 내용적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박정미(2002), <성폭력과 여성의 시민권 :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 뽑기 100인 위원회’ 사례 분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석사학위논문을 참고할 것.

4) 100인위 논쟁은 이후 진보넷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는 ‘참세상 공동체’라는 커뮤니티에서만 적용되던 ‘비실명 ID’ 도입 정책이 100인위 논쟁을 경유하면서 ‘플라자’라는 자유게시판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박정미의 지적에서 보듯, 아무런 장치 없이 글을 올릴 수 있었던 자유게시판에 비해 비실명이지만 ID를 가진 회원들만 글을 올릴 수 있는 ‘참세상 게시판’(커뮤니티)에서는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러한 결정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한편, 100인위 논쟁 당시 ID 없이 글을 올릴 수 있었던 자유게시판에서는 어디선가 찾아낸 100인위 회원들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게시판에 공개하고 “이들에게 격려 전화를” 걸자는 사이버테러가 발생하기도 하여 이러한 정책 도입에 강한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5) 100인위는 실명 공개 이후 뜨겁게 벌어진 논쟁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 12월 26일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가해자 실명공개라는 방식, △피해자의 경험에 입각한 확장된 성폭력 개념의 정립, △해결과 처벌의 원칙 등 3개의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이었다. 이 글을 통해서 100인위는 이제까지 진행되어 온 반성폭력 운동의 담론을 종합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이들 활동을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운동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의미화 해냈다.

6) 정보 트러스트 운동(情報-運動, info-trust campaign)이란 인터넷상에서 사라져가는 디지털 정보를 복원, 보전할 가치가 있는 사이버 공간 지식과 정보를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모금으로 공공화하는 운동을 말한다.(네이버 지식사전 참조)

7) “사이버 공간의 아이템은 그 기능상 사람들의 일상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고, 때문에 아이템들은 일반적인 상식들에 기반 해서 제작된다. ‘변태 미니미’를 비롯해서 ‘코트부대’와 같은 아이템들이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성기 노출이 여성들에게 불쾌감과 공포를 주는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그저 웃기는 해프닝 정도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니미’ 같은 아바타의 경우, 페미니즘에서 중요한 논제로 떠오른 바 있다. (중략) 즉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 아바타들은 가입자가 자신의 성별을 바꾸어서 아바타를 고르지 못하게 하며, ‘성형수술하기’, ‘헤어스타일 바꾸기’ 등의 항목에서 ‘여자다운’ 것으로 수용되는 옷과 머리모양, 장식 등을 제시한다. 이는 현실의 고정된, 성차별적인 ‘남성성/여성성’을 투영하고 있으며 현실의 편견을 다시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일다>,김윤은미. 2004.4.25)

8) 김수아, 최이숙(2005)

9) 윤석찬, http://channy.creation.net/blog/?p=182

10) 집단지성(hypercortex)이란 웹을 매개로 많은 사람들이 대화에 동참하도록 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과정을 말한다. (피에르 레비, 1994/2002) 서로위키(Surowiecki)는 집단지성이 구현될 수 있는 조건으로 (1)의견의 다양성 (2)독립성 (3)분산화 (4)집합을 든다.

11) “웹 2.0에 관한 가장 멋진 사실은 ...... 아무도 그것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것을 제안한 사람들 역시도 지금껏 정확한 정의를 찾아 헤매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웹 2.0의 진정한 미덕이자 힘이다. 그것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KathySierra http://headrush.typepad.com/creating_passionate_users/2005/10/
the_best_thing_.html
); 열린토론 웹2.0 ? 정보운동 2.0 ! 발제문; 진보네트워크센터 지음, 달군 재인용

12) 조한혜정(2000)

출처: 웹진ActOn
덧붙이는 말

이진행 : 전 <미디액트> 활동가. 시아 : 전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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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위원회 , 여성주의 , 사이버페미니즘 ,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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