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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과 제리에게 빠져들다

요르단의 이라크 난민 다우드 가족 이야기

지난 주에 움 다우드(이름의 의미는 “다우드의 엄마”)씨는 나와 세 친구를 그녀의 집과 이웃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만났다. 해가 막 지고 난 다음이었는데 그녀가 자신의 집으로 이르는 좁다란 길을 따라 우리를 안내하였고 길은 더 어두워졌다. 움 다우드와 그의 아이 다섯은 암만에서 집세가 싼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허름한 방 두개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나와 내 친구들은 손님이어서 위에 입구가 달린 상자에 얇은 천을 덮어 만든 임시 가구 위에 앉았다. 움 다우드와 아이들은 바닥에 앉았다. 텔레비전과 작은 테이블 말고는 거실에 다른 가구가 없었다. 움 다우드의 막내아들 사밀이 톰과 제리 만화에 완전히 빠져있는 동안 텔레비전은 내내 켜져 있었다.

톰과 제리 만화는 내가 여기서 방문한 거의 모든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지역과 세대에 걸쳐 좋아하는 톰과 제리의 인기는 이곳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자비의 가치를 반영하는 듯 하다. "톰이 이기기도 하고 제리가 이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둘 다 이기기도 하지. 특히 적에게 맞서서 팀을 이루었을 때 말야.” 젊은 이라크 여성이 나에게 말했다. “톰과 제리를 둘 다 좋아해야 해. 형제와 자매 사이의 싸움과 비슷하지.”

움 다우드의 가족은 자비를 기대할 수도 없는 “현실의 삶”을 견뎌왔다. 5개월 전, 내가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 가족의 아버지 아부 다우드는 나에게 그가 바그다드에서 부유한 금 세공인 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집 두 채와 자동차 두 대를 갖고 있었어요” 움 다우드가 말했다. “지금은 살해되어 세상을 떠난 형제가 둘 있고, 가족들은 이 모든 괴로움을 겪고 있어요. 그리고 내 아이들을 보살 필 방법이 아무것도 없어요.”

아부 다우드는 2년 전 10대였던 그의 큰 아이가 바그다드에서 납치되었다고 말했다. 아들의 목숨에 대한 걱정과 그를 고문에서 구해내기 위하여 가족은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다 팔아 몸값을 지불하였고 아이를 구했다. 그리고 곧바로 아이를 데리고 요르단으로 도망을 왔다.

아부 다우드는 암만에 와서 언젠가는 마침내 일자리를 찾게 되리라고 희망하며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왔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피난 온 수십만 명 중에서 요르단의 “불법” 거주자에게 돌아오는 일자리는 없었다. 그는 식량 배급과 집세 보조금을 지원하는 몇 단체의 도움을 받으려고 애썼다. 어린 아이들은 그를 “이라크 테러리스트” 또는 노인네라고 부르며 조롱하였고, 어른들은 그를 “불법” 거주 혐의로 정부 기관에 고발하겠다며 위협했다. 그러나 그는 일자리 찾기를 그만둘 수 없었다.

3개월 뒤, 아부 다우드는 그의 사촌이 이라크에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촌은 바그다드를 떠나려고 했지만 그리 빠른 시일 내에 빠져 나올 수는 없었다. 그의 시체는 조각이 난 채로 발견되었다. 아부 다우드는 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근심과 고통에 빠진 아부 다우드는 가족들을 폭력적으로 대하기 시작하였다. 아부 다우드와 가족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그리고 두 달 전에 아부 다우드가 사라졌다. 그의 아내는 그가 고통과 죄책감을 느끼며 매일 가족들과 마주하는 것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갔다고 생각한다.

움 다우드가 그녀가 겪은 좌절과 불신, 굴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녀의 두 눈은 분노로 가득 차 끓어 올랐다.

가까이 살고 있는 이웃들은 매우 엄격한 형태의 이슬람 규정을 적용한다. 움 다우드는 사바인이지만 그녀는 이웃들이 그녀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것이 걱정되어 외출을 할 때마다 머리를 천으로 가린다. 남편이 그녀를 떠났을 때 몇몇 이웃들은 그녀가 이런 벌을 받을 만 하다고 말했다. 움 다우드는 이웃들의 협박과 욕설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고 싶었지만 어디에서도 집을 구할 수 없었다.

그녀의 딸 중 두 명은 당뇨병이 있어서 매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움 다우드는 약을 구할 수 없었고 아이들의 병세를 확인할 수도 없었다. 이제 두 딸 중 한 명은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슐린 주입을 하지 않으면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움 다우드는 아이들의 병도 이웃에게 숨겨야 했다. 이웃들은 이 곳에 오래 머물 것이고, 만약 이웃들이 아이들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가족의 미래를 망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 아이들의 구혼자를 찾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이 아름다운 젊은 여성들을 보면 그렇지 않을 것 같지만 실명을 한 여성은 이야기가 다르다. 움 다우드 자신도 신장이 좋지 않아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녀는 딸들의 심각한 병세에 온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암만의 자선 단체인 까리따스는 이라크 인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하지만 약물 치료는 하지 않는다.

다우드 가족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에 등록되어 매 달 “월 수입”으로 60요르단 디나르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었다. 이 것으로 집세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가족들이 잠을 자는 방의 전기시설 등이 고장 났지만 고칠 수 없고, 수도 꼭지의 물이 시끄럽게 계속 새는데도 배관 공사를 하지 못한다.

가족들은 딸들의 병이 들키는 것이 걱정되어 수리공을 집으로 부르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만약 수리공이 이들을 속이는 일이 생기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다우드 가족을 불법 거주로 고발 할 수도 있고 나쁜 경우에는 이라크로 추방될 수도 있다.

움 다우드는 이미 다른 사람이 그녀의 약점을 이용하여 그녀를 곤경에 빠뜨렸던 경험이 있다. 한 번은 암만에서 폭력배들이 그녀의 돈을 훔친 적이 있었다. 그는 경찰서에 신고를 하였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성 매매로 고발하였고 경찰서는 사건 조사를 그만 두었다.

움 다우드와 그녀의 딸들을 기쁘게 했던 좋은 소식이 하나 있기는 했다. 큰 아들인 다우드는 축구 실력이 뛰어났고 최근 한국 서울에서 초청한 이라크 축구 팀에 선발되었다. 납치되었을 당시 고문을 받았던 다우드는 축구를 하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는 필드를 누비며 축구를 즐겼고 운동은 그에게 중요한 치료법이 되었다. “불법” 지역에 함께 사는 많은 이라크 인들이 다우드의 한국행에 돈을 대주었다.

우리의 방문이 끝나 갈 무렵 다우드는 서울에서 집으로 전화를 하였다. 가족들은 무척 반가워하였지만 막내 사밀은 가족에게 등을 돌리고 톰과 제리 만화를 보고 있었다. 내가 앉은 곳에서 나는 사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무엇이든 간에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고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나는 2007년 1월에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두 눈이 빛나고 활발하고 아버지의 무릎에 올라 앉기를 좋아했던, 쾌활한 10살짜리 소년을 기억했다. 가족들은 그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

떠나기 전에, 부인 나탈리와 함께 왔던 친구 노아 메릴은 가족들에게 자신들이 다우드 가족의 의약품 지출 비를 어느 정도 도와줄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자발적인 직접 지원”("Direct Aid Initiative”, www.electroniciraq.net 참고)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는 움 다우드에게 자신의 제안이 우정의 의미이지 자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당연히 자선이 아니지요!” 움 다우드가 크게 손을 위로 내뻗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이미 우리의 석유를 가졌잖아요!” 그녀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고개를 가볍게 뒤로 젖혔다. “당신들은 우리 석유 덕분에 잘 살고 있잖아요.” 우리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러니 이것은 자선이 아니지요.” 마치 이 모든 전쟁의 악몽과 혼란이 단지 형제 자매의 싸움인 것처럼 움 다우드는 농담을 통해 심술궂은 용서를 한 것일 게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은 고향을 떠나 흩어진 2백2십만 명의 이라크 국내 난민과 그보다 2백만 명 더 많은 주변국으로 떠나온 난민을 지원하기 위하여 1억110백만 달러를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이라크의 상황에 대한 유엔의 보고서는 사람들의 자비로운 본성에 호소하였지만, 유엔 직원들은 이라크 난민 지원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정치화되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6시간 동안 지출하는 금액만으로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이 미국의 전쟁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위해 요청한 금액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이번 주, 미국 정부는 특정 방위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에 대한 심의를 계속 할 것이다. 정부는 의회에 총 6488억 달러를 요구하는 대규모 방위산업 압력 단체들의 탐욕스러운 요구를 들어줄 것이다.

이라크 난민들에게 자선을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몇 안 되는 상원의원 중 하나인 케네디 의원조차도 2008년 국방 예산에서 새로운 제네럴 일렉트릭 사의 전투 기계 장치를 구입하기 위하여 1억 달러를 분배하도록 권하고 있다. (보스톤 글로브는 최근 공군이 그 장치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했음을 보도하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이라크 전쟁을 끝내는데 동의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라크 인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을 요구한다. 나는 그러한 요구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머지않아 순순히 전쟁 집단에 재정을 지원하면서 뻔히 예상되는 정해진 역할에 충실할 것이고 끝이 없는 흉악한 전쟁을 계속할 것이다.

승자는 언제나 오만하고 험악한 무기 생산자들 –제네럴 다이나믹스, 보잉, 레이티온, 록히드, 제네럴 일렉트릭-이다. 이 살찐 고양이들의 위협적인 힘은 언제나 승리했다. 패자는 자신의 아이들이 장애를 갖고, 굶고, 상처 입거나 죽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어제, 움 다우드와 딸들이 나를 찾아왔었다. 막내 사밀은 혼자 집에 남아 있었다. 톰과 제리 이야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나 보다.

:: 캐시 켈리는 ‘창조적인 비폭력의 목소리’ (Voices for Creative Nonviolence www.vcnv.org)의 공동 코디네이터이다.
덧붙이는 말

글_ 캐시 켈리
작성일_ 2007년 7월 25일
출처_ ZNet http://www.zmag.org/content/showarticle.cfm?SectionID=15&ItemID=13367
번역_ 수진

태그

이라크 , 미국 , 전쟁 ,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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