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전교조에서 이어지다 (2)

'민주노총 김**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자 모임'은 답할 수 있을까

"피고인들은 인정상 당연하게 도피를 도왔다고 하지만 허위진술을 하려 했고 조직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진술했다. 그 와중에 한 사람은 처절하게 짓밟혔고 조직보호 논리로 내부 개인의 희생이 뒤따랐다."
(*14일 검찰이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과 전교조 관계자 전원에게 징역형을 구형한 결심공판에서 행한 발언 중에서)

"성폭력 사건 축소 은폐 조직보위 수준이 어느 수준이었고, 2차가해자들의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지 간에, 피해자의 상처와 고통보다 조직을 먼저 고민하는 2차 가해는 운동사회 내에서 그간 비일비재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조직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서 조직과 개인의 관계, 간부와 일반 조합원간의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고민해야 하며.."
(*이향원, 조진희, 유현경 명의 '민주노총 김**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자 모임' 구성을 위한 7월 16일 간담회 제안서 문건 중에서)

검찰과 이른바 '민주노총 김**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자 모임'(지지자 모임)의 주장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 "조직보호 논리로 내부 개인의 희생"을 염려한 검찰 생각과 "피해자의 상처와 고통보다 조직을 먼저 고민하는 2차 가해"를 추궁한 지지자 모임의 휴머니즘적 관점이 신기할 정도로 쏙 빼닮았다.

참고로, 이번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구형 결과와 혐의 등을 보자.
이용식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징역 2년 (범인도피 총괄)
손 모 전교조 전 부대변인 징역 1년6월 (범인도피 주도)
박 모 전교조 전 사무처장 징역 1년 (이석행 당시 위원장을 하룻밤 재워줌)
박 모 민주노총 전 재정국장 징역 1년 (이미 다른 건으로 집행유예 중인 상태)
김 모 전 민주노총 조직강화특위 위원장 징역 5년(범인도피 도운 한 여성조합원에 성폭력)
(*전교조 박 모씨와 손 모씨는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자동으로 교사직을 상실한다. 범인?도피를 도왔지만 성폭력 피해자라는 이유로 전교조 해당 여성조합원에 대해서 검찰은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번 이석행 위원장 도피 은닉죄 사건에서, 검찰은 문제의 김 모 성폭력 사건을 병합해 진행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두 사안을 분리해야 한다며 이렇게 항변했다.
“검찰이 여전히 이 사건을 성폭력 사건과 무리하게 결합하고 있다. 범인도피 관점으로만 봐 달라. 검찰이 개인의 우발적 행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피고인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시국사건으로 숨겨준 사람을 범인도피죄로 처벌한 사례가 없었다.”

과연 검찰만 그럴까. 적어도, 7월 16일 간담회 제안서 문건에서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강조한 지지자 모임의 생각을 유추해 본다면, 이들 또한 도피 은닉 사건과 성폭력 사건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까닭에 병합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조직이 개입한 명분 있는 사회운동이 성폭력 사건과 맞물려 진행된다는 건 변호인의 말처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위험성이 상존함에도 지지자 모임의 논리가, 병합 진행이 유용한 검찰의 방식과 만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노총과 전교조의 시국관과 지지자 모임의 시국관이 다른 데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사회변혁운동과 비계급적 여성주의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 아닐까. 지지자 모임이 "성폭력 사건 축소 은폐 조직보위 수준이 어느 수준이었고, 2차가해자들의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지 간에.."라고 전제한 것은 오늘의 준엄한 시국상황을 일체 고려치 않은 채 비계급적 여성주의에 매몰돼 우파들에게 정치적으로 늘 유익한 '성주류화 전략'으로 전선을 교란시키는 결과를 빚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0년 12월 13일 ‘운동권내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위원회“가 운동권내 성폭력 가해자 명단 15명 중 한 명으로 발표한 허영구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이 9년이나 지난 올해 3월 말 새삼스럽게 '성폭력(희롱)에 대한 재사과문'을 올려야 할 정도로 '성주류화 전략'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이후 유행처럼 등장한 변종 정치장치 '성주류화 전략'. 다시금 찾아온 권위주의 파쇼들. 진보진영에서 반드시 가려내야 할 성폭력(희롱) 사안과, 파쇼와 맞선 노동자민중들의 전선조차 구분하지 않는 몰계급적 세력들. 그들이 종국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지지자 모임은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2009. 7. 17 혁사 무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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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 전교조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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