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집회]전주 버스파업 방기하는 민주당은 이명박 비난할 자격 없다

심은경 (한국인권뉴스 기자)

민주당은 전주 버스파업 문제해결도 못하면서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 복지를 한다고?






버스노동자들을 장기파업 사태로 몰아간 지자체 권력에 대한 시민과 노동자들의 분노가 민주당으로 번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월 31일 정오 서울 영등포 소재 민주당사 앞에서는 ‘전주 버스파업 방기 민주당 규탄대회’(주최: 전주버스파업 조기해결을 위한 서울 시민대책위)가 열렸다. 파업 115일차를 맞아 시민과 버스노동자들 6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두 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는 시종일관 민주당의 무능을 비판하는 발언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자신을 서울 인근 고양시민이라고 밝힌 한모씨(44세, 노동자)는 “전주 버스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분노해 참여했다.”면서 “전국의 버스업계에서 가장 낮은 임금과 가장 높은 강도의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밥 먹을 시간과 화장실 갈 시간과 종점에서 행선판 바꿀 시간을 달라는 당연한 요구를 거부하는 사업주에 분노했고, 사업주들 중 상당수가 당원으로 가입한 민주당과 이들이 장악한 지자체 권력의 무능에 분노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에 반값등록금까지 3+1 복지를 말하는 민주당은 말과는 달리 노동자들보다 가진 자들의 정당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울시민인 이모씨(41세, 해고자)는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전주 버스파업 현장에 정동영 의원(민주당)이 4개월이 다 되도록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 실망스럽고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주버스 파업 소식이 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처럼 지역에 갇히는 것이 우려돼 서울 시민대책위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전주 버스노동자들의 실태가 언론에 더 드러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회를 맡은 김모씨(58세, 요양보호사)은 김대중 정권 당시 버스노동자였다 과로가 겹쳐 안전사고로 숨진 남편을 회고하면서 “예전 독재정권에서 김대중 정권으로 넘어오면 세상이 좀 바뀔 줄 알았는데 전혀 달라진 게 없더라.”고 말하고 “전주버스 파업에서 보듯 예나 지금이나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세상을 바꿔내려면, 노동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직접 주인 되는 세상을 건설할 때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에서 올라온 버스노동자 박모씨(55세)는 “전북은 구한말 위정자들의 부패와 억압에 맞서 일어난 동학농민항쟁의 전통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당시에도 농민들과 같이 힘없는 민초들이 나라를 지키려 일어났던 것처럼, 이제 전주 버스파업을 계기로 버스노동자들도 깨치고 일어나 전북시민들과 세상을 바꾸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화곡동에서 온 오모씨(52세, 회사원)는 “한나라당보다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할 민주당이 전북지역 지자체에서 실제 권력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전주 버스파업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걸 볼 때, 민주당은 MB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가오는 재보선 등 향후 선거일정을 겨냥해 “전주버스 파업과 관련한 진실을 서울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과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시민들에게 집중적으로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대구에서 온 김모씨(46세, 택시 해고노동자)는 “운수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헌법에 보장된 기본적인 권리를 찾기 위한 기필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노동자 이모씨(55세)는 “김대중과 정동영과 민주당만 믿고 살아왔는데 오늘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욕만 나온다.”고 허탈해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시민과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부천에서 온 우모씨(50세, 여성노동자)가 열정적인 가창력으로 ‘아침이슬’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신고가 된 민주당사 정문 앞에서 대회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집회대오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민주당 당직자들과, 민주당사 입구에 배치된 경찰들이 무전기 소리를 크게 틀어놓아 이를 ‘집회 방해’로 간주한 참가자들로 하여금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특히, 집회장을 지나던 민주당 김모 지역위원장은 “전주버스 파업 문제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해 이를 지켜본 이들은 민주당 인사들의 어이 없는 무관심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한편, 전주 버스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준) 민주버스본부 지도부는 지난 3월 26일부터 망루투쟁(위 사진= 운수노조)에 돌입한 상태다. 박사훈 민주버스본부장 등 5명은 전주시 덕진동 소재 전교조 전북지부 옥상에 12미터 망루를 세우고 고공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또한 전북시민사회단체도 규정과 원칙을 벗어난 버스 보조금에 대한 서명운동을 거쳐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할 계획이어서 전주 버스파업사태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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