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외상장애 - 공포, 알코올에 대하여

[안내글]
이 땅의 대다수 노동자민중들은 안전망이 없는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삶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 온갖 수모를 감내한다. 그러나 일부 동지들은 자본에 분연히 맞서 자신이 인간임을 선포하고 노동이 처한 난관을 투쟁으로 돌파하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투쟁들은 승리하기도 실패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또 다른 장기투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삶의 전쟁터는 결코 굴복할 수 없는 현장이기에 수사가 아닌 사실상의 ‘전쟁터’로 간주된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을 ‘전사(戰士)’라 부르며 상시적으로 벌어지는 투쟁을 전쟁/전투에 빗대, 동지들이 겪고 있는/겪을 수 있는 각종 증상을 설명하려 한다.  
다음은 주디스 허먼 지음 『트라우마』외상장애 부분(86~88p)이다. 투쟁하는 동지들이 자신의 일상과 정신건강을 점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관련 책을 소개한다. (레프트119) 
         


트라우마 : 외상장애 - 공포, 알코올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 중에서 자동적으로 해리*가 되지 않는 이들은 술이나 진정제를 통해 둔감해지려고 시도할 수 있다.

그링커와 스피걸이 전쟁 중 군인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전투 집단의 패배가 늘어날수록 무절제한 음주가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군인들의 음주는 점점 커져만 가는 무력감과 공포를 제거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술이나 그 밖의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오히려 증가시킬 위험을 높힌다는 것은 명백하다.

심리학자인 조세피나 카드는 베트남 참전 군인과 비슷한 연령의 민간인을 비교하는 연구를 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발달시킨 남성들은 전쟁에서 돌아온 뒤로 진정제와 길거리 마약을 다량으로 소비했거나, 술이나 마약 남용의 문제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더 많다고 설명하였다.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는 백 명의 참전 군인에 관한 연구에서, 허버트 핸딘과 앤 하스는 민간인 생활로 돌아온 이들 중 85%에게 심각한 마약과 알코올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쟁에 나가기 이전에도 알코올을 심각하게 사용했던 사람의 비율은 단지 7%에 불과했다.

불면증, 악몽, 과민성, 분노 폭발과 같은 과각성과 침투 증상을 통제하기 위해서 남성들은 알코올과 진정제를 사용했다. 그러나 약물 남용은 결국 그들을 더 큰 곤경에 빠지게 했고, 더욱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립되게 만들었다.

가장 크고 포괄적인 연구인 ‘국립 베트남 참전 군인 재적응 연구’는 거의 유사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진 남성의 75%에게 알코올 남용 혹은 알코올 의존의 문제가 나타났다.    

완전히 무력한 순간에는 의식의 해리성 변형이나 중독은 적응에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일단 위험이 지나간 뒤에는 적응에 해로운 것으로 변한다. 해리나 중독과 같은 변형상태는 외상 경험을 일상적인 의식과 단절시키기 때문에, 치유에 필요한 통합과정을 방해한다.

불행하게도 언제나 해리 상태는 외상후 증후군의 다른 증상들처럼,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프턴은 재난과 전쟁의 생존자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적 둔감화’를 ‘정신의 마비’에 비유했다. (중략)

심각한 외상에 뒤이어 자살하는 사람의 비율에 대한 실제 측정치는 풀리지 않는 논쟁 속에 있다. 한 유명한 언론은 예를 들어 베트남 참전 군인의 경우 전투 중에 죽은 사람보다 전쟁이 끝난 후 자살로 죽은 사람이 더 많았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기사는 심하게 과장된 것으로 보이지만, 죽음에 관한 연구들은 전투 외상이 실제로 자살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헨딘과 하스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는 참전 군인을 연구하면서, 자살을 시도하거나(19%) 지속적으로 자살에 집착했던 사람들(15%)의 수가 상당한 수준임을 발견하였다. 지속적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대부분의 남성들은 심각한 전투에 노출됐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전쟁 경험에 관한 해결되지 않은 죄책감, 심각하고 끊임없는 불안, 우울, 그리고 외상후 증상으로 고통스러워하였다. 이중 세명의 남성은 연구가 진행되던 중에 자살을 하였다.

위험이 지나가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생존자는 외상을 결정지은 “전멸될지도 모른다는 위협”의 추격을 받는다. 프로이트가 외상 신경증에서 “작업에 착수한 악마적 힘”을 발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외상 속의 공포, 분노, 혐오는 외상의 변증법 속에서 살아남는다.


* 해리
해리성정체장애(解離性正體障碍,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란 다중인격을 대체하는 말로서, 기억이나 인격의 일부(정신상태의 일부)가 육체를 장악하는 증상이다.
이 질병이 자기방어인 것은, 자신의 욕구를 대체 해소하고 자신의 자의식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구 중 현실에서 규제되고 자제되고 있는 욕구가 표면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며 각 인격 간에 성격, 기호 등은 서로 반대에 가까울 정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치료 방법으로는 각각의 인격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이 하나의 인격으로 통합되도록 노력하자는 일파가 있고, 또 다중인격장애란 질환 자체의 타당성을 의심하고 전환장애의 치료에 준하여 주 인격 외의 다른 인격들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하자는 일파가 있다.
대표적 증상은 기억상실(amnesia)이나 둔주(fugue) 이인증(depersonalization), 현실에서의 이탈(derealization), 정체성 혼란(identity confusion), 정체성 변화(identity alteration), 연령퇴행(age regression), 자동 최면 경험(autohypnotic experience), 환청(hearing voice) 등이다.  
(*위키백과)




활동가 정신건강 긴급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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