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록 에세이] 생명공학, 생명에 대한 공(恐)학인가, 공(恭)학인가? (2)

최형록(인문학자)

[최형록 에세이]
생명공학, 생명에 대한 공(恐)학인가, 공(恭)학인가? (2)

5. 유전공학의 발전과 생물학 무기의 질적 도약


1985년을 기점으로 생물학무기의 심각함의 수준이 변했다. 그때까지 세계 도처의 생물학 무기의 제조자들은 수천 명을 살상할 수 있는 병원체와 독성물질에 대한 동일한 목록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생물학무기의 제조기술은 유전학의 발전과 함께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앞서 설명한 DNA 재조합기술을 사용해서 악성이 증진된 병원체나 독성물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 즉 자연적인 방식보다 세포 1개당 100배 많은 병원체나 독성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한편 이미 알고 있는 병원체나 독성물질을 유전자 조작으로 불활성화시켜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역시 유전자 조작으로 세포로 하여금 특정 전염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생산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인간의 면역체계와 관련해서 현행 생물학전용 탐지기는 병원성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표면 코팅과 반응하는 항체에 의존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작된 비병원체는 병원체를 이런 탐지기로부터 은폐하는데 활용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는 인간의 면역체계 그 자체로부터 병원체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유전자 조작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반적 환경과는 다른 온도, 자외선 방사, 건조한 환경 아래에서도 생존할 수 있거나 강건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아가 이른바 “조건부 자살유전자”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 역시 존재한다. 이 유전자는 일정한 환경에서 사전에 결정된 횟수의 복제를 한 다음에는 소멸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정된 횟수의 복제를 하는 데 걸린 시간 이후에는 피 감염 지역은 안전하게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1)

영국의학협회의 과학과 윤리분과 의장인 비비엔 나탄슨 박사는 1996년 남아공화국에서 개최된 세계의학협회 총회에서 인간의 유전학적 유사성과 차이점에 관한 지식을 무기개발에 활용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2)

이런 경고는 이미 1990년 『군사평론』겨울호에 게재된 스웨덴의 유전학자 C. 라슨의 “인종특이성 무기들(ethnic weapons)”에서 볼 수 있다. 그는 인종에 따라서 서로 다른 대립유전자 구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서 인종별 차이점들의 목록에 근거해서 인종특이성을 가진 생물학 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3)

1998년 11월 15일자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이스라엘이 “인종특이성”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무기는 유전학적 차이를 식별함으로써 유태인은 공격하지 않으면서 아랍인들만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군사정보원과 서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아랍인들”의 유전자들을 분리해서 그들만을 목표로 삼는, 대기나 물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를 개발하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4)

그 프로그램은 극비리에 텔아비브 남쪽 네스 시오나 세균전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데 난관에 봉착해 있다. 그것은 유태인과 아랍인은 둘 다 셈족인 까닭에 유전학적으로 가깝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인종 선별적 무기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반론이 있다. 그 반론의 핵심주장은 유전학적 차이는 민족들 사이보다는 동일한 민족 내에서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런 한편 종종 인간의 다형성연구는 인종적 기초 위에서 유전자들을 식별해서 그 특징을 규명하기도 한다.5)


6. 유전자 조작된 쥐의 바이러스의 잠재적 위험성

최근 호주의 어떤 연구팀은 우연히 위험한 바이러스를 창출했다. 이것은 면역체계의 일부를 말끔히 소멸시킴으로써 희생자를 초래한다. 이 바이러스는 쥐의 천연두 바이러스의 변종으로서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나 천연두와 밀접히 관련되어있는 까닭에 생물학적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연구팀은 쥐의 천연두 바이러스에 인터류킨4를 대량생산하는 유전자를 삽입했다. 인터류킨4는 몸에서 자연히 생성되는 분자이다. 이 실험의 목적은 피임백신의 개발이었다. 즉 그들은 쥐의 난자에 대한 항체를 자극함으로써 피임을 유발하려고 했다. 인터류킨4를 생성하는 유전자를 삽입함으로써 항체반응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그 유전자가 “세포를 매개로 삼는 반응”을-면역체계의 팔-완전히 억제했다는 것이다.

이 실험의 잠재적 위험성을 앞서 언급한 소련의 바이오 프레파라트의 부책임자인 켄 알리벡은 이렇게 평가한다. “그것은 천연두를 보다 맹렬한 것으로 변질시킬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좋은 방식이다.” 왜냐하면 쥐의 천연두는 실험용 쥐에게는 보통 경미한 증상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실험결과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간에게 논리적으로 연장해서 이 연구팀의 론 잭슨은 이렇게 추정한다. “어떤 백치 같은 인간이 인간의 천연두에 인간의 인터류킨4를 삽입한다면 천연두의 치명성을 증진시키리라고 가정할 수 있다.” 더더욱 우려스러운 부자연스러운 사실은 유전자 조작된 바이러스가 쥐에게 백신을 주사하려는 시도에 저항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바이오테러범이 숙주를 인간으로 삼는 바이러스를 창출해내면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6)

이런 실험이 함축하고 있는 잠재적 위험성이 가공할만한 것은 이렇다. 천연두 바이러스의 살상율이 30%인 한편, 그것에 대한 방어기구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기에 현재 바이오테러에 대한 유전자조작 천연두바이러스가 유포된다면 거의 20억 명이 사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7)


7. 병원체 게놈의 염기서열규명과 그 잠재적 악용가능성

수천 년 수만 년에 걸쳐서 병원체들은 인간이라는 숙주를 식민화하는데 성공적으로 적응해왔다. 높은 진화율 덕분에 그것들은 인간의 질병치료와 예방시도를 앞지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세균은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획득에 능하다. 기생균(바이러스 등)들은 숙주의 면역체계를 피하기 위해서 표면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악명 높다. 미생물의 병원체를 비롯한 여타 병원체들의 게놈을 해명하는 데 인간게놈의 염기서열규명을 촉진시켜온 각종 기술적 진보들은 도움이 된다.

이미 병원체의 염기서열 규명으로부터 진화과정에 있어서 병원체 종류들 사이의 관계를 조명할 수 있게 되었고 각각의 병원체가 각각 특이한 전염방식에 유리하도록 어떻게 특수한 적응방식을 발전시켜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장기적으로 이런  지식을 기초로 삼아서 과학자들은 이것들의 전염 방식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수단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럴 수 있는 한 가지 예가 웰컴 트러스트 생거 연구소에서 그것의 염기서열을 규명해낸, N.meningitidis이다. 이것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세균성 수막염과 패혈증의 주원인인데 놀라울 정도로 반복적인 DNA가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특징 그리고 환경으로부터 DNA를 취해서 자신의 게놈 속으로 통합시킬 수 있는 놀라운 능력 덕택에 이것은 유전자들을 섞어서 표면항원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표면변모의 중요한 효과는 아무런 해가 없는 세균-약 1/3의 인구가 N. meningitidis를 보균하고서도 어떤 나쁜 효과로 고통받지 않는다-을 유해한 형태로 전환시켜서 혈류 속에서 급속히 증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8)

이것과 비교되는 것이 C.jejuni이다. 이것은 영국에서 식중독의 주된 원인인데 반복적인 염기서열은 거의 없는 반면에 놀랄 정도로 신속히 염기서열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세균 역시 자신의 항원구조를 신속히 여러 가지로 변화시킴으로써 숙주의 면역체계를 피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의 게놈에는 특이한 신진대사의 통로들의 구성요소들을 암호화하는, 질서정연하게 규제되는 유전자들의 덩어리들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것들은 새로운 환경의 자극에 반응해서 작동하며 이로써 일련의 환경변화 속에서도 이 세균이 생존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물질과 에너지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한 E=mc2 이라는 공식이 가공할 원자핵폭탄으로 전용된 역사적 실례에 비춰볼 때 질병극복을 목적으로 해명한 병원체의 염기서열 관련지식이 생물학적 무기의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8. 농축산물에 대한 생물학적 공격과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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