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뮌영상] 종탑농성200일 재능투쟁 승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 호소 기자회견

[종탑 고공농성200일]
사회적 연대로! 희망의 촛불로!
재능투쟁 승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 호소 기자회견


일시: 2013년 8월 20일(화) 오전 10시
장소: 재능교육 본사 앞 (혜화동)
주관/주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기자회견 발언
강규혁(재능투쟁공대위 공동대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 노명우(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 이남신(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박현숙(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상임대표), 조희연(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진광수(목사, 고난함께 사무총장), 조현주(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복기성(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 평택 송전탑 171일 농성), 석권호(사회,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국장)
*종탑발언: 여민희 오수영 조합원(재능교육지부)



[기자회견문]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되었던 ‘단체협약’을 회복하고
쫓겨난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2013년 2월 6일, 설날을 나흘 앞둔 날. 영하 17도, 무척이나 추운 날. 두 여성노동자들이 얼음 지붕을 뚫고 혜화동 성당 종탑 위로 올랐다. 재능교육 조합원들이 거리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1875일이 되는 날이었다. 8월 24일이면 난간 없는 종탑에서 생활 한지 200일이다.

성당의 종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정오를 알리고, 무뎌진 경건을 일깨우듯이... 거리로 밀려난 재능교육 조합원들의 상황을 좀 더 알리고 싶었다. 어쩌면 세상에 많이 서운해있었는지도 모르겠다. 5년이 넘도록 거리에서 잠을 자며 세상을 향해 소리쳤지만 메아리 소리는 미미했고 회사는 움직이지 않았다.

2007년 12월 21일, 재능교육의 조합원들은 임금 삭감을 반대하며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거리농성을 시작했다. 회사는 구사대를 동원하여 농성장을 짓밟았다. 용역깡패를 사들여 여성조합원들을 폭행하고 성추행하고 강간협박을 했다. 승용차 타이어에 구멍을 내서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주저앉은 조합원은 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살림살이에 압류딱지를 붙였고, 청약저축통장까지 가압류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채무불이행자 등재신청’을 하여 조합원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었다. 노조사무실 집기를 실어가고, 노동조합 방송차량과 조합 위원장의 승용차를 압류하여 경매처분 했다.

교사들의 피땀과 눈물과 한숨과 절망과 서러움의 끝에서 쟁취해낸 단체협약을 2008년 11월 파기했다. 전임자를 해고하고, 노조사무실을 폐쇄했다. 급기야 2010년 12월 31일에는 노동조합을 지키려는 전국의 조합원들을 전원 해고했다. 조합원들은 이렇게 세상의 가장자리로, 삶의 영역의 변두리로 밀려났다.

노동조합이 없는 지금 현장에는, 유령회원들이 교사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허위영업이 판을 치고 있다. 그만 둔 회원들의 교육비를 교사들에게 강제로 납부하게 하고, 미수금 된 교육비를 급여에서 공제해 간다.

종탑에 오른 지 6개월이 넘었다. 계절의 변화를 이렇게 선명하게 느껴본 적이 없다. 간단한 방한용 물품을 챙겨 종탑으로 올랐다. 추위가 송곳처럼 온몸을 파고들 때는 어서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주변 야산에 연둣빛이 번져갈 때는 우리에게도 봄이 오리라 기대했다. 얼음을 깨어 걷어내고 몸을 눕혔던 자리가 이제는 한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다. 날씨만큼 무서운 것도 없구나... 밤새 퍼붓는 장대비와 번개, 천둥이 공포였다. 길고 길었던 장마도 끝나고 태풍이 곧 닥칠 것이다. 텐트를 더 꽉 묶어 매어야겠다.

아이를 꼭 안아보고 싶다. 흙 위를 걸어보고 싶다. 마구 내달려보고 싶다. 높이 뛰어보고 싶다.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여보고 싶다. 사람들이 사는 영역으로 돌아가고 싶다.

무엇보다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되었던 ‘단체협약’을 회복하고 쫓겨난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 신명나는 일터를 다시 만들고 싶다. 다시 노동조합을 교사들의 희망이 되게 하고자 한다. 250만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

거리에서 6년을 외쳤다. 이미 비정규노동자 최장기 투쟁기록을 매일매일 갱신하고 있다. 종탑에서 삶을 버텨온 지 200일이다. 2000일을 넘긴 질긴 이 싸움, 하루라도 빨리 승리하여 땅을 밟을 수 있도록 사회적 연대를 호소한다.


2013년 8월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재능교육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재능교육투쟁 사회적 연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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