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노동
사회
정치
경제
국제·한반도
문화
만평/판화
포토
참세상TV
논설논평
칼럼·주장
연재
집중이슈

제9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하일라이트

0000년 00월 00일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제9회 인권영화제에서는 총32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어린이,청소년의 인권, 해외 작품, 국내 작품, 비디오로 행동하라, 사전제작지원작 등 총 5가지의 섹션으로 나뉜다.

어린이,청소년의 인권

올해 인권영화제에서는 어린이․청소년의 인권을 주제로 사전제작지원을 하였다. 먼저 사레가마 송(Sa.Re.Ga.Ma. Song)은 짧은 뮤직비디오를 통해 카트만두 근교의 농촌 지역, 바네빠(Banepa) 아이들이 처한 고된 노동과, 카스트 차별을 노래로 함께 풀어내는 작품으로, <먼지, 사북을 묻다>로 인권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미영 감독이 네팔 현지에서 제작하였다. 히말라야의 관문으로 널리 알려진, 네팔은 실종과 강제구금 등 인권의 또 다른 사각지대이다. 마오주의자들과 정부군의 10년 내전, 왕정쿠데타로 네팔의 정치, 경제 상황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이로 인해,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동들의 이주노동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 이주의 뿌리를 찾아, 아동들을 도시로, 타국으로 밀어내는 이주의 요인들을 발견하고자 네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또한 여성영상집단 ‘움’이 제작한 이반검열 (Lesbien censorship in school)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폭력과 피해를 당한 청소녀들의 증언을 통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소녀 동성애자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녀들, 또는 동성애자인 것이 노출된 청소녀들은 학교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동성애자를 색출하는 이반검열을 해서 정학이나 퇴학을 시키고. 머리가 짧거나 손만 잡아도 제재를 가하고, 스킨쉽에 따라 벌점을 매겨 행동을 규제하고 있다. 사회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부당함을 교육해야 할 학교에서 오히려 동성애자에 대한 폭력이나 차별이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 청소년들의 시선에서 인권을 말하는 애니메이션 모음을 상영된다. 애니메이션 모음에는 폭력과 무관심으로 일관한 아빠를 내쫓고 한부모 가족을 꾸리게 된 곰가족의 일화를 통해 가족 내 폭력의 실상을 발랄함을 잃지 않으며 표현한 누구세요, 빠른 속도와 획일화를 종용하는 디스토피아 공간에서 정체성을 상실해 가는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헤븐, 전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핵전쟁이 인간의 심성까지 폭력적으로 변화시켜 관계의 잦은 충돌까지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평화의 메시지를 노래하는 과도한 흥분 (The big snit),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이 작품으로 콜롬비아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하여 어린이들의 공포스러운 기억을 독특하게 표현한 작은 목소리들 (Little voices), 잘 알려지지 않은 종교를 신봉, 이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한 부자가 학교, 작업장 등에서 당해야 하는 차별적 경험을 보여주면서, 종교와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새삼 상기시키는 질서를 지켜라? (Point of order) 등이 포함된다.

또한 사립학교의 파행적 운영과 부당한 인권 침해에 맞서 자발적 행동을 조직하는 청소녀들의 건강한 움직임을 담은 국내작품 <학교이야기>, 어린이들이 제작 전반에 참여해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주체적으로 표출하여 가족 안에서 어린이들이 인권침해를 당할 때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엄마와 어린이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생생하게 담고 있는 <우리사이>, 파키스탄의 어린이 노동과 착취를 고발하며 이를 국제적으로 알려내는 운동에 앞장섰던 소년 이크발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한 한 노예소년의 죽음 (Death of the Slaveboy) 등도 상영된다.

더불어 영화제 부대행사의 하나로 ‘청소년 인권운동, 미래를 본다’ 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도 개최된다. 두발자유화 운동, 학생회법제화 운동, 학교내종교의 자유를 위한 운동 등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인권운동은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며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이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 인권운동의 현주소를 읽고, 공통의 고민을 나누며 전망 풀어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해외 작품

개막작인 예스맨, The yes men 은 WTO를 패러디한 웹사이트를 만든 것을 계기로 WTO 관계자인 것으로 오인되어, 세계 각지에서 열린 주요 경제 회의에 초청받게 된 신자유주의 질서에 저항하는 두 만담가의 행보를 쫓은 영화이다. 주요 경제 인사라는 명함을 의도치 않게 부여받고 신자유주의를 움직이는 무역 질서를 조롱하는 그들의 '퍼포먼스'는 끊임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감독은 두 만담가의 퍼포먼스에 동조하는 주류 경제 질서를 이끄는 자들의 행태를 관찰하며, 저급한 탐욕에 매몰된 신자유주의의 허망함과 빈곤한 실체를 경쾌하게 풍자한다.

잉여사회, Surplus: Terrorized into being consumers 역시 과도하고 속절없는 소비 행위를 유발하며 잉여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반대를 표명한다. 삶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상실하게끔 조장하는 현란한 물질문명에 대한 비판을 뮤직 비디오인 듯 감각적인 비주얼로 표현한 아이러니한 작품이다.

일본 사회를 공간적인 무대로 설정하였지만, 결국 청산과 반성이 결여된 역사를 통시적으로 조망하면서 바로 지금 움직이기를 촉구하는 영화들도 상영한다. 원자폭탄, Original child bomb은 원폭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을 단절되지 못한 역사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시점에서 재현하며, 현재진행형인 핵무기 확장 움직임을 비판한다. 일본의 헌법 개정 움직임이 단순한 자국 내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동북아 패권주의적 재건축을 꿈꾸는 일본의 야욕이 투영된 결과임을 고발하는 일본평화헌법, Japan's peace constitution 역시 주목할 만하다. 감독은 제국주의 역사의 피해자로 남아있는 한국, 중국 등지의 살아남은 자들과 인터뷰를 시도하며 과거 제국주의 질서에 편승한 가해자였던 일본 정부가 벌여온 행태가 재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앙상한 뼈와 말라붙은 눈물이 배어 있는 아이들로 이미지화 되어 있는 아프리카. 검은 대륙으로 표상되는 아프리카 지역의 절대적 궁핍과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폭력이 실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규명하며 동시대인들의 책임성을 묻는 영화들도 있다. 라이베리아, Liberia: an uncivil war는 미국의 속국으로 출발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벌여진 끔찍한 내전의 실상을, 살육이 난무하는 길거리에서 '극적이지 않은' 죽음을 대면해야 하는 라이베리아 인들의 현실을 역동적으로 그렸다. 감독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자임하지만 냉전체제의 종식과 더불어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중요성이 사라진 라이베리아 지역의 내전에는 수수방관하는 미국의 정치적 태도를 꼬집으며, 보는 이 역시 핏빛의 라이베리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고백케 한다.

식민지를 둘러싼 오해, The colonial misunderstanding는 선교와 무역을 앞세워 19세기 초반부터 시작된 독일의 아프리카 식민지배의 몸통을 드러낸다. 관련자들의 인터뷰와 희미하게 남아있는 자료 등을 토대로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식민지배가 국제적 차원의 동의를 얻어 진행되었음을 논증한다.

민중들이 점유해야 할 송출권을 독점하는 거대 미디어 기업을 희화화 하며, 미디어에 대한 적극적 개입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안티폭스: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전쟁, Outfoxed: Rupert Murdoch's War on Journalism은 폭스사의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분석과 폭스 사에서 일했던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라크 전쟁, 9.11, 미국의 대선 등의 사안에서 공화당으로 대변되는 우파와 손을 잡고 있는 주류 미디어 질서의 메카니즘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밖에도, 반전과 흑인민권운동 등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벌인 화가 골럽의 진보적 작품 세계를 다룬 골럽, Golub: The Late Works are the Catastrophies, 브라질 사법 체계의 부조리가 양산한 소외된 이들의 심정을 인상적인 카메라 워크로 표현한 정의, Justice, 민주적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개발을 추진하려는 기업과 이에 저항하는 루마니아 산악 지역 주민들의 투쟁을 다룬 뉴엘도라도, New Eldorado,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2003년 이라크, 현지인들의 반전 목소리를 현장감을 실어 전하는 전투지역, Battleground, 뿌리깊은 정통 유대교 사회에서 신실한 종교인이자 레즈비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세 여성을 통해 종교적 신념과 사회적 관습,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성적 취향의 문제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갈등과 혼란의 단면을 보여주는 침묵을 깨고 (Keep not Silent) 등이 상영된다.

국내 작품

우선 묻혀진 듯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하면서, 청산되지 못한 과거가 남긴 상흔의 고통을 전이시키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돌 속에 갇힌 말은 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에서 발생했던 부정선거, 폭력 시위 진압 등의 사건 면면을 파헤치면서, 얼룩진 한국 현대사의 몸통을 체험한 감독 자신에게 각인된 폭력의 기억을 말하고 있다. 진실의 문은 지난 98년 발생한 故 김훈 씨 군의문사 사건과 이후 진상규명 과정을 꼼꼼히 보여주며, '진실의 문' 열기를 거부하는 은폐조작 일색인 이 사건의 전말을 고발한다.

진보진영이라고 일컬어지는 집단 안에서 견고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정치화 된 권력으로 자리매김한 집단에 맞서, 저항을 멈추지 않는 이들의 행보를 포착한 작품들 역시 상영된다. 가부장적인 국내 기독교의 권위를 기반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을 ‘떳떳한’ 조직 운영 원리로 내세우고 있는 서울 YMCA의 기만과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여성 회원들의 투쟁을 다룬 슬로브 핫의 딸들, 현대 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였던 故 박일수 열사의 죽음 이후 과정을 보여주며, 다중의 적에 둘러싸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을 그린 유언 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도 풍요롭지 못한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저항 행동을 멈추지 않고 농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을 진정성이 묻어나는 애정의 시선으로 성찰한 농가일기, 파병반대를 내걸고 병역거부를 선언했던 강철민 이병, 그와 연대하며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농성활동을 벌여나갔던 이들 활동의 의의를 되새기는 708호 이등병의 편지, 죽은 노조원의 아내라는 지위로 규정된 한 여성이 느끼는 감정의 뿌리를 섬세하게 짚어낸 극영화, 크레인, 제4도크 등도 상영된다.

비디오로 행동하라! 프로그램

작년과 올해 이주 노동자, 국가보안법, 비정규직 등 첨예한 인권 문제를 앞두고 영상미디어활동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영상물을 제작하였는데, 그 결과물들이 올해 인권영화제에 상영될 계획이다. 또한 인권 현안에 발빠르게 대응하려는 영상미디어활동가들의 움직임들이 유난히 가시화된 것에 발맞추어 각 프로젝트 팀의 사례를 분석해보고 그 의의를 되새겨 보는 비디오로 행동하라’ 섹션 토론회를 준비하였다.
진보넷 아이디가 있으면 누구나 참세상 편집국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에 태그를 달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단어, 또는 내용중 중요한 단어들을 골라서 붙여주세요.
태그: 인권영화제 / 하일라이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트랙백 주소 http://www.newscham.net/news/trackback.php?board=public_access&nid=27192 [클립보드복사]

민중언론 참세상의 재도약에 힘을 보태주세요

덧글 쓰기

민중언론 참세상 영상이 필요하신 분들은 [자료제공 신청서]를 작성한 후, newscham@jinbo.net으로 보내주세요. 영상을 복사.운송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여유 있게 신청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