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서울시장 후보, “정원오세훈”에 맞서 세입자·노동자 삶 지키려 “끝까지 완주할 것”

[인터뷰] 거대 양당 외면하는 광장의 요구, ‘독자적 진보정치’로 ‘지금 여기에서’

“노동자 편드는 정당, 세입자 편드는 정당이 하나도 없는 선거판을 상상해 보십시오.”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28일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거대 양당 정치가 외면해 온 이들의 일과 삶을 호명했다. “거리의 변호사”이자 “광장의 대선 후보”였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세입자와 철거민, 해고노동자와 불안정 노동자,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과 이주민의 곁에서 누구도 밀려나거나 쫓겨나지 않는 서울, “버티는 도시”가 아니라 같이 “살 수 있는 도시”를 이야기하며 독자적 진보정치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양당 후보의 대표 공약인 오세훈의 ‘신속통합기획’과 정원오의 ‘착착개발’은 서로 다른 이름을 달고 있지만, 모두 세입자와 선주민을 밀어내는 부정의한 개발 정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시민사회 일각에서 ‘정원오세훈’이라는 말이 등장한 이유다. 권 후보는 이에 맞서 집을 자산이 아니라 삶의 보금자리로 보고, 집·밥·교통·의료 같이 모두의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을 상품으로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공공이 책임지는 서울을 그려내고 있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소위 ‘사표론’과 ‘민주진영 단일화’ 요구도 고개를 든다. 그러나 권 후보는 세입자와 선주민을 밀어내는 양당의 부정의한 개발 경쟁에 힘을 보태는 것이야말로 “진보정치의 포기선언”이라고 말한다. 거대 양당 정치에 기대는 연합정치가 아니라, 노동자와 세입자의 삶을 자기 언어와 대안을 갖고 실천하는 진보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영국 후보가 꿈꾸는 서울은 무엇이고, 어떻게 가능할까. 독자적 진보정치가 우리 삶을 바꿀 믿음직한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참세상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후보의 고민과 바람을 물었다. 권 후보는 선거운동으로 바쁜 일정 가운데에도 모든 질문에 꼼꼼히 답해주었다. 아래는 참세상과 권 후보의 서면 일문일답이다. 

지난달 8일 오전, 용산역 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권영국 정의당 대표. 참세상 류민

지난 21대 대선에서 사회대전환연대회의의 공동 후보로 출마해 0.98%를 득표했다. 후보와 연대회의는 선거 결과를 “끝이 아닌 시작”이라 짚었으나, 이는 동시에 ‘독자적 진보정치’가 처한 현실을 숫자로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선 이후 다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0.98%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은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독자적 진보정치가 처한 구조적 한계를 숫자로 확인한 선거였다. 하지만 진보정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분명하게 확인했고, 대선 이후 전국을 돌면서 그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문제인 불평등과 양극화의 문제, 기후와 생태의 문제를 정치의 중심, 선거의 중심 의제로 끌어올리고 싶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대선에서 약속한 것을 주민들이 사는 바로 그 동네에서 실현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 

실력 있는 진보정치가 불평등과 양극화라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드리고 설득하고 싶다. 무상급식, 무상교통, 무상의료. 진보정당이 고안하고 상당 부분 실현시켜 온 생활정책들이다. 차별과 불평등의 한복판에서, 생활비를 절반으로 낮춰 불평등을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워보겠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서울 곳곳을 누비며 여러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유독 고되고 어려운 순간은 언제일까. 힘이 나고 즐거웠던 경험은?

시민들을 만나는 일은 체력적으로 고되긴 하지만 체력은 원래도 자신 있으니 괜찮다. 오히려 힘을 받는 시간이기도 하다. 대선 이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자거나 사인을 해달라는 분들도 참 많다. 

한 청년이 노란 운동화를 선물해 주면서 문자를 보내주기도 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내 집 한 번 갖지 못하고 셋방살이만 했습니다. 성수동에서 태어났더니 주차장 만든다고 살던 집이 헐렸고, 이태원에 가서 살았더니 이번에는 큰 아파트를 짓는다고 또 집이 사라졌습니다. 돈이 없다고 서울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어요.” 이 청년의 말이 이번 선거의 이유이고, 이 문자가 아직도 가장 오래 남아 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만난 할머님도 기억에 남는다. “대선 TV토론에서 보고 난 후 다른 후보들에게는 별 관심이 없어졌습니다”라고 하셨는데, 후보로서 받은 최고의 응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선거운동이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는다는 현실은 여전히 뼈아프다. 선거 중반을 돌며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여론조사에 이름조차 넣어주지 않는 곳들이 있다. 양당 후보 공약 비교 기사를 내면서 내 공약은 한 줄만 넣거나 아예 넣지 않는 기사들도 많다. 

이번 선거에서 “같이 살자 서울혁명”, “뿌리부터 바꿀 서울시장”을 내걸었다. 지금 서울과 한국사회에서 바꾸어내야 할 ‘뿌리’는 무엇인가. 오세훈의 서울시정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부동산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두 가지다. 하나는 집을 자산으로 보는 관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5억 원이다. 절반으로 떨어져도 7억이다. 월급 250만 원인 청년이 한 푼도 안 쓰고 22년을 모아야 살 수 있다. 집값 몇 억 내린다고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집을 자산이 아니라 삶의 보금자리로 보는 관점으로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

다른 하나는 개발과 철거의 논리로만 도시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세입자와 선주민의 삶이 그 안에 없다. 소유주가 아니라 세입자를 우선하는 도시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오세훈 시정은 그 두 가지 문제를 극단까지 밀어붙인 대표적인 사례다. 신속통합기획이라는 이름 아래 선주민을 내쫓는 재개발을 가속화하고,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삭감하며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심각하다. 여의도 공원 두 배에 달하는 공공 소유의 땅을, 시민들과 어떠한 소통도 없이 민간 기업에 팔아치우려고 한다. 2009년 용산참사가 발생한 원인과 똑같다.

오세훈 시정의 문제는 부동산에만 그치지도 않는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을 폐원시켜 돌봄의 공공성을 파괴했고, 노동권익센터를 위축시키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지웠다. 노들섬, 남산 곤돌라, 한강버스, 서울링, 광화문 받들어총까지, 시민의 삶과 하등 상관없는 곳에 수천억 예산을 낭비하며 도시를 테마파크로 만들어버렸다.

GTX 철근 누락 문제도 오세훈의 민낯을 드러냈다. 뉴스 보고 처음 알았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이라면 시민 안전이 걸린 중대한 문제를 이토록 무책임하게 처리한 것이다. 내가 당선되면 오세훈이 망친 것들을 복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정원오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선거 공약과 시정 구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오세훈식 서울, 민주당의 서울 구상, 권영국 후보가 꿈꾸고 구현하려는 서울은 어떻게 다른가.

정원오 후보는 성동구청장으로서 유능한 행정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실용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절차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겠다며 ‘착착개발’을 브랜드로 걸었는데, 거기에 세입자, 선주민에 대한 대책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오세훈의 신통기획과 정원오의 착착개발이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다. 결국 두 후보 모두 주거 정책이라기보다는 건설업자를 위한 개발정책 아닌가 싶다. 

박원순 시정과 비교해 보면 민주당이 얼마나 보수화됐는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박원순 시장은 재개발 사업들에 대해 엄격히 규제했다. 지금 정원오 후보의 착착개발은 그와 정반대다. 비정규직 2,800명 정규직 전환,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같은 시도들이 시장 개인의 선의에 기대고 있었기에, 정원오 후보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기도 하다.

권영국의 서울은 다르다. 집을 자산으로 보는 사람을 위한 공급이냐,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공급이냐.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서울 시민의 절반 이상이 세입자다. 세입자의 계속거주권을 보장하고, 표준임대료 제도를 도입하며, 공공선매제를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현재 10%에서 20%까지 확대한다.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를 위한 서울시정이다. 노동 측면에서도 다르다. 서울시가 직간접 고용관계를 맺은 모든 사업장에서 ‘진짜 사장’, ‘최후의 고용주’로 책임지겠다. 오세훈도 정원오도 하지 않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후보가 꿈꾸는 ‘같이사는 서울’은 어떤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을까. 서울 시민들이 마주한 일과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약들은 무엇인가. 시장이 된다면 무엇부터 시작하고, 재원과 행정 권한, 서울시의회와의 관계 같은 현실적 장벽은 어떻게 넘을 계획인가. 

‘같이 사는 서울’은 구호가 아니라 정책으로 증명해야 한다. 핵심은 네 가지다. 집, 밥, 버스와 지하철, 병원. 이 네 가지 생활 필수재를 기본서비스로 전환하고 공공이 책임지겠다. 시민의 삶에 꼭 필요한 서비스는 시장에서 사야 하는 상품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는 철학에서 출발한다.  

주거는 공공선매제를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현재 10%에서 20%까지 확대하겠다. 서울에 약 34만 호가 더 필요하다. 당장은 전월세 인상 상한제와 한시적 임대료 동결을 시장 권한으로 도입하고, 표준임대료 제도와 세입자 계속거주권을 보장하겠다. 교통은 아동, 청소년, 어르신, 장애인부터 무상화를 단계적으로 시작하겠다. 의료는 만 18세 이하부터 병원비 연 100만 원 상한제를 시범 도입하겠다. 먹거리는 공공조식과 공공식당을 통해 해결하겠다.

이 공약들에 소요되는 재정은 약 1조 6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서울시 전체 예산 51.5조 원의 단 3%이다. 새로운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전시성 토건 예산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노들섬 4,400억 원, 남산 곤돌라 400억 원, 한강버스 876억 원, 서울링 등 시민의 삶과 하등 상관없는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재원이 부족할 경우 법인지방소득세 탄력세율을 활용하면 법인 부분에서만 연 1.15조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행정 권한과 시의회 문제도 현실이다. 전월세 상한제나 조례 제정은 시장 권한과 시의회 의결로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다. 공공임대주택 확대나 무상교통처럼 장기적인 과제는 첫 임기 안에 모두 이룰 수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다만 방향을 돌려세우는 것, 그 첫발을 내딛는 것은 반드시 할 수 있다. 시의회를 설득하지 못하면 시민들께 직접 호소하겠다. 시민의 지지가 가장 강력한 행정 권한이다.

노동 문제도 빠뜨릴 수 없다. 서울시가 직간접으로 고용관계를 맺은 모든 사업장에서 ‘진짜 사장’, ‘최후의 고용주’로 책임지겠다. 노동부시장을 신설하고, 2027년부터 가능해지는 지자체 근로감독 권한을 적극 활용하겠다. 5인 미만 사업장,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처럼 법의 보호 밖에 있는 노동자들을 서울시 조례로 보호하겠다.

지난 겨울, 권영국 후보와 정의당은 노동당, 녹색당을 비롯한 여러 사회단체들과 함께 ‘윤석열퇴진! 세상을바꾸는네트워크(이하 세바넷)’에 참여해 광장을 밝혔고, 그 힘은 ‘가자! 평등으로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의 대선 공동대응으로 이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신호등연대를 이어가 “공공성 높이고 생활비 낮추고”라는 10대 공통공약을 내놓았다. 지난 광장에서부터 이번 지선까지 이어진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나. 신호등연대와 후보께서 이야기하는 ‘공공성’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이 서울 시민과 여러 지역 주민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세바넷의 공동대표로서 그 활동에 직접 참여했다. 세바넷은 윤석열 즉각 퇴진과 함께 사회대전환의 과제도 그만큼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광장의 세력들이 연합한 단체였다. 박근혜퇴진운동본부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이렇다 할 사회개혁의 시도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윤석열 등장의 요인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세바넷은 광장에서 비상행동이 시민들과 함께 사회대개혁 과제를 의미 있게 만들어낸 중심 세력이었다고 본다. 이재명 정부가 100개가 넘는 분야의 사회대개혁을 충분히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쉽지만, 진보·시민사회가 지향하는 사회개혁의 기본적인 합의를 만들어낸 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 진보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재명 정부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광장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공성을 높이자는 것은 삶의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시장에 내맡기지 말고 사회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대안 논리다. 이번 선거에서 권영국이 제시하는 핵심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 공공임대주택 비율 20% 확대, 의료비 본인부담금 100만 원 상한제, 무상교통 도입, 공공조식 서비스. 집, 밥, 버스와 지하철, 병원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이 너무 비싼 서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다. 생활 필수재를 공공이 책임지고, 노동소득만으로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

신호등연대는 이번 지방선거 공동선언에서 “정권교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밝히며, 지난 겨울 광장의 바람은 성소수자, 성폭력에 맞서는 여성들, 하청노동자와 유가족, 해고노동자, 탈시설을 요구하는 장애인, 송전선로에 맞서는 농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요구 속에 있다고 짚었다. 또 기후위기와 불평등으로부터 삶을 지키는 ‘사회대개혁’의 요구가 이재명 정부에서 점점 소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정치를 어떻게 평가하나. 광장의 요구가 다시 ‘나중으로’ 미뤄지지 않게 하려면, 서울시에서 무엇을 시작해야 하고, 할 수 있나.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선언은 확실한데 실행은 보이지 않는다”이다. 산재 근절, 이주노동자 학대 근절, 공공부문 모범 사용자 등 대통령의 선언은 그 어느 정권보다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법적, 제도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가 하면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다.

아리셀 2심에서 보듯 중대재해처벌법 자체가 형해화되고 있고, 이주노동자 학대 사건도 반복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지게차 사건’ 가해자가 집행유예를 받기도 했다. 

결국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 실용주의의 언어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만, 진보의 언어는 구조를 바꾸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시작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성소수자, 여성, 이주노동자, 장애인, 불안정 노동자들의 요구는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응답받아야 한다. 시장의 단호한 의지로 불평등한 생활비 구조를 뿌리부터 바꾸어내는 것, 집을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살아가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 광장에서 외쳤던 요구들을 서울시정의 제도로 만들어내는 것, 그게 서울혁명이다. 

공동선언은 선거 이후에도 공동의 평가를 진행하고, “독자적 녹색·진보정치 세력화”를 위한 논의와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정치 일부는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이나 연합정치를 통해 현실 정치의 영향력을 넓히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민주당과의 연합정치에 대해서는 어떤 고민과 문제의식을 갖고 있나. 독자적 녹색·진보정치는 무엇을 의미하고, 이것이 시민의 삶을 실제로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믿음직하고 실효적인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치지형은 중도보수와 독자적 진보정당이 공존하는 구도로 재편하는 것이다. 지금 진보정치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는 민주당 계열 중도보수 정치와 확연히 다른 이념, 정책, 시스템을 갖춘 정당을 구상하고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의당은 노동당, 녹색당, 사회대전환연대회의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를 ‘신호등 연대’라는 이름으로 공동대응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 이루어 낸 성과다. 

선거 이후 공동 평가를 통해 정치세력화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정의당은 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다. 중도보수와 독자적 진보정치 세력이 주도하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것, 그것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희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오세훈 후보를 막기 위해 정원오 후보에게 힘을 모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끝까지 완주할 계획인가. 이른바 ‘진보진영 단일화’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판세와 목표로 삼고 있는 선거 결과는 무엇이고, 득표율을 넘어, 이번 선거를 통해 반드시 남기고 싶은 의제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진보진영은 이미 단일화되었고, 그 대표 후보로 제가 나왔다. 녹색당, 노동당의 지지를 받는 유일한 후보다. 

단일화 요구라는 것은 결국 민주당 후보를 밀어달라는 말이다. 매번 그래 왔다. 그런데 정원오 후보의 착착개발이 과연 진보의 의제인가? 세입자, 선주민을 대책 없이 밀어내는 개발 경쟁을 하는 후보에게 단일화하는 것은 진보정치의 포기선언이다. 오세훈을 막기 위해 정원오를 찍어야 한다는 논리는 4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있었다. 심지어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예상되었던 작년 대선에서도 그랬다. 

민주당이 보수화되는 것을 막는 방법은 진보정치가 독자적으로 서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완주할 것이다.

판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방선거는 거대양당 중심의 정치구도가 더욱 강하게 작동하는 구조다. 쉽지 않다. 하지만 득표율을 넘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 서울의 세입자 권리를 선거의 중심 의제로 올리는 것이다. 집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만 가득한 선거판에서, 살아가기 위해 집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하겠다. 

그리고 진보정치의 토대를 이번 선거에서 다시 쌓겠다. 2028년 총선에서 민주당, 국민의힘과 구별되는 사회비전으로 한국 정치의 왼쪽을 담당할 진보정치를 새롭게 재건해 낼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그 출발점이다.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돈 없는 사람, 못 가진 사람도 함께 사는 서울을 만들고 싶다. 같이 살자 서울혁명. 이것이 선거 슬로건인데, 지금 서울에는 정말로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해온 대로 하거나, 해온 걸 조금 고치는 정도로는 안 된다. 독자적 진보정치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실 것을 당부 또 당부드린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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