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참세상 박도형 기자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이 확대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대기업 원청들이 하청노동자들과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속노조는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원인으로 원청의 교섭 거부와 정부의 소극적인 행정을 지목하며 원청교섭 제도 개선도 함께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사용자는 즉각 교섭을 개시하고 정부는 원청교섭이 이뤄지도록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원청의 실질적인 지배를 받는 금속노조 조합원 2만 1천200명이 77개 지회·분회를 통해 원청교섭을 요구했지만, 교섭 요구를 받은 24개 원청 기업은 아직 교섭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원청교섭이 일부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개정 노조법의 실효성을 가르는 시험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금속노조가 2만 1천여 명 조합원을 대표해 교섭을 요구했지만, 원청은 사용자가 아니라는 주장만 반복하며 법 위에 서려고 한다"며 "정부 역시 교섭 거부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청이 끝내 교섭을 거부한다면 답은 파업뿐"이라며 7월 총파업이 원청교섭 성사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원청들이 법 시행 이후에도 교섭 자체를 지연하거나 교섭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황준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가 법과 절차에 따라 원청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업체명과 조합원 수 제출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며 교섭을 미뤘다고 밝혔다. 노조가 교섭 개시를 위해 자료를 제출한 뒤에도 회사는 교섭 의제를 줄이고 교섭 원칙만 논의하는 등 실질적인 협상은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조합을 동등한 교섭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청교섭 지연의 본질"이라며 즉각적인 교섭 개시를 요구했다.
최명식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원청교섭이 필요한 이유를 현대제철 하청 구조를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임금과 노동조건, 안전까지 모두 원청이 결정하지만 하청업체는 '원청 승인이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하청교섭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2010년 이후 발생한 사망사고 35건 가운데 27명이 하청노동자였고, 불법파견 문제와 자회사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며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원청이 교섭 책임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2년 중앙노동위원회와 2025년 행정법원도 현대제철의 교섭 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며 직접고용과 원청교섭을 요구했다.
강인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한화오션 사례를 들어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그는 "한화오션은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조정 중지 결정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현장의 혼란은 원청만이 아니라 정부의 소극적인 행정에서도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구단일화 절차와 시행령, 노동부 해석지침이 원청교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참세상 박도형 기자
금속노조는 원청들이 사용자성을 부인하거나 노동위원회 결정을 이유로 시간을 끄는 사이 개정 노조법의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원청교섭이 가로막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청의 교섭 불응에 대한 행정적 조치와 함께 시행령·해석지침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원청교섭이 시작되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 총파업에 돌입해 원청의 교섭 거부와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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