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찾아간 개정병원은 전주에서 군산으로 들어 오는 입구 도로변에서 한참을 들어가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날씨 탓인지 그 흰색 건물이 더욱 폐허 처럼 느껴 지는 개정병원은 이상용 이사장이 무단으로 철거해 버린 정신과 병동자리에 솟아난 잡초들만 무성하다.
"노동청도 인정한 병원 브로커, 이상용 게이트"
추석 연휴가 지난 다음날 10월4일 개정병원 노동자들의 천막 농성장을 찾아 갔다. 추석 연휴를 보낸 후라 많은 사람들이 천막에 모여 있었다. 개정병원 천막 농성장은 군산 시청뒤 수풀이 무성한 주차장 옆에 위치하고 있다. 장기투쟁 사업장들의 농성장 풍경은 모두 그렇듯이 많은 가재도구와 시위도구들이 어지럽게 천막안에 있었다.  |
| ▶개정병원 천막농성장, 뒤쪽으로 군산시청이 보인다. |
처음 투쟁을 100여명이 시작하여 현재는 40여명의 조합원들이 끝까지 싸울 각오를 가지고 농성장을 돌아가면서 지키고 있었으며 추석을 지나면서 다시 상경투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원래 병원 노동자들은 이직율이 많아요. 사실 우리도 다른 병원으로 떠나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물러서면 이상용이 또 다른 병원 사냥에 나설것 아닙니까? 목숨은 바쳐서라도 그것만은 막을 겁니다." 개정병원 노동자들의 싸움은 1000여일의 기나긴 시간을 앞에 두고 생존권을 넘어서는 노동자의 긍지를 건 싸움이었다.
폐허가 되어버린 개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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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입구는 쇠사슬로 잠겨 있었고 그 안쪽은 기계들이 먼지에 쌓여 방치되어 있다. |
건물은 사람이 살아야 오래간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전혀 생활하지않고 있는 개정병원은 폐허가 되어 있었다. 개정병원에서 유구한 역사를 자랑했던 정신과 병동은 병원 전체가 조합원들에 의해서 가처분 금지가 되어 있음에도 이사장이 마음대로 철거 시켜 버렸다. 정신과 병동이 있었던 자리는 폐허만 남아 있었고 콘크리트 조각위로 무수한 잡초가 자라고 있었다. 응급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앰블런스에는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고 뒷 유리창은 완전히 박살나 있었다. 그리고 수없이 벗겨진 페인트와 쇠사슬로 굳게 잠겨 있는 모든 입구들. 병원전체의 전기와 수도는 끊겼고 비싼 의료기기들은 사용하지 못한 채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황이다. 현재 개정병원의 모습은 이상용 이사장의 허울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환자를 고치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병원을 사냥하는 야수와 같은 자본의 모습이 폐허가 된 병원으로 표상 되고 있었다.
"우리는 이상용을 병원브로커라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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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병원 천막농성장. 긴연휴가 끝나고 한자리에 모였다. |
농성장에서 만난 김은혜 개정병원 노조 지부장 및 조합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이상용은 병원을 사냥하는 부로커"라는 것이었다. 조합원들이 그를 브로커라 하는데는 이상용 이사장의 전적 때문이다. 이전 당진 성모 내과, 부여 성 요셉병원 등에서 같은 식으로 병원 사냥을 하는 브로커였음이 특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는데, 99년 12월 몇 개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자 위탁경영 형식으로 인수하여 1년 6개월씩 휴업을 한 후 퇴직금, 임금 체납후 기존 직원들을 내쫓는 방식으로 병원을 인수 했던 전력이 드러난 것이다.
노동자들의 긍지 '재단법인 한국농촌위생원 개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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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립자 故 이영춘 박사의 동상 |
개정병원 노동자들은 군산개정병원 설립자 故 이영춘 박사에 대해 한국의 슈바이쳐라 불렸던 사람이라고 설명하였다. 故 이영춘 박사는 장관직도 거부하고 무상의료와 지식의 사회환원을 위해 지역으로 내려와 개정병원을 설립했다고 한다. 의료보험제도가 군산에서 처음 시도 된 것도 이영춘 박사의 무상의료 영향이 컸다. 예전에는 선교기관, 정부 지원이 있어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이 퇴원해야 하면 그냥 보내는 등 미수금도 받지 않고 운영하였다고 한다.
군산 개정병원은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1935년에 세워져 종합병원이긴 하지만 오히려 정신과로 유명하였으며 전북지역에서는 정신과로 거의 유일무이한 병원이었다고 한다. 개정병원은 비영리 법인이기 때문에 재단이사들에게 실질적인 결정권이 있다. 처음에는 이 사실에 대해서 조합원들도 잘 몰랐다고 한다. 또한 이상용 이사장이 오기 전만 해도 이사들은 단지 명예직일 뿐이었다.
개정병원은 애초 설립취지가 지역사회에 의료기술의 환원과 봉사라는 것과 군산지역에서 개정병원이 가진 역사 때문인지 몰라도 군산시민들의 애정이 담긴 병원이라고 한다. 또한 개정병원 노동자들은 이런 개정병원의 설립취지를 알고 자원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한가족처럼 즐겁게 일해 왔다고 한다.
이상용과의 싸움이 시작되다.
하지만 97년 IMF를 맞으면서 외부단체의 지원과 국가 보조금이 끊기고 경영이 어려워 졌다. 이런 과정에서 매각 논의가 되었으나 고용승계, 체불임금의 문제로 전북대, 원광대 병원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던 중 돌연 이상용 이사장이 나타나 자신이 투자를 하고 임금체불과 고용승계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그러나 병원을 정상화 시키겠다며 들어온 이씨가 11명의 이사중에 6명의 이사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 넣고 실질적으로 병원의 소유주가 되면서 그가 병원 사냥꾼이었음이 드러났다. 이사장을 이상용에게 맡긴 것은 위탁경영인데 실질적으로 6명의 이사를 데려와 법인을 인수 인계한 셈이 된 것이다.
"이상용에게도 게이트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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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병원 천막농성장 |
조합원들은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이용호 게이트에 빗대어 개정병원 사태를 군산의 이상용 게이트라고 불렀다. 노조는 이씨를 임금체불, 근로기준법위반, 횡령죄 등으로 많은 고소를 하였고 법원에서도 이씨에게 "대책을 세우던지 나가라"는 등의 판결이 있었다. 이씨에 대한 특별 수사가 3번이나 진행되었고 2000년 11월9일에는 구속까지 되었으나 2000만원의 금고석으로 나와 버렸다. 이씨가 담당 판사와 같이 군산지원에서 동료였던 판사출신 변호사를 선임하여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풀려 나오게 된 것이다. 조합원들은 "이씨 담당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당시 검찰에서도 조합원들에게 "혹시 합의해 준거 있느냐?"며 보석으로 풀려 나오게 됨을 검사가 알려주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정상화도 못시키고 체불임금 문제로 구속된 것인데 두 가지다 해결된 것이 없음에도 보석으로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담당 검사도 이해 하기 어려울 정도 였다고 조합원들은 당시 검사의 말을 인용하였다.
광주지방 노동청조차도 이씨를 브로커로 인정해서 몇 차례의 구속품신을 올렸지만 정작 경찰에서는 "현금 출납부등은 압수하지 못하고 계좌 추적도 하지 않았고 업무상 배임횡령과 관련하여 압수영장이 있었어도 입금증만 압수하고 중요한 장부들은 압수하지 않은채 수사를 진행 했다"고 조합원들은 주장했다.
이상용은 부당노동행위의 화신
이씨는 자신이 병원장으로 있는 서해병원 직원을 개정병원으로 보내서 관리하게 하고 개정병원 직원들을 서해병원으로 파견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보내 20-30년이상 근무한 수간호사들에게 화장실 청소등을 시키고 훨씬 나이가 어리고 근무기간이 짧은 간호사들에게 교육을 받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원래 상식적으로 교육은 더 큰 병원으로 가서 하는 것인데 교육을 목적으로 편법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한 것이다. 또한 2000년 9.4일 재판을 유리하게 끌기 위해 잠시 휴업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업무 복귀를 시켰다. 여전히 의료법상 휴업상태인 속에서 정작 환자를 돌보는 일이 아니라 청소만 시키고 cctv를 설치하여 소형카메라와 녹음기로 조합원을 감시하고 비조합원들에게만 점심제공을 하는등 갖은 부당노동행위를 하였으며 조합원 14명을 징계하였다.
다시 상경투쟁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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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보건의료 노조 상경투쟁 당시 한나라당 앞에 놓아둔 선전용 마네킹 |
개정병원 노조는 10월11일 부터 다시 상경투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병원노조 신대욱 사무장은 "어느 순간이 되니까 농성장에 오려는데 차비가 없는 겁니다. 그러나 돈이 문제였으면 다른 직장 진작 찾아갔습니다. 이상용만은 기필코 몰아 낼 겁니다. 병원 정상화만 된다면 직원들 역시 체불임금은 재단에 출연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정병원을 다른 누가 인수한다고 할지라도 병원의 운영을 목적으로 인수 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라며 "10월18일 있을 2심 판결을 앞두고 이상용 재구속 투쟁을 더욱 힘있게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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