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국제노동영화제 개막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제5회 국제 노동영화제가 개막됐다. 혜화동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오늘부터 25일까지 총 24편의 노동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는 국내외적으로 노동운동과 미디어운동의 핵심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늘 개막의 포문은 전국건설운송노조(레미콘 노동자)의 투쟁을 다룬 김양곤 감독의 <투쟁이 끝났다고 말하지 마라!>가 열었다. 이 작품은 전국건설운송노조의 4월10일 총파업 상경투쟁과 지역투쟁, 5월 여의도 무기한 노숙투쟁, 경찰의 살인적인 도끼만행 침탈, 이후 당산철교 밑에서 무기한 노숙투쟁 등을 담은 레미콘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에 대한 보고서다.

이 밖에 벨기에의 마리-프랑스 꼴라드 감독의 <세계의 여성노동자들>, 진보적 작가 켄 로치의 <빵과 장미>, 실리콘 밸리의 비정규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한 <실리콘 밸리의 비밀>, 러시아 맥도널드 노동자의 노조 결성 투쟁을 다룬 <컨베이어 벨트 위의 미소>, 노동자뉴스제작단의 <철로위의 사람들 : 첫 번째 이야기> 및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다룬 작품 <나는 날마다 내일을 꿈꾼다> 등 총 24편의 영화(해외 12편, 국내 12편)가 상영된다.

이번 노동 영화제의 주제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주요 섹션은 해외부문에 세계 여성 노동자, 신경제의 신화, 이주노동자들, 노동영화에 대한 회상으로 나뉘어 상영되며, 국내는 주요 투쟁을 중심으로 다룬 한국 노동자의 투쟁, 비정규직 완전철폐를 향하여, 노동영상패의 신작 등의 섹션으로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는 비정규직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나는 날마다 내일을 꿈꾼다>가 눈에 뛴다. 이 영화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삶, 일, 투쟁의 현실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연약한 표피를 벗겨내듯 그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생활실태와 투쟁이 진한 감동을 불러낸다. 여성노동자 4명 중 3명이 비정규직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 영화는 주5일제 연내 입법화 등의 문제와 관련하여 주목된다.

해외 초청작 중 <실리콘 밸리의 비밀, Secrets of Silicon Valley>는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테크놀러지의 비약적인 발전이 약속하는 미래로의 출구가 아니라 그 낙관주의 안에 숨겨져 있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이면임을 폭로한다.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의 인터뷰와 행적을 따라가며 실리콘 밸리라는 자본의 성곽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제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노동 영상운동의 연대 강화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노동자 뉴스 제작단, 영상패 창, 진보넷 참세상 방송국, 박주동 씨가 참여해 노동 영상 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검토하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토론회는 노동자 영상 동아리, 기타 독립 영화 단체들과 함께 노동 영상운동의 미래를 점쳐 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영화제는 노동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국외 참가작을 통해 국제연대의 대중적 기초를 강화시키며 독립 영화, 시청자 운동 단체, 방송 노조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관련 조직에게 노동운동 및 영상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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