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일하고 싶다"

지난 12월21일 시그네틱스 파주공장 앞에서 '성실교섭 촉구, 파주이전 쟁취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렸다[사진-copyleft참세상뉴스 이진숙]

지난 21일 시그네틱스 조합원들은 자신이 세운 파주공장에 발 한 번 들여 놓지 못하고 굳게 잠긴 정문 앞 찬 아스팔트에 앉아 투쟁의 의지를 다시 한번 되세기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영풍그룹은 "내가 세운 파주공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시그네틱스 조합원들의 소박한 요구를 20개 중대 경찰병력과 굳게 닫힌 정문, 담장에 친 높은 철조망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통계약직노조, 대우자동차판매노조, 금속연맹 조합원 등 7백여명이 모였고, 시그네틱스 정문 앞 도로를 가득 채운 참가자들은 "고용안정 쟁취, 가자 파주로" 투쟁 구호를 함께 외치며 강고한 연대투쟁을 벌였다.

이날 윤창식 금속노조 서울지부 지부장은 "많은 연대 동지들이 함께 해 영풍자본 장형진 회장과 시그네틱스 사장 양수제에게 강고한 결의를 보여주자. 35년간 피땀 흘려 일해온 시그네틱스 조합원들이 악덕 자본가에게 맞서 싸워 파주공장에서 정당하게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판매노조 김병덕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장기 투쟁사업장의 상황은 항상 닮은 꼴이다. 임금, 상여금 반납해 가며 파주공장을 세워놨더니 이제 와서 파주공장으로는 죽어도 못 받겠다고 하는 영풍 자본이나 자살골 넣어가며 회사 위해 일해왔더니 영업직 필요 없으니 40만원 받고 일하려면 일하고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대우자동차나 똑같다"고 지적했다.

임은옥 시그네틱스 교선차장은 파주공장 착공식때 받은 96년 2월 10일자 기념 수건과 임금 반납한 월급명세서를 보여주며 "내가 세운 우리공장에 들어가기가 왜 이렇게 힘든가? 파주공장에 민주노조 깃발을 꽃을 때까지 노동자들을 깡패 동원해서 몰아내는 회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남성숙 시그네틱스 총무부장도 "우리는 회사를 사랑한다. 2-30여 년간 휴일도 반납하고 일해왔다. 그런 우리들에게 이제 와서 교섭도 없던 일로 하고 파주공장에서는 절대 일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통신계약직 노조 투쟁국장과 경기노조 파주분회 위원장의 연대발언이 있었고, 류금신 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류금신씨는 "고우신 아주머니들이 강철이 되었다"며 '또다시 앞으로', '웃기는 나라' 등을 부르며 조합원과 하나가 되어 투쟁의 의지를 높혔다.

이날 노조는 사측 책임자와 면담을 벌였고, 사측 전무이사 등은 "안돼면 안돼는 줄 알라"며 대화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는 오는 28일 시그네틱스 양수제 사장과의 면담을 약속했다.


이진숙기자 kokore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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