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지문반환 거부

"내 지문을 돌려달라"며 윤현식 씨 등 2백명이 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했던 '열손
가락 지문원지 반환·폐지' 청구가 끝내 거부당했다.
지문날인반대연대(아래 반대연대)는 지난 18일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경찰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청구인을 우롱한 처사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고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국민들이 신분증 발급을 위해 제
공한 지문의 원지가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경찰청에 보관되어 있는 사실을 지적
하고, "이는 국민이 허락한 적도 없고 고지받은 적도 없다"며 경찰청을 상대로
십지지문원지의 반환·폐지를 청구했었다. <관련기사: 인권하루소식 11월 7일자,
22일자>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아래 법) 제14조 1항에 의하면, "본인의 처리
정보를 열람한 정보주체는 보유기관의 장에게 … 당해 처리정보의 정정을 청구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경찰청은 이를 근거로 △청구인들은 이전에 처리
정보의 열람을 청구한 적이 없고 △정정의 구체적 내용과 범위를 정하지도 않고
경찰청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폐기·반환 및 삭제를 청구하고 있다고 주장했
다. 즉, 청구인 자격이 없고 청구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대해 청구인 윤현식 씨는 "청구인 중 이마리오 씨가 이미 자기 정보의 열
람을 청구했다"면서, "다른 청구인의 청구내용이 이 씨와 같을 경우 이들도 열람
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윤 씨는 또 "우리는 보유정보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정정을 신청한 것이 아니라
해당 정보의 수집 자체가 원천무효이므로 반환·폐기를 청구한 것"이라고 강조
했다. 정보주체에게 고지를 하거나 사전 동의를 얻지도 않은 채 경찰청이 십지
지문원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법률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것이 윤 씨의 주장이
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십지지문원지 반환·폐지 청구를 거부하기 위해 상당한 노
력을 쏟아 거부의 논리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정정청구를 접수한 지 15일째
인 지난 5일 "자문변호사 법률 검토의뢰"를 이유로 정정기간을 1차례 연기한 것.
법 시행령 제18조에 의하면, 보유기관의 장은 정정청구를 받은 지 15일 이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없을 때 1회에 한하여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윤 씨도 좀더 세밀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2백명 전원이 다시 행정심
판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정결과의 내용에 불복할 경우에는,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경찰관서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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