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안 mulu@kdlpnews.org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문옥 당 고문이 출마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은 순전히 당원들 덕분이었다. '이문옥 선생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추천'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아마도 그는 한사코 출마를 고사했을 것.
사실 이 고문을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하자는 움직임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자발적인 모임으로 이어내진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이들은 직접 이문옥 고문을 면담하고 후보 출마를 설득했으며, 이제는 팬클럽까지 만들었다.
처음부터 명확한 목표를 가졌던 건 아니었다. 아이디어에 발품을 보탠 시간을 지나오며 더욱 풍성해졌을 뿐. '추천'과 '추대'의 거리만큼 생겨나는 움직임의 모양새에 그 차이가 있다고 할까. 당원들이 움직이는 당. 그것도 저 아래로부터. 요컨대, 이것은 자율적인 개인들의 연대에 기초하는 새로운 조직론이다. 그리고 여기엔 인터넷의 힘이 컸다.
'옥풍'은 지난달 9일 당 홈페이지 실명게시판에 '이강토'라는 필명을 쓰는 이장춘 금천구지구당 당원이 '이문옥 전 감사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추천하자'는 제안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동의하는 쪽글이 매달리고, 잇따른 당원·비당원의 서명이 이문옥 팬클럽을 추진하자는 흐름으로 자연스레 흘러갔다. 이문옥 후원을 위해 한끼를 굶겠다는 당원도 있었고, 팬클럽 사이트 구축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기를 마다하지 않은 당원도 있었다.
이들은 또 각종 자료들을 퍼올리기도, 당장 선거에서 쓸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옥석은 가리고, 이명박은 면박주자"는 '발칙한' 슬로건도 나왔다.
진중권 씨는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에 힘입어 현실의 벽을 얼마든지 넘을수 있다"며 이문옥 후보의 사이버 대변인을 자청했다. 지난 24일에 첫 모임을 가진 이문옥 팬클럽은 이장춘 당원을 대표로 정하고 <대자보>사무실에 임시 살림을 꾸린 상태. 중앙위원에서부터 평당원, 비당원, 노사모 회원에 이르기까지 구성원의 면면도 다양하다. 불과 한달도 채 안된 사이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첫 걸음을 내디뎠을 뿐 아직 갈 길이 멀다. 모임의 기본 목표를 부동층과 여성유권자 공략하기에 맞춰놓은 팬클럽의 몇 가지 계획. 홍세화, 손석희 등 유명인사에게 추천글 받기. 이 후보를 소개할 영상물 만들기. 이를 위해 유급 상근자와 자원봉사자들을 구하고 있다.
이문옥은 2000년 3월 민주노동당 입당이유를 이렇게 썼다. "부정부패와 지역감정을 뛰어넘지 않고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팬클럽의 이름도 '깨끗한 손'이다.
이탈리아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검사의 '마니폴리테' 운동처럼 서울의 부정부패를 '깨끗한 손' 이문옥 시장과 함께 몰아내자고. 자꾸만 좋은 예감이 밀려든다.
이문옥 팬클럽사이트 www.moonOK.com
[ 85호] 4.29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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