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개최한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는 영화 '주민등록증을 찢어라'에 대해서 △ 비속어 사용 △ 행자부 공무원 출연에 따른 초상권 침해 △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장면 △ 제목 중 "찢어라" 부분의 순화 등을 지적하며 최종적으로 열린채널 편성불가 방침을 내렸다. 진보네트워크센터,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지문날인반대연대 등은 5월 6일 이에 항의하는 성명을 내고, KBS 열린채널 측에 '검열중지', '즉각방영' 등을 촉구하였다. 이들은 오는 5월 7일 KBS 건물 앞에서 오후 2시 30분부터 항의 시위를 열고, KBS 시청자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다.
KBS측 2차에 걸쳐 내용에 대한 수정요구
지난 1월 23일 KBS 측은 1차 의결 안에서, △한국과 같은 형태의 지문제도가 외국에는 없다는 것을 증명할 것 △주민등록제도가 파시즘적 제도라는 과격한 용어를 삼갈 것 △비속어를 순화할 것 △공무원의 얼굴, 이름 및 직함을 비공개하고 취재를 거부하는 장면도 비공개할 것 △박정희 생가씬을 삭제하고 다른 화면으로 대체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진보네트워크측과 연출자는 KBS 측의 요구를 일정부분 받아들여 □비속어는 "삐" 소리로 대체 □공무원 이름 및 직함을 '행자부 주민과 관계자'로 수정하여 익명처리하는 한편 화면을 뿌옇게 처리 □한국과 같은 형태의 지문제도가 외국에는 없으며 □파시즘적인 제도라는 주장의 근거로서 세계 여러나라가 입법화하고 있는 프라이버시 보호 원칙과 1997년 외국의 신분증제도에 대한 내무부의 조사자료를 제출하였다.
이에 대해서 KBS 측은 3월 15일 △비속어 사용 장면을 아예 삭제할 것과 △등장 공무원이 방영에 동의하였음을 확인해줄 것과 △박정희 생가씬 삭제를 계속 주장하는 한편, 한술 더떠 △제목 중 "~찢어라"를 다른 언어로 순화할 것을 요구하였다. 특히 2차 수정요구안에는 1차에는 없었던 '제목 중 "~찢어라"를 다른 언어로 순화할 것'의 요구가 추가되었다. 이에 대해서 진보네트워크 측은 2차 수정 요구안에 대해서 비속어 장면을 삭제 및 등장공무원의 방영에 대한 부분을 받아들여 삭제 및 음성변조 조치를 했다. 하지만, KBS 측의 '박정희 생가씬과 제목부분에 대한 수정요구'에 대해서는 그 타당성이 미흡하다고 판단 거부하였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서, "열린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시청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제작자들이 그 내용이 운영협의회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명확한 근거도 없이 계속적으로 수정지시가 있을 때마다 수정을 해야 한다면 이는 엄연한 겸열이다"라고 지적하면서,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운영협의회 측에서는 아무런 해명 없이 일방적으로 편성불가결정을 내린 것이다.
KBS 측 변호사·법학자의 의견서도 무시
KBS 측의 제목 중 "~ 찢어라"가 방송심의규정 제 32조 (준법정신의 고취 등)에 저촉된다는 운영협의회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 의견이 잘못된 판단임을 입증할 변호사와 법학교수의 반박 의견서가 제출되었다. 심지어 처음 방송 편성을 신청할 때, 작품상의 내용이 문제를 일으킬 경우 이에 대해서 제작자가 민형 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서약서도 제출된 상태이다.
마지막까지 문제로 삼은 것 '박정희 생가 씬'과 '~ 찢어라' 제목부분
'박정희 전대통련 생가씬'에 대해서 KBS 측은 내용합치 여부 및 논리적 타당성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다른 화면으로 대체를 1,2차에 걸쳐 계속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서 진보네트워크측은 의견서를 통해서, "주민등록법은 1961년 박정희의 5.16 쿠테타 이후 1962년도에 제정된 법이다... 1970년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10손가락 지문을 강제적으로 날인하게 만들었으며, 1975년부터는 주민등록증 발급 의무를 부과하면서 현재의 주민등록제도를 완성하게 된다."라고 밝히면서, "박정희 생가가 나온 이유는 이 제도의 출발이 박정희였으며, 문제의 근원이 누구한테서 출발했는지 다시한번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다"라고 반박했다. KBS 측의 내용합치 여부 및 논리적 타당성의 논란 우려는 지난친 기우라는 것이다.
또한 제목 중 '~찢어라' 부분 순화 요청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이나, 근거가 없이 단지 요구사항으로만 진보네트워크 측으로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BS 측은 제목이 구체적으로 심의규정의 어떠한 부분을 위반하고 있으며, 그 근거가 되는 법과 어떤 조항을 위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진보네트워크는 성명서를 통해서, "열린채널은 도가 넘는 검열을 자행하며 사회적인 논란이 예상되는 민감한 주제를 방영할 뜻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열린채널에서는 지문날인 제도에 대해서 비판이 금기사항이라는 것을 알았다... KBS 측의 억지에 '열린채널'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뿐이다. 차라리 '닫힌 채널'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낫겠다"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KBS 열린채널 시청자프로그램운영협의회 또다른 검열기구로 둔갑(?)
이번 '주민등록증을 찢어라'의 방영불가 결정에 대해서 문화개혁시민연대는 논평을 내고, 시청자들의 방송 접근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협의회로 거듭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논평에서, "운영협의회는 KBS <열린채널>이 퍼브릭 엑세스 채널로 기존의 공중파에서 다루지 못했던 영역의 다양한 내용을 담아낼 수 있도록, 국민의 방송 제작 직접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 법적으로 구성되어진 협의회... 본 프로그램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시청자들의 방송접근 기회를 용이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기구"라고 말하면서, "현재 운영협의회가 스스로를 <열린채널>을 위한 운영기구가 아니라 또 다른 검열기구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KBS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은 그 소개에서 "KBS는 방송의 주인인 시청자의 견해를 직접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의 공공성을 실제적으로 구현하고자 이「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의 편성기준을 제정한 바"라고 밝히고 있다.
| KBS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열린채널) - 21세기 방송의 독립·발전과 함께 '시청자의 권익 신장'을 위해 제정된 새 방송법은 옴부즈맨 프로그램과 함께, KBS에게는「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사실 KBS는 이미 '시청자께 드리는 약속' 선언('99.3.3)에서 '시청자의견을 신속히 접수하고 반영하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선언하고 그 동안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바 있습니다. 이제 KBS는 방송의 주인인 시청자의 견해를 직접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의 공공성을 실제적으로 구현하고자 이「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의 편성기준을 제정한 바, 원활한 방송을 위한 지침을 마련함으로써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
지문날인 반대연대도 성명을 통해서, 이번 운영협의회의 결정이 개인 창작물의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검열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인 의사 교환 방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공정한 합의가 아니라 사전검열이라는 비열한 수단을 이용하여 여론의 내용을 결정짓는 관행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문날인 반대연대는 이러한 오만한 권위에 결코 침묵으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끊임없이 비판하고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진보네트워크 측은 이번 KBS 열린채널의 결정에 대해서 앞으로 KBS 앞 항의집회를 가지고, 법적 소송도 불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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