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오진아 dodani@kdlpnews.org
ㅣ참 석ㅣ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심상정 금속노조 사무처장
조희연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
이재인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치위원장
- 일 시 : 5월 1일(수) 낮 12시
- 장 소 : 중앙당 회의실
- 사 회 : 이광호 편집위원장
"노풍은 노동자 희망아니라 비판적 지지 기형적 표출"
- 이재인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치위원장
"우리 정체성 알리는 포지티브 전략 필요"
-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노풍 진실 드러내고 진보정치 선택하도록"
- 심상정 금속노조 사무처장
"노무현은 자유주의적 보수 진보 아니다"
- 조희연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
△노무현씨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노무현 바람의 원인과 배경을 짚어보자.
노회찬 = 우선 97년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풍은 이러한 고통을 받고 있는 민중들이 분출하고 있는 하나의 반응이다. 심화되는 사회적 모순에 대한 반발심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희망으로 왜곡되어 표현된 것이다.노풍은 한 개인이 일으킨 것이 아니라 기성 정치, 기득권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 표출이다. 그간 3김 정치로 대표되는 보수 엘리트 정치에 대한 반발심으로서 노무현을 유사대안, 준대안으로 보고 대중들이 몰려든 것이다. 또한 열세 만회를 위해 민주당이 도입한 국민경선제와 노사모의 역할도 주요했다.
조희연 = 노무현 돌풍은 기성정치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기성 정치질서의 가장 큰 특징인 지역정치질서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불신과 이로부터 탈피하려는 탈지역주의 열망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또 노총장이 지적한 것처럼 종속적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재편의 정치적 외피인 불평등과 모순에 대한 변화 열망이 동시에 나타났다. 대중들의 입장에서 보면, 노무현이 기성 정치질서에 대한 실현 가능한 출구라는 느낌을 주면서 돌풍이 나타난 것이다.
심상정 = 원론적으로 얘기하면 기존 수구보수정치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으로부터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신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87년 6월 항쟁 이후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사회를 지향하는 광범위한 민중투쟁의 역량이 확대되었고 보수정치의 한계가 그 투쟁의 객관화된 형태로 나타났다. 보수정치 입장에서 보면, 지역주의를 비롯한 부패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서 기존 민주당내 보수세력들이 국민들의 열망에 밀려 노무현을 카드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재인 = 울산에서 조합원 총회를 준비하는 두달간 그 한복판에 노풍이 불었다. 총회가 끝남과 동시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났다. 노동자 민중들에게 불신을 넘어서 희망을 줄 것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사실은 비판적 지지론이 새롭게 기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심 = 인물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인사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것은 노동자 민중 등 민주주의 투쟁 역량의 확대를 반영한 것이다. 또 김대중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광범위한 민중들의 고통이, 아직 진보정당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지 못한 조건에서 보수정치권의 개혁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조 = 87년을 경험한 소위 386세대, 이들이 사회적 중심층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봐야 한다. 기성정치의 혁신 측면에서 노무현이 갖고 있는 장점도 있지만 사회경제적 개혁 측면에서 노무현의 한계 또한 분명히 드러난다.
노무현과 양김 생존론
△노무현의 ‘민주개혁연합론’에 대한 평가와 가능성에 대해서 말씀해주기 바란다.
조 = 앞으로 신민주개혁연합론이란 담론이 부상될 것으로 본다. 원칙적 입장에서 신민주개혁연합론은 신비지론이다. 즉, 제2의 비판적 지지다. 그러나 더이상 비판적 지지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현재 기성정당에 대한 불신은 기본적으로 시민사회내에 존재하는 계층적, 이념적 분화와 이에 따른 이해 관계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그것이 때로는 낙선낙천운동으로, 노풍으로 표출되고 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민주개혁연합론의 핵심은 87년 이전 질서의 회복이다. 그 자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단지 87년 이전 질서로 회복하는 것으로 현재의 불구정치의 한계는 극복될 수 없다. 민주개혁연합론의 현실성을 보자면, 양김이 별거를 하다가 이혼을 하고 재혼을 했는데 딸린 자식이 많은 꼴이다. 87년 이전 질서로의 반쪽 회귀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보수정치의 불구성이 극복될 수는 없다.
노 = 민주개혁연합론의 본질은 신지역연합이다. 구체적으로는 YS와 DJ의 연합이다. 그 목표는 대선필승 전략이다. 한마디로 민주세력이 다 모이자는 건데 87년 이전 민주세력과 21세기의 민주세력은 구분을 해야 한다. 구 민주세력은 과거 독재정권에 대항했던 세력들이다. YS와 DJ도 박정희의 산물이 아닌가. 이들은 이미 부패정치 역사에서 퇴출명령을 받은 세력이다. 신민주세력, 즉 21세기에 필요한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민중 중심의 사회로 만들어가는 제반 노력들이 새로운 민주주의로 불리워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개혁연합론은 구 민주세력의 재집결이라는 점에서 퇴행적이며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다. 민주개혁연합론의 가능성은, YS와 DJ의 오랜 관계로 볼 때 어느 일방이 주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방선거에서 부분적인 연합으로 표현될 것이며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소위 민주개혁연합론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대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양김을 포스트로 내세워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것 외에는 다른 게 없다. 이 땅의 정치개혁을 위해, 노동자 서민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은 없고 그냥 정계개편만 하겠다는 것 아닌가.
노동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관심도 없다.
심 = 노무현 돌풍에 대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기존 보수정치권의 ‘가면놀이’를 통해 노무현 카드의 성공이 극대화될 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민주개혁연합론은 노무현 카드와 세팅해서 보수정치권에서 쓸 수 있는 최상한선의 카드라고 본다. 보수와 진보를 나눌 때, 자본과 노동의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이가 하는 기준으로 보자면 자본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을 보수, 노동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을 진보라 할 수 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노무현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계개편의 기반이 어디에 있는가를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개혁연합론은 진보진영으로 권력을 넘겨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지막 경계선이다. 민주개혁연합론은 노무현의 필승론과 양김 생존론이 결합된 것이다. 물론 양김 주도하에 이런 연합은 불가능하다. 다만 노무현 필승에 필요한 지역연합, 그리고 김대중 이후 생존과 이미 기반을 잃어버린 김영삼의 재세력화를 위한 상호 필요에 의해 그 만큼만 부분적으로 연합이 이루어질 것이다. 노총장께서 구/신민주세력 이야기를 했는데 분명하게 보수와 진보, 그 지지기반으로서의 자본과 노동, 정치세력화의 주체 측면에서 명확한 구별이 전제되어야만 노풍의 실체를 정확히 볼 수 있다.
노 지지자들 건강성 유념해야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후보 또는 노무현을 후보로 낸 민주당에 입장과 대응방향은 어때야 된다고 보는지.
노 =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노무현 후보가 아니라 그에게 모여들고 있는 50%가 넘는 지지자들이다. 이들이 우리의 주목 대상이어야 한다. 구태의연한 관점에서 지지하는 사람들도 없진 않겠지만 이런 것과는 무관하게 지지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계층이 아니겠나. 이들을 전취하는 게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노무현을 원색적으로 비난, 비판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들이 노무현에게서 이탈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노무현씨는 대선 승리를 위해 집단의 이해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비판하지 않아도 우경화, 보수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노무현을 지지하는 50%의 지지자 중 15% 정도가 떨어져나올텐데 그들이 자동적으로 민주노동당으로 오는가 하면 아니라는 것이다. 노무현씨에 대한 네가티브 전략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알려내는 포지티브 전략이 필요하다.
조 = 민주노동당이 노무현과 구별되는 좌파정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과 노무현을 싸잡아 비판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이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 노무현에 대한 지지는 진보적 개혁대중의 변화 열망이다. 그 안에는 민주노동당이 실현하려고 하는 변화 열망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반조선일보라는 급진적 이미지를 담고 있을 뿐이지 노무현은 이념적으로는 자유주의적 보수, 개혁적 자유주의 수준이지 진보적이거나 좌파적이진 않다.
심 = 과거에는 공장 다니는 사람들만 노동자였다. 교사, 공무원, 간호원은 노동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교사, 간호원, 공무원, 교수까지 노동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찾았다. 이 사회 절대 다수가 노동자임을 확인하는 데까지 왔다. 그러나 정치적 정체성까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본의 탄압이다. 이 부분은 민주화투쟁 과정 속에서 어느 정도 공간이 열려왔지만 다른 측면에서 이를 방해하는 것이 보수정치로부터의 원심력이다. 과거에 김대중이 있었듯 지금 노무현이 있고, 노동이 정치적 우위를 점하기 전까지 새로운 노무현은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의 당당한 주체로서 바로 서나가기 위해서는 자본의 끊임없는 공격과 보수정치의 원심력 속에서 당이 어떻게 뿌리를 내릴 것인가가 핵심적 과제이다. 얼마 전 영남쪽에 교육을 하러 가서 조합원들과 얘길 나눠봤더니 우리 내부에서도 노풍이 불더라. 그런데 막연한 지지다. 진보세력 내에서 정말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무엇인가, 진보정치 내용의 정체성을 광범위한 토론을 통해 형성해야 한다. 둘째로 노무현씨의 과거 전력, 발언, 이미지로부터 나타난 막연한 기대를 진보정당의 정강정책으로 명확히함으로써 대중들이 자기 선택을 바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실체를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결국 선거전략과 대중투쟁을 결합하는 게 기본축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노무현이라는 후보를 매개로 위기의식이 아니라 진보정치의 내용과 지지기반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 = 이번에 총회과정을 보면 노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보는 막연한 지지이다. 관심층은 현장의 비핵심 활동가들 정도이다. 일단 경쟁력 있는 시장후보가 출마하고 당선되면 내용은 채워갈 수 있다. 그 속에서 노풍은 자리매김 못한다. 울산지역으로만 보면 노풍이 언론에서 띄우는 것만큼 실감되지는 않는다.
심 = 영남쪽 노동자들에게는 노무현이 현대중공업 집회 때 작업복 입고 나와서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이야기를 했다는 식의 막연한 지지가 있다. 과거 김대중씨가 노조 지도자들과 만났을 때 자신이 노동자가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안되지 않았나. 발이 부르트도록 뛰면서 진실을 알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에서 좌우, 진보보수, 개혁이란 개념에 대해 객관화시킬 필요가 있다.
조 = 오히려 보수파들이 지금이야말로 이념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얘길 한다. 노무현이 보면 색깔론이지만 민주노동당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 노무현에게 가해지고 있는 개혁의 상징성을 우리가 전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 = 노무현에 대한 어떤 비판적 지지는 노무현 그 자체로부터 연유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이회창이 대통령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측면도 있다. 노무현과 이회창과의 차별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어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확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심 = 이회창과 노무현이 큰 차이가 없다는 우리의 시각은, 미국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입장에서 분명해진다. 그 두 가지를 놓고 집요하게 노무현의 정치적 입장을 정식화시켜 내야 한다. 과거 인권변호사 시절 때와 지금의 노무현은 다르다. <한겨레>도 노무현 키우기 일색이지만 신문 지면이나 TV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를 제기해야 한다.
노 = 노무현이 대통령 된다는 건 민주당이 재집권한다는 것이다. 민주대연합이 성공할 경우 YS와 김현철이 들어가 있는 ‘더 나빠진’ 민주당이 재집권하는 것이고.
조 = 노무현의 이념적 한계성, 그리고 노무현과 민주노동당의 차별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노무현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안 된다. 노무현이 재벌의 주식을 노동자들에게 재분배했던 것은 당시 노동자투쟁의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그나마 개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진보정당이 개혁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
'신보수주의' 양당 같아
△현상적으로 볼 때 민주노동당의 노무현, 민주당 비판이 한나라당의 비판과 유사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이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필요하다고 보는가.
심 = 양자의 차이가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진보정당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른바 노풍으로 휩쓸려가는 노동자 민중, 건강한 시민층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민주당의 몫이다. 단지 노무현을 비판하기 위해서 한나라당과의 차별성까지 숨길 필요는 없지만 우리 몫은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노풍의 진실을 정확히 드러내고 그래서 노동자 민중이 진보정치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조 = 한나라당은 수구세력이고 노무현은 리버럴한 자유주의적 개혁세력이다. 민주노동당은 좌파적 개혁세력이고. 자유주의적 개혁세력은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 부분의 시장화를 동시에 밀어부친다. 민영화 문제, 재벌 문제, 미국 문제 등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민주당의 경우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서 사회보장을 보완하는 단계적 민영화를 주장하는 식이다.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정책적 차이가 있고 이의 총괄로서 이념적 차이가 있다. 체제적 이슈에 대해서는 진보정당과 민주당이 명백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비체제적 이슈에 있어서는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상대적 개혁성이 있다.
노 = 민주당 한나라당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수용하는 신보수주의다. 이를 정책으로 구현하는데 있어 강온의 차이는 있지만 신보수주의라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는 없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이회창이 당선된다고 남북관계가 금방 얼어붙는 게 아니다. 어떤 정권 담당자도 남북관계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6.15선언은 어떤 개인의 우연적 산물이 아니다. 다만 비둘기파, 매파 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별도의 대응은 별로 필요가 없다. 민주당의 대안으로서 민주노동당이지 한나라당의 대안으로서 민주노동당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 경쟁상대는 민주당이다. 최근 있었던 김홍걸 이신범 커넥션에 대해 청와대, 민주당, 한나라당이 다 나서서 타협하는 이런 야합에 주목해야 한다.
이 = 양당이 뭔가 다르지 않는가라는 느낌은 있다. 인적 구성도 그렇고. 그러나 노동자 대중의 시각에서 보면 아무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노동시장 유연화 등 실질적인 압박은 전면적이다. 앞에서는 노사정위 얘길 듣겠다고 하지만 뒤에서는 엄청난 탄압을 한다. 이전에는 극적 타협이라도 가능했는데 이젠 없다. 개별 기업에서는 해결의지가 있지만 정부는 아예 없다. 아이엠에프 상황을 인정한다고 해도 용납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집요하고 전면적으로 탄압한다. 민주당 한나라당 구분보다는 보수정당에 대한 공격이 필요하다.
지방선거 전당적 통일 대응
△민주노동당의 준비 상황에 대해 노총장께서 간략하게 말씀해주기 바란다.
노 = 지방선거의 경우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7곳에서 광역단체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특히 울산은 당선을 목표로 총력 집중할 생각이다. 울산에서 성공할 경우 대선에도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광역단체장 선거에 진보세력이 독자 출마한 것은 유사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정당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점에서 광역단체장 출마가 우리 조건에 비추어 무리한 도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사회에서 민주노동당의 공신력을 얻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1인2표 정당투표제가 처음 실시되는 선거다. 2% 이상의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정당투표에서 얼마만큼의 득표를 얻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지방적인 관심과 대응만 해서는 안된다. 당의 전체적이고 통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광역단체장은 당을 넘어서는 범위에서 후보를 뽑거나, 제 단체들과 공동선대본을 만드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사회당에 후보단일화를 이미 제안했고 선대본도 폭넓게 구성할 예정이다. 대선에서는 후보 단일화와 진보진영 공동선거대책기구 구성을 통해 재창당까지 나가는 조직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방선거 전에 제민주진보사회단체들이 공동선거기구(범국민추진기구)를 구성해 다중이 참여한 가운데 경선을 통해서 대선후보를 뽑을 계획이다. 그럴 경우에만 대선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범국민기구 경선으로 대선후보 선출
△민주노총의 양대선거 방침에 대해 심상정 처장께서 간략하게 소개해주기 바란다.
심 = 내가 얘기할 위치는 아니지만 간단히 말하겠다. 민주노총은 김대중 정권이 무리하게 발전소 매각을 추진하는데 맞서 싸웠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노동자 대중의 열망을 끌어안지 못하고 발전투쟁 과정에서 오류를 범해 지금 내부 수습단계에 있다. 목전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총연맹 차원의 힘있는 선거방침을 갖고 있지 못한 게 안타깝다. 총연맹의 뒷받침이 부족한 속에서도 각 산별연맹과 지역본부별로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총에서 바라보는 지방선거에 대한 관점과 당의 방침이 내용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 켸켸묵은 화두처럼 보이긴 하지만 선거중심이냐 투쟁중심이냐 하는 논쟁과 관련해 발전투쟁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발전소 매각 문제가 사회적으로 드러났다. 투쟁이 없었다면 국회에서 그냥 처리되었을 것이다. 국민의 80% 이상이 민영화를 반대했다. 현 정당 중에서 민영화를 반대하는 정당이 어디 있나. 그런 당론을 갖고 있는 곳은 민주노동당 밖에 없다. 그런데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한자리 숫자다. 이 점에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대중조직은 대중투쟁에 주력하고 당은 그 투쟁의 정치적 의미를 부각시켜 정치적 선택의 문제로까지 발전시켜야 한다.
대중투쟁 정치의제화 해야
△노무현과 이회창 후보 체제로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전략적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이 = 울산에서는 어느 때보다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예비경선 하면서 큰 성과가 있었는데 한계도 드러났다. 사실 당이 대중조직에게 끌려 다닌 측면이 있다. 당의 한계를 드러내준 것이다. 성과와 한계를 구분해서 따져봐야 한다. 울산에서 당의 인지도는 4.13총선 이후 엄청나게 하락했는데 얼마 전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과 박빙으로 나타났다. 대중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당이 탄력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노 = 울산 선거운동이 통합적으로 당 중심으로 치러지기 위해 중앙당에서 집중하기로 했다. 당이 책임지는 방식으로 가야하고 이를 위해 중앙당이 강력하게 개입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지방에만 맡기진 않을 것이다. 모든 후보에게 적용될 수 있는 10대 공약을 준비중이다. 첫째 참여예산제와 같이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지방자치의 질적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둘째 소득격차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서울의 경우 남북으로 빈부격차가 드러나고 있는데 이런 것에 대한 과감한 대응으로 가야한다. 교통, 주택 문제 등에 대한 진보적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또 자치를 탈정치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도 있는데 예를 들어 박정희 기념관 문제도 강력하게 나설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물론보다는 대안의 성격 차이를 부각시킬 것이다. 그 대안의 내용은 민생과 직결되면서 부분적으로 정치적인 것들이 될 것이다.
조 = 첫째 전국적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울산, 부산, 서울 등에서 상당한 돌풍도 예상할 수 있다. 민주당과 구별되는 좌파적 개혁세력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 둘째 시민사회세력이 분화된 형태로 출마하고 있다. 녹색당도 있고 민주노동당이 사회당과 통합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다르다.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에 있어서 각개약진 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셋째 계급적이고 진보적인 대중 외에 개혁적인 대중도 있다. 2% 정도의 민주노동당 지지층이 있고 노무현을 지지하는개혁적인 대중도 있다. 자신의 지지층을 획득하는 게 먼저다. 너무 조급할 필요 없다. 좌파적 개혁세력에 부응하는 진보적 홍보전략을 가져야 한다.
심 = 민주노동당 입장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대선보다 지방선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대선은 인물론으로 치러지지만 지방선거는 정당투표가 있다. 둘째 울산 총투표는 과정상 당과 민주노총이 짚어 봐야할 부분도 있지만 대단히 의미있는 실천이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후보를 뽑는 권한을 가졌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고 또 민주노총의 총의를 모아 당의 후보를 만들어냈다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앞으로도 당과 민주노총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당의 전략지역인 영남권에서 울산, 부산 광역단체장 외에 경남도지사까지 출마시켜 정치적 실천으로 노동자들을 묶어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진보적 의제를 무엇으로 어떻게 부각시킬 것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주5일근무,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자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안는 게 아니라 우리사회에서 당이 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식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비례대표 1순위 여성후보도 인물론으로 보지 말고 그 자체를 민주노동당의 진보적 의제 중 하나로 봐야 한다. 넷째 투쟁과 연결시키는 문제다. 투쟁전술을 선거운동과 연결시키는 적극적 전략이 필요하다.
조 = 계급적인 진보 의제와 함께 국민정치의 진보 의제 개발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공적자금 같은 문제.
심 = 선거에 나와 후보가 10가지를 나열하기보다는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당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조 = 홍보전략에 있어서 예를 들면 노무현을 지지하는 개혁적 대중에게 ‘여유 있는 한표’(정당투표)를 진보적 투표로 견인해야 한다. 한표는 현재를 위해 다른 한표는 미래를 위해.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전개되어도 좋을 것 같다.
[ 86호] 5.6 ~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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