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KT) 민영화, 결국 재벌 살찌우기로 귀결
SK텔레콤 최대주주로 ― 노조, 재벌특혜 민영화 사실상 방조
지난 5월 19일 확정된 한국통신 민영화가 결국 재벌기업인 SK텔레콤이 한국통신의 최대지분을 11.34%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사실상 재벌기업 살찌우기식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채 끝났다.
SK는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상 KT 경영권을 갖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는데다, 국민정서를 고려하더라도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여러 차례 한국통신(KT) 주식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해놓고는 지난 5월 18일 한국통신 공모청약에서 마감시한인 12시 직전 ‘전략적 투자자’ 몫으로 배정된 5% 모두를 청약함으로써 삼성 등 또다른 재벌기업들을 경쟁에서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통신이 추진해온 ‘대기업간의 적절한 지분 배분을 통한 독립경영 구도’가 빈말이었음이 입증되고, 결국 자산규모 32조에 이르는 국내 최대규모의 공기업이 재벌의 손아귀로 넘어가고 말았다.
민영화방침 발표 때부터 문제점 예견됐던 일
애초 정통부가 제도적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며 내놓은 민영화안 자체가 우리나라 재벌체제의 문제점을 지양할 수 있는, 그런 선진적 소유·지배구조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삼성·엘지·SK가 지분을 균분하면 괜찮을 것이라며 추진했다.
물론 SK가 최대주주가 된다고 해서 당장 KT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곧 경영권을 손에 쥘 것이며, 그 이전에라도 KT 경영에 상당한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은 정부가 KT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을 때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민주노총 등 범시민대책위 “졸속적 민영화 반대, 민영화 재논의 필요” 주장
국가기간산업 사유화저지 범대위는 지난 5월 15일 토론회에서 KT(옛 한국통신)의 민영화 정책이 재벌들에게만 이익을 주고 있다며 국민적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함시창 연구위원은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15% 지분확보를 보장하는 현재 정부의 안은 국민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재벌들에게 특혜를 줄 수 있는 옳지 못한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즉 전략적 투자자가 15%를 확보할 경우, 지불해야 할 금액은 대체로 3조원 수준에 이르는데 이 정도의 금액을 동원할 수 있는 투자자는 재벌들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정 재벌이 KT의 대주주가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었다. 특히 “3조원을 투입해 30조 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도 현 정부안이 재벌특혜의 전형적인 유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조건부 민영화 수용 주장
노동조합은 ‘KT 민영화 방침은 재벌을 위한 특혜이기에 유보’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발표한 KT 보유주식(28.37%) 매각 방침은 전략적 투자자에게 5% 매각하고 여기에 교환사채(EB)를 포함 연계하여 매각하겠다는 것으로, 재벌이 최대 15%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곧 KT를 재벌에게 팔아 치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고 최대지분 3%, 해외지분 49%, 공공성 확보, 고용안정보장 등을 요구하며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유덕상 전 위원장 단식농성하며 노조에 저지투쟁에 나설 것 촉구
민영화 저지투쟁 과정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투쟁을 촉구하며 유덕상 전 위원장이 지난 5월 13일부터 정보통신부 앞에서 “재벌특혜 민영화 반대” “주식매각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으며, 같은 날 조합원들은 △17일 주식청약 전 반드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 △19일 조합원 총회 등 대중적 투쟁동력 모을 것 △민영화 저지투쟁방침을 분명히 할 것 등을 주장하며 중앙 위원장실 농성투쟁에 들어갔다.
한편 이동걸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조합 집행부는 주식청약 전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를 주장하는 많은 지부장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주식청약 결과 재벌매각이 됐을 경우 쟁의행위 찬반투표 일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실질적인 민영화 저지투쟁의 의지가 있는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노조의 이와 같은 소극적인 대책은 결국 노조가 말로는 재벌특혜 민영화를 반대했지만 재벌기업인 SK로 넘어가게 만들고 말았다. 특히 노조는 5월 20일 ‘민영화 완료’를 선언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민영화를 방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실로 입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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