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서해교전]"이제는 무조건 쏴라?"

극우파에 손들어준 작전지침 개정 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 키워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6.29 서해사태 이후 관심을 모았던 교전규칙 개정이 사실상 선제공격을 채택한 새로운 작전지침이 마련됨으로써 강경한 방향으로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합참본부는 한미연합사와의 교전규칙 개정 합의에 앞서, 작전지침을 바꿔 사전경고 단계를 줄이고 공격 작전을 원활하게 해 이를 교전규칙에 반영할 계획이다.

보수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집중포화를 맞아온 군당국은 북한군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시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생략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시위기동을 하되, 퇴각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경고사격에 이어, 격파사격을 실시하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해 해군의 모든 작전부대에 시달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작전지침에서는 방어적 성격, 즉 무력 충돌을 예방하고 무력충돌시 확전을 억제하는 군의 작전 방향이, 사전경고 단계를 줄이고 필요시 사실상의 선제공격을 통해 북한군을 무력화시키는 공격적 성격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합참은 해군의 작전지침을 공세화, 단순화하는 한편, 육군과 공군의 지원을 받는 합동대비전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군당국의 강경한 대응 방침은 6.29 서해교전 때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했다는 측면보다는 군에서도 가장 크게 우려하는 확전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군이 6.29 서해교전 때 “전면전을 막기 위해 신중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가, 보수언론 및 정치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공격적인 성격으로 작전지침을 변경시킨 것은 안보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가 강하게 투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군당국이 일부가 아닌 전면적인 작전지침 변경을 결정함으로써, 향후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 및 그 규모가 커질 위험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지난 10년간 북한 함정의 연평균 NLL 진입 횟수가 약 20차례에 가까운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남북한 사이의 무력 충돌 횟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군이 공격적인 작전지침을 마련함으로써, 북한이 NLL 진입을 자제하고 진입하더라도 남측의 공격 이전에 퇴각을 한다면, 공격적인 작전지침은 빛을 발할 수도 있다.

선제공격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공격적 억지력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남측의 희망 사항이다.

우선 북한이 6.29 교전사태이후에도 강하게 주장하고 있듯이, 북한이 NLL를 넘어서는 것을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남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법적으로도 근거가 없고 당사자의 한쪽인 북한이 인정하지 않는 NLL를 침범했다고 이를 도발로 간주하고 무력 사용에 나서면, 이 역시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교전규칙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를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꾼다는 것은 ‘개정’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 95호] 7.8 ~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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