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빌미, 버스노동자 해고

감시의 눈에 갇힌 사람들

버스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로 인해 버스운전기사가 해고됐다. 전북고속에서 일해온 박종만씨는 지난 2월 전주-마산간 고속버스 운행 중 승객 2명의 운송요금을 착복한 사실이 '찍혔다'며 전북고속(대표 황의종) 측으로부터 의심을 받던 이 회사 버스운전기사 박종만 씨가 지난 2일 해고된 것이다.

전북고속은 박씨에 대해 '무단결근, 운임착복, 폭행' 등을 해고사유로 밝혔다. 그러나 박씨는 "지난해 10월 노동조합과 사측이 합의해 CCTV를 설치해 주로 노동자들의 운송요금 착복을 감시하고 있으며 이것을 '말 안듣는 노동자'들을 징계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에 따르면 전북고속 측이 380여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난 99년부터 현재까지 평균 1천만원 가량 체불해 생계에 위협을 받고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노동자들이 회사측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럴 경우 회사측이 승차권 외에 현금으로 받은 운송요금을 착복했다는 혐의를 씌워 해고위협을 가해왔다는 것이다. 박씨는 "무엇보다 우리를 못 믿고 단돈 1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우리를 위협하려고 저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게 가장 억울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사측이 운송요금을 착복한 것을 사실로 규정하고 '착복으로 도장찍어라'며 강제한 것도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경우 새벽 5시에 일어나 7시부터 보통 11시까지 16시간 가량을 한달에 25일동안 일해 120만원의 임금을 받고 접촉사고나 교통범칙금 등 회사가 내도록 돼있는 것을 모두 노동자들이 내는 등 이중고를 겪어왔다.

버스에 설치된 CCTV로 인한 운전기사에 대한 해고와 징계는 이미 지난 98년 전주 소재 안전여객과 풍남여객 등에서 노동조합 탄압과 운송노동자에 대한 통제로 이어진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부당한 해고를 넘어 전북고속 등 버스회사 전체에 설치된 CCTV로 인한 노동통제의 단적인 예로, 노동감시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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