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는 계속되어야한다!

소리바다 이슈의 쟁점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사무국장)

소리바다 판결의 중요성
2002년 7월 9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MP3 음악 파일 공유프로그램인 '소리바다'(http://www.soribada.com)에 대하여, 음반복제 등 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지난 해 2001년 1월, 음반사들이 소리바다의 운영자를 고소하고, 8월에 검찰이 소리바다를 기소한 이후, 최초로 내려진 법원의 판결이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물론 소리바다의 위법성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이 아니라, '가처분 결정'일 뿐이지만, 본안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소리바다와 관련한 판결은 단지 소리바다 사이트나 MP3 음악 파일의 이용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향후에 인터넷 상의 모든 디지털 저작물의 이용 방식에 대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그 파급력은 엄청나며,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저작권에 대한 오해
음반사 측은 'MP3는 상품이다'라고 단언한다.(이창주, 'MP3는 상품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MP3 음악파일을 자신들의 허락없이 어떠한 형식으로든 유통하는 것은 '도둑질'이다. 그러나, 저작권을 일반 물건의 소유권과 같이 인식하는 것, 그리고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이익만을 보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저작권은 '문화의 발전'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지식의 확산이나 이용자의 권리 역시 균형있게 보호하고자 한다. (물론 저작권법은 시장을 통한 보상을 전제한다는 측면에서, 정보접근의 불평등이라는 자본주의의 일반적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권리는 우선 보호기간이 제한되어 있으며(저작권 보호기간은 저작자 사후 50년 동안이다.), 특정한 상황에서 일정정도 '제한'을 받게된다. 이를 해외 저작권법에서는 '공정이용(fair use)'이라는 일반 조항을 통해서, 국내 저작권법에서는 '제6절 저작재산권의 제한' 조항을 통하여 구현하고 있다.

공정이용의 여부
소리바다와 관련해서 문제는 인터넷에서 저작권을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저작권은 인정이 되고 있다. 96년에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실연음반조약'의 체결을 통해 디지털 환경을 법체계내에 포섭하였고, 이후 국내에서도 전송권을 신설하는 저작권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미 PC 통신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MP3 음악 파일을 제공하는 것은 규제되고 있다.

소리바다를 둘러싼 문제는 '이용자들의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파일 교환'을 저작권 위반으로 볼 것인가이다. (소리바다의 불법성 이전에 이용자들의 불법성 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 소리바다에서 음악 파일의 유통은 소리바다 서버를 경유하지 않으며, 이용자들의 PC에서 PC로 전송된다. 따라서, 이용자들의 파일 교환은 '개인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며(즉, 무작위 다수를 대상으로 파일의 배포를 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대부분 '비영리적'이다. 법적인 차원에서는 소리바다를 통한 파일 교환을 저작권법 제27조에서 보장하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 볼 수 있는가 여부이다.


제27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일반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사실 현행 법에 근거한 해석에서는 여러가지의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인터넷 공간을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소리바다를 통해 서로 모르는 사람과 파일을 교환하는 행위도 '개인적'인 이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등. 그런데, 더욱 어려운 점은 '인터넷의 특성'으로 인해서 기존의 현실 세계와는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후에 더욱 자세히 보기로 하자.

소리바다의 음반시장에의 영향
우선 소리바다가 음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음반사들은 음반시장의 불황이 전적으로 소리바다의 영향인 것처럼 과장한다. 역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은 그 원인이 음반의 질적인 저하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음반사들은 음반 매출의 감소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에는 전반적인 경기변동이나 월드컵 같은 사회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논리적으로 보았을 때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 모두 예측할 수 있다. 즉,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과, 소리바다로 인해서 음악 애호가들의 풀이 확장이 되기 때문에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모두 가능하다. (물론 이는 MP3 파일로 듣거나 보관하는 것보다, 음반이 그 이상의 소장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런데, 소리바다 사건을 계기로 이용자들은 음반사에 쌓였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외모 위주의 가수 선발이나, 가수들이 연예 오락프로에 지나치게 출연하는 등, 음악 외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반면에, 양질의 음악이 생산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단지 이용자들의 억지로 돌리기는 힘들 듯 하다. 그리고, 한 음반에서 괜찮은 곡은 1~2곡 밖에 없는데, 음반 전체를 구매해야하는 것은 일종의 끼워팔기라고 주장한다. 만일 과거의 음반 유통 구조가 이와 같이 불합리하다면, 이용자들이 음반을 사는 대신 좋아하는 곡만 MP3로 듣는 것을 (그리고, 그만큼 음반 판매가 감소하는 것을) 정당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런 측면에서는 싱글 음반의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소리바다가 음반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평가하기 힘들다. 그런데, 음반 시장의 영향이 판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공정이용' 조항에 근거한 판단에서는 시장에의 영향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저작재산권 제한 조항을 열거하는 경우, 시장에의 영향을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만일 시장에의 영향이 크다면, 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측면도 생각해봐야 한다. 즉, 인터넷의 확산은 음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 영역에도 많은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유통 업종의 경우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온라인 서점의 등장으로, 기존의 오프라인 서점이 타격을 받는 것처럼. 이러한 환경의 변화로 인한 특정 업종에의 피해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일정정도의 이윤을 보장해 줘야할 이유라도 있다는 말인가?

소리바다와 냅스터
소리바다와 냅스터는 자주 비교된다. 그리고, 냅스터의 경우 저작권 위반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소리바다에 대해서도 똑같은 예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리바다와 냅스터는 구조상 차이가 있으며, 이것이 법적 측면에 많은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된다. 냅스터는 중앙 서버에서 이용자에 대한 정보뿐만이 아니라, 음악 데이터베이스 역시 관리하고 있다. 반면, 소리바다는 이용자에 대한 정보만을 중앙 서버에서 관리할 뿐, 음악의 검색 및 파일의 교환은 이용자들 사이에 이루어진다. 즉, 냅스터의 경우, 이용자들의 파일 교환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이용자들의 파일 교환이 불법이라면 이에 대해서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냅스터나 소리바다 모두 일종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로 볼 수 있으며, 그 관여 정도에 따라 책임의 정도가 달라진다. (중앙서버가 없는 순수한 P2P방식이 그누텔라이다. 이는 이용자들 외에는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주체가 없다. 다만, 아직 대중화될 정도의 성능을 구비하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미국에서 냅스터가 결국 패소했지만, 그 결과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미국의 경우, 냅스터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시민단체, 법적 전문가 그룹이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더욱 많았다. 최종 판결이 그렇게 나왔다고, 옳은 결론이었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음반사는 사실상 전 세계를 지배하는 다국적 기업이며, 그들의 로비력과 자금력이 많은 영향을 끼쳤음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한, 미 정부의 지원하에 나온 보고서조차, 디지털 시대에 저작권 제도가 갖고 있는 딜레마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유료화가 해법인가?
점차 많은 사이트들이 정보를 유료화하고 있다. 소리바다 역시 음반사와 타협을 하여 유료화로 전환할지도 모른다. 소리바다의 유료화는 소리바다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향은 될 수 있을지언정, 인터넷에서의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또 다른 제2, 제3의 소리바다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고, 법적 분쟁은 다시 발생할 것이다. 핵심적인 문제는 유료냐 아니냐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즉, 어떤 사람이 돈을 주고 MP3 음악을 사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유통시켰을 때, 이것이 합법적인가 아닌가와 관련된 문제이다.

디지털 딜레마
인터넷은 축복이면서 굴레가 될 가능성도 높다. 과거에 저작권법의 주요 단속 대상은 상업적으로 대량의 불법복제를 행하는 사람이었다. 개별 이용자들의 복제는 비용도 어느 정도 들고, 복제의 질도 좋지 않았으며, 시장에의 영향력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인터넷은 거의 비용이 없이, 원본과 동일한 복제물을,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 복제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항상 저작권자들은 우려를 했고, 소리바다에 대한 우려도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해 규제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또 다른 재앙을 맡게될 것이다. 우선 과거에는 허용되었던 친구에게 책을 빌려주거나 복사해주는 행위가 인터넷에서는 금지된다면(디지털이기 때문에 금지한다?), 디지털화와 인터넷이 가져다 준 정보 유통에 있어서의 혁명적 가능성을 우리가 축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또한, 과거에는 보는 것, 듣는 것, 읽는 것과 복사하는 것이 뚜렷이 구별되었지만, 인터넷 환경에서는 모든 행위가 복제를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복제할 권리(Copy-right), 즉 저작권을 인터넷 환경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적용한다면, 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은 과거보다 더욱 침해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만일 이용자들의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파일 교환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판결이 된다면, 메신저나 메일을 통한 파일 교환 역시 불법으로 규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규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용자들에게 메신저와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당연히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ISP들은 이용자의 메신저나 메일 등 개인적인 영역까지 감시할 것이며, 이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권의 침해이자 중대한 통제 메커니즘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에는 모든 것이 기록이 남는다. 네트워크가 현실보다 더욱 통제에 노출되어 있으며, 통제된 네트워크에서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는 죽음을 맞게 된다.) 이와 같이 디지털 환경의 진전은 저작권과 근본적인 모순을 빚고 있으며, 저작권자와 이용자 양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사실 진정한 음악인이라면 자신의 노래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될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인터넷은 창작자와 수용자가 서로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가수들이 소리바다에 반대하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음악보다는 돈에 환장했는가?

문제는 현재 음악 생산의 구조가 지나치게 음반사에 종속되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음악 영역만이 아니라, 지식과 문화 자체가 산업화되어 가면서, 투자자인 거대 문화기업 위주로 창작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 창작자들은 이들 기업에 고용되거나, 종속적 계약 관계를 맺는다. 음반사의 눈에 들지 못하는 창작자들은 주류 유통망에서 제외된다. 소수의 스타들은 이러한 종속적 현실과 대부분의 소외된 창작자들의 현실을 은폐하는 구실을 한다. 문화기업에게 문화 생산물은 단지 '상품'일 뿐이며, 따라서 '대가없이' 유통되는 것은 곤란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저작권 강화를 요구할 것이며, 인터넷이 닫혀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문화의 산업화로 인한 문화의 왜곡은 또 다른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생산 구조가 존재하는 한, 인터넷과 저작권은 끊임없는 긴장을 재생산할 것이며, 모순은 갈수록 심화되어 나갈 것이다.

이제 저작권법에만 기대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인 모순의 해결을 위해서는 법제도적 측면 뿐만이 아니라, 문화 생산의 방식까지 변화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생산-유통-소비의 방식이 제안되기도 한다. 즉, 곡을 창작한 누군가, 혹은 그것을 노래로 불러 MP3 파일로 만든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려놓는다. 음악이 괜찮다면, 그것은 소리바다나 음악 동호회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어 나갈 것이다. 창작자와 이용자간의 커뮤니티도 형성이 될 것이며, 인터넷을 통해 음반 주문을 받고, 택배로 배달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연이 열리면, 인터넷을 통해 확보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음반 판매 수익과 공연을 통해 창작자는 음악에 전념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어떤 사람은 별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남는 시간을 통하여 창작 활동을 수행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수용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다른' 생산방식이 과연 가능할까? 원론적으로 이야기해서, 각 문화 영역마다 특성에 따른 서로 다른 실험이 필요하다. 시간은 물론 오래 걸릴 것이다. 문제는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리바다를 폐쇄하고, 이용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시스템을 선택할 것인가? 적어도 그 길이 옳은 길이 아님은 분명하다. 적어도 지금 소리바다가 폐쇄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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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동진

    (칼럼) *문학사이트도 저작권시비가 잦다. 소리바다처분을 곁에서 보고 부당하다고 보는 견해를 문학에대한 저작권 시비같아 아파하며 동질로 본다.



    저작권시비에 나의 분신은 아프다


    함동진



    한 편의 글은 그 글을 쓴 작가의 정신과 혼과 피땀이 엉겨 태어난 분신(分身)이다. <문학의 즐거움>은 너 나 할 것 없는 모든 문인들로부터 태어난 그 分身들을 수용하고 보다 폭 넓게 더욱 많이 전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날마다 매시 매분, 아니 매초마다 새로이 탄생하는 우리의 분신들을 클릭 클릭 또 클릭 감상하는 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제 <문학의 즐거움>은 문학 사이버 세상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일류로 성장하였다. 어찌 거저 성장하였겠는가? 온갖 고초와 난관을 돌파하여 여기에 이르렀다. 보기에 큰 떡이니 군침을 삼키는 자가 있을 것이고 시기심이 발동하는 자도 있을 것이다. 또 이를 교묘히 이용하여 돈이나 우려낼 만한 것이 없나하여 호시탐탐하는 무리들도 없지는 않겠다.

    그동안 <문학의 즐거움>은 창설 운영자가 사재를 털어 헌신과 희생으로 성장시켜온 인터넷 문학사이트다. 비영리로 운영되어오면서도 날로 인기 리에 네티즌들의 방문이 폭주하면서 시설확충이 요구되었고 자금압박이 가중되어 왔다. 이러한 중에 또 다른 외압이 이중으로 숨통을 조이는 형국에 이르렀으니 나의 분신 곧 우리들의 분신들이 안주하는 데에 이상이 오지나 않을까 하여 함께 아파하고 있는 때이다.

    <문학의 즐거움>은 정보통신부로부터 청소년들에게 권장하는 건전한 인터넷 사이트로 지정되었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사이트(폭력, 섹스, 사치, 낭비, 비도덕-비유리적 等)가 날로 창궐하는 이때에 <문학의 즐거움>에 압박을 가하여, 주옥같은 글들이 자취를 감춘다면 어찌되겠는가? 청소년들을 유해한 사이트로 쫓아버리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가? 그렇게 된다면 우리모두의 책임이 된다.

    그나마 이 땅에 희생을 무릅쓰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생한 <문학의 즐거움>새싹을 자라기도 전에 싹둑 잘라 버리는 어리석음이 있어서는 아니 되겠다. 곧 우리의 분신들도 싹둑 잘리는 셈이 되는 것이니 이 또한 비참함이 아니겠는가? <문학의 즐거움>을 사랑하는 우리 모든 문인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사명감으로 함께 하여 힘을 합치고, 고통이나 난관을 분담하며 외세 외압에 대처하는 공동관심사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

    우리의 분신인 글들이 <문학의 즐거움>을 통하여 무제한(한정적 지면 선택된 작가만이 치중되는 모순을 지양하고 작가 누구나 평준화된 자격으로 골고루)으로 발표되는 기쁨을 누려 왔다. 그리고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의 많은 독자들로부터 24시간 개방되어 읽히며 박수 갈채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인데 외압으로 인하여 주옥같은 글들이 서랍 속으로 사라지도록 강요당한다면 그 글은 죽은 글이 되고 말 것이다. 글이란 햇볕이 쨍쨍한 광명천지(光明天地)에 내어놓고 살아 숨쉬어야하며, 한 시라도 쉼 없이 사랑 받고 읽혀져야 한다. <문학의 즐거움>은 과거와 같이, 어느 한정(限定)한 문인에 국한되어 글이 발표되는 것을 지양하고 평준화되어 골고루 발표할 수 있는 계기의 발판이 되어준 장점도 지니고 있다.

    글은 글을 쓰는 권리도 있고, 발표할 권리도 있으며, 이를 읽을 독자의 권리, 또한 있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구가 균등하게 이루어져야 이상적일 것이다. 자연적이 아닌 너무나 인위적이고 상업적이며 강압적인 저작권 시시비비는 최고의 지성을 지닌 예술인으로서는 심사숙고할 여지가 요구된다. 예술행위를 위축시키지 않거나 중단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책임을 느끼면서 더욱 발전시켜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진행되어야 옳을 것이다. 그리고 법률적 가치가 인지되고 인식되는 계몽기간이 요구되며 그 기반이 확고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점진적으로 합의하에 서로 유익하도록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일반 문인들은 무턱대고 저작권이 아니다. 저작권에 너무 비중을 두면 작품 발표는 소위 유명인에게 편중되고 무명인의 작품은 서랍 속에서 밤낮 없이 잠자고 있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다. 상업적으로 따지자면 누가 비싼 돈을 주고 무명하고 인기 없는 작가의 글을 실어줄 것인가. 상업적인 곳에서는 손해보는 일은 안 한다. 우리의 분신인 글이 태어나면, 많이 발표되고 많이 읽혀지는 것이라야 보람된 일이라 생각해본다. 그것을 어찌 돈으로만 계산하겠는가. 의사가 상황에 따라서 유료 무료 진료를 할 수 있으며, 변호사가 경우에 따라서 유료 무료로 변론을 할 수 있듯이 말이다. 욕심이 없는 곳에는 저작권 시비도 송사도 없다. 오직 아름다운 글과 藝術魂이 빛을 발할 뿐이다. 요즘 醫· 藥· 政 다툼에 시민(환자)들만 골탕먹고 있듯이, 급진적 저작권 시비에서도 독자들만 읽을거리를 앗기게 되는 꼴이 되고 말 것이 뻔하다.
    지금까지 <문학의 즐거움>은 독자들의 가까이 에서, 그야말로 '문학의 즐거움'을 확산하는데 기여하여 오고있는 것이다.



    *2000. 12. 11. 인터넷 <문학의 즐거움>www.poet.or.kr/hdj 함동진 홈페이지 게시판 및 www.poet.or.kr 메인 게시판에 게재.

    깊은산골(長山)
    함동진
    http://www.poet.or.kr/hdj


    ***************************************************


    ◀ ★저작권에 대한 짚어볼 권고문들★ ▶
    -문단에서도 이를 원용하여 귀기울여보자.

    ********** 1.
    ▶ 사이버 저작권, 새틀 짜야


    곽동수


    음반업계는 환호하고 네티즌은 반발한다.

    ‘한국판 냅스터’인 소리바다를 둘러싼 양측의 팽팽한 대결은 법원이 최근 소리바다 서비스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실 소리바다에 대한 양측의 기본 인식이 크게 다른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논쟁은 계속되었을 것이다.

    음반업계의 입장은 단호하다. 소리바다를 통해 불법으로 음악파일이 유통되고 있는 만큼, 명백한 저작권 위반으로 서비스 중지는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사이버상이지만 불법으로 음악을 거래하는 거대한 시장이 형성된 탓에 현재와 같은 음반시장 침체가 계속된다는 업계의 주장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런 인식 자체가 틀렸다고 지적한다. 소리바다는 그저 개인과 개인간의 정보교환 창구일 뿐 소리바다는 디지털 음악파일인 MP3를 직접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리바다가 저작권을 위배한 것은 아니며 음반업계가 주장하는 시장침체의 원인을 MP3에 돌리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대응이라는 말이다. 역시 일리가 있다.

    양측의 주장을 들으면 모든 원인을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혁명은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이들마저 놀라게 할 만큼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채 인식되기도 전에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든다는 것이며, 이를 적극 수용하는 일부 계층에게는 큰 힘이 되지만 나머지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소리바다가 바로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성공적인 월드컵을 개최하며 정보통신(IT) 강국의 이미지를 세상에 알린 나라치고는 참으로 답답한 결정이라는 생각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선 통신인프라를 갖추고 업무는 물론 여가에도 컴퓨터를 적극 활용하며, 이동전화를 통한 무선 인터넷이 이미 일상에 자리잡은 2002년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유사이래 모든 저작물은 불법복제에 시달려 왔다. 그 동안 불법복제를 막는 방법은 그리 어려울 게 없었지만 디지털 혁명은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디지털 흐름은 우리의 21세기를 주도할 게 틀림없고 이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업계와 사용자 모두가 달라져야 하는 대명제에 봉착해 있다. 법적 대응은 구 시대에 맞는 방법일 뿐 진정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네티즌들에게 어떻게 음반을 사게 만들 것인지, 고쳐야 할 점은 없는지 짚어봐야 한다. 사용자들 역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는 무조건 결백하다’는 식의 태도는 버려야 한다. 그리고 서로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업계와 사용자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없으면 들을 수 없고, 듣는 이 없는 음악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사회 지도층이 맡아야 할 몫이 있다. 디지털에 맞는 새 틀을 짜는 작업이다. 법, 제도, 질서, 교육, 생활 모두가 디지털에 맞게 조용히 바꿔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다른 나라의 뒤를 따랐다면 이제는 우리가 앞장서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강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껏 쇼핑몰이면서 학교이고, 박물관이면서 포르노 공연장이고, 개인의 낙서장이면서 정부·기업의 창구로 쓰이는 도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

    소리바다 사건은 이 새로운 도구가 자리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해프닝일 뿐이다.

    승자와 패자 모두 끝까지 가보자는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두자. 지혜를 모아 현명한 해결책을 만들고, 이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야 말로 수 백만명이 모였던 월드컵 길거리 응원만큼이나 전세계에 커다란 놀라움을 안겨줄 것이다.

    * 곽동수 KCU(한국싸이버대) 정보통신학과교수
    ⊙ 발표문예지 : 한국일보[2002/7/14]


    **********2.
    ▶ 소리의 ‘바다’를 막을수 없다

    최혜실崔惠實(평론가, 최혜실/KAIST 교수·국문학)



    ‘소리바다’ 때문에 인터넷이 난리다. 네티즌들이 ‘소리바다’를 살리자고 하면서 관련 사이트를 만들지 않나, 음반 불매 운동을 전개하지 않나, 인터넷이 뜨겁다. 게시판에 오른 네티즌들의 사연을 보면, 공짜를 좋아하는 심리를 버리라는 비난도 가끔 눈에 띄지만 주로 음반업계의 횡포를 비난하는 의견이 많았다.

    음반업계는 IMF(국제통화기금) 한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이유가 무단복제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고, 그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업계는 지금의 음반 시장에 대한 네티즌들의 강한 불만에 대해서 명심해야 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테이프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CD가 보편화되면서 다소 편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듣고 싶은 곡은 10~15곡 중 한 둘 정도일 뿐이다. 그러던 차에 자신이 원하는 곡만 빠른 시간에 손쉽게 다운받아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이제 음반업계도 기존의 음반 판매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 매체의 장점을 살려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소리바다’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다. 요즘 학생들의 리포트 채점은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니다. 온갖 사이트를 조사하여 관련 정보를 입수, 교묘하게 짜집기하는 실력은 가히 천재적이어서 도저히 표절여부를 짐작할 수 없는 리포트들이 부지기수인 것이다. 심지어 소설 작품을 분석하라고 하면 인터넷 게시판에 평범한 독자가 올린 글 중 잘된 것을 통째로 다운받아 오는 경우까지 있다. 처음에는 남의 지식을 도둑질하는 학생들의 처사에 분노를 느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필요한 정보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고 네티즌이 자신의 능력과 취향에 따라 그 정보를 얼마든지 손쉽게 변형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종래의 시험 방식을 고수하는 교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학생들의 실력은 오픈 북 테스트를 하든지 구술 시험을 치르든지 하여 파악하고 리포트는 학생들의 자료 정리 능력을 측정하는 데 참고로 하면 되는 일이다.

    구청이나 민간 단체에서 중고품 물물교환 장터를 자주 연다. 시민들은 필요 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자신에게 긴요한 물건을 구입한다. 이 방식은 지금 물자 절약, 혹은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소리바다’도 회원들끼리 음악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장터로 비유할 수 있다. 즉 ‘소리바다’는 중앙 서버가 음악의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어서 회원들이 그것을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다소 불완전하지만 네티즌들끼리 음악 파일을 서로 공개·검색·전송 받는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구청이나 시민 단체처럼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중앙 서버 없이 인터넷 계정만으로 직접 정보를 연계해 주는, 한 걸음 더 나아간 P2P 방식이 소개되고 있는데, 지금의 법은 개인이 전자 메일을 통해 저작물을 전송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음악 동호인들이 서로가 원하는 곡을 교환하는 데에까지 일일이 법적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문제는 물물교환하는 물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장터에서 교환하는 물건은 사용 기간이 지남에 따라 낡아서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복제를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거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고품을 주고받는 것이 생산 시장에 큰 위협을 주지 못한다. 반면, 디지털 매체를 통해서 교환되는 ‘소리바다’는 복제가 쉬울 뿐 아니라 질도 원본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제품 생산과 소비 방식을 고집할 때, 기업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방식을 제대로 확립 못해서 소비자만 ‘도둑’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인터넷상의 상거래는 기존의 저작권법을 변형시키는 수준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기업이나 소비자나 오프 라인에서 이루어진 상거래 질서의 관행을 들어 서로를 비난한다면 그것은 피곤한 소모전이 될 뿐이다. 이제 상품의 가치가 달라지고 있는 만큼 기업은 거기에 대해 대가를 받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 (조선일보[문화 비전] 2002.07.19. 최혜실/KAIST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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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바다는 계속되어야한다!
    -소리바다 이슈의 쟁점

    참세상방송국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사무국장)

    소리바다 판결의 중요성
    2002년 7월 9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MP3 음악 파일 공유프로그램인 '소리바다'(http://www.soribada.com)에 대하여, 음반복제 등 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지난 해 2001년 1월, 음반사들이 소리바다의 운영자를 고소하고, 8월에 검찰이 소리바다를 기소한 이후, 최초로 내려진 법원의 판결이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물론 소리바다의 위법성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이 아니라, '가처분 결정'일 뿐이지만, 본안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소리바다와 관련한 판결은 단지 소리바다 사이트나 MP3 음악 파일의 이용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향후에 인터넷 상의 모든 디지털 저작물의 이용 방식에 대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그 파급력은 엄청나며,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저작권에 대한 오해
    음반사 측은 'MP3는 상품이다'라고 단언한다.(이창주, 'MP3는 상품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MP3 음악파일을 자신들의 허락없이 어떠한 형식으로든 유통하는 것은 '도둑질'이다. 그러나, 저작권을 일반 물건의 소유권과 같이 인식하는 것, 그리고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이익만을 보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저작권은 '문화의 발전'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지식의 확산이나 이용자의 권리 역시 균형있게 보호하고자 한다. (물론 저작권법은 시장을 통한 보상을 전제한다는 측면에서, 정보접근의 불평등이라는 자본주의의 일반적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권리는 우선 보호기간이 제한되어 있으며(저작권 보호기간은 저작자 사후 50년 동안이다.), 특정한 상황에서 일정정도 '제한'을 받게된다. 이를 해외 저작권법에서는 '공정이용(fair use)'이라는 일반 조항을 통해서, 국내 저작권법에서는 '제6절 저작재산권의 제한' 조항을 통하여 구현하고 있다.

    공정이용의 여부
    소리바다와 관련해서 문제는 인터넷에서 저작권을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저작권은 인정이 되고 있다. 96년에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실연음반조약'의 체결을 통해 디지털 환경을 법체계내에 포섭하였고, 이후 국내에서도 전송권을 신설하는 저작권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미 PC 통신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MP3 음악 파일을 제공하는 것은 규제되고 있다.

    소리바다를 둘러싼 문제는 '이용자들의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파일 교환'을 저작권 위반으로 볼 것인가이다. (소리바다의 불법성 이전에 이용자들의 불법성 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 소리바다에서 음악 파일의 유통은 소리바다 서버를 경유하지 않으며, 이용자들의 PC에서 PC로 전송된다. 따라서, 이용자들의 파일 교환은 '개인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며(즉, 무작위 다수를 대상으로 파일의 배포를 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대부분 '비영리적'이다. 법적인 차원에서는 소리바다를 통한 파일 교환을 저작권법 제27조에서 보장하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 볼 수 있는가 여부이다.

    제27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일반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사실 현행 법에 근거한 해석에서는 여러가지의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인터넷 공간을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소리바다를 통해 서로 모르는 사람과 파일을 교환하는 행위도 '개인적'인 이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등. 그런데, 더욱 어려운 점은 '인터넷의 특성'으로 인해서 기존의 현실 세계와는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후에 더욱 자세히 보기로 하자.

    소리바다의 음반시장에의 영향
    우선 소리바다가 음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음반사들은 음반시장의 불황이 전적으로 소리바다의 영향인 것처럼 과장한다. 역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은 그 원인이 음반의 질적인 저하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음반사들은 음반 매출의 감소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에는 전반적인 경기변동이나 월드컵 같은 사회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논리적으로 보았을 때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 모두 예측할 수 있다. 즉,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과, 소리바다로 인해서 음악 애호가들의 풀이 확장이 되기 때문에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모두 가능하다. (물론 이는 MP3 파일로 듣거나 보관하는 것보다, 음반이 그 이상의 소장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런데, 소리바다 사건을 계기로 이용자들은 음반사에 쌓였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외모 위주의 가수 선발이나, 가수들이 연예 오락프로에 지나치게 출연하는 등, 음악 외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반면에, 양질의 음악이 생산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단지 이용자들의 억지로 돌리기는 힘들 듯 하다. 그리고, 한 음반에서 괜찮은 곡은 1~2곡 밖에 없는데, 음반 전체를 구매해야하는 것은 일종의 끼워팔기라고 주장한다. 만일 과거의 음반 유통 구조가 이와 같이 불합리하다면, 이용자들이 음반을 사는 대신 좋아하는 곡만 MP3로 듣는 것을 (그리고, 그만큼 음반 판매가 감소하는 것을) 정당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런 측면에서는 싱글 음반의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소리바다가 음반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평가하기 힘들다. 그런데, 음반 시장의 영향이 판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공정이용' 조항에 근거한 판단에서는 시장에의 영향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저작재산권 제한 조항을 열거하는 경우, 시장에의 영향을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만일 시장에의 영향이 크다면, 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측면도 생각해봐야 한다. 즉, 인터넷의 확산은 음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 영역에도 많은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유통 업종의 경우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온라인 서점의 등장으로, 기존의 오프라인 서점이 타격을 받는 것처럼. 이러한 환경의 변화로 인한 특정 업종에의 피해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일정정도의 이윤을 보장해 줘야할 이유라도 있다는 말인가?

    소리바다와 냅스터
    소리바다와 냅스터는 자주 비교된다. 그리고, 냅스터의 경우 저작권 위반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소리바다에 대해서도 똑같은 예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리바다와 냅스터는 구조상 차이가 있으며, 이것이 법적 측면에 많은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된다. 냅스터는 중앙 서버에서 이용자에 대한 정보뿐만이 아니라, 음악 데이터베이스 역시 관리하고 있다. 반면, 소리바다는 이용자에 대한 정보만을 중앙 서버에서 관리할 뿐, 음악의 검색 및 파일의 교환은 이용자들 사이에 이루어진다. 즉, 냅스터의 경우, 이용자들의 파일 교환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이용자들의 파일 교환이 불법이라면 이에 대해서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냅스터나 소리바다 모두 일종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로 볼 수 있으며, 그 관여 정도에 따라 책임의 정도가 달라진다. (중앙서버가 없는 순수한 P2P방식이 그누텔라이다. 이는 이용자들 외에는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주체가 없다. 다만, 아직 대중화될 정도의 성능을 구비하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미국에서 냅스터가 결국 패소했지만, 그 결과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미국의 경우, 냅스터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시민단체, 법적 전문가 그룹이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더욱 많았다. 최종 판결이 그렇게 나왔다고, 옳은 결론이었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음반사는 사실상 전 세계를 지배하는 다국적 기업이며, 그들의 로비력과 자금력이 많은 영향을 끼쳤음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한, 미 정부의 지원하에 나온 보고서조차, 디지털 시대에 저작권 제도가 갖고 있는 딜레마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유료화가 해법인가?
    점차 많은 사이트들이 정보를 유료화하고 있다. 소리바다 역시 음반사와 타협을 하여 유료화로 전환할지도 모른다. 소리바다의 유료화는 소리바다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향은 될 수 있을지언정, 인터넷에서의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또 다른 제2, 제3의 소리바다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고, 법적 분쟁은 다시 발생할 것이다. 핵심적인 문제는 유료냐 아니냐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즉, 어떤 사람이 돈을 주고 MP3 음악을 사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유통시켰을 때, 이것이 합법적인가 아닌가와 관련된 문제이다.

    디지털 딜레마
    인터넷은 축복이면서 굴레가 될 가능성도 높다. 과거에 저작권법의 주요 단속 대상은 상업적으로 대량의 불법복제를 행하는 사람이었다. 개별 이용자들의 복제는 비용도 어느 정도 들고, 복제의 질도 좋지 않았으며, 시장에의 영향력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인터넷은 거의 비용이 없이, 원본과 동일한 복제물을,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 복제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항상 저작권자들은 우려를 했고, 소리바다에 대한 우려도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해 규제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또 다른 재앙을 맡게될 것이다. 우선 과거에는 허용되었던 친구에게 책을 빌려주거나 복사해주는 행위가 인터넷에서는 금지된다면(디지털이기 때문에 금지한다?), 디지털화와 인터넷이 가져다 준 정보 유통에 있어서의 혁명적 가능성을 우리가 축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또한, 과거에는 보는 것, 듣는 것, 읽는 것과 복사하는 것이 뚜렷이 구별되었지만, 인터넷 환경에서는 모든 행위가 복제를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복제할 권리(Copy-right), 즉 저작권을 인터넷 환경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적용한다면, 이용자의 정보 접근권은 과거보다 더욱 침해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만일 이용자들의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파일 교환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판결이 된다면, 메신저나 메일을 통한 파일 교환 역시 불법으로 규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규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용자들에게 메신저와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당연히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ISP들은 이용자의 메신저나 메일 등 개인적인 영역까지 감시할 것이며, 이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권의 침해이자 중대한 통제 메커니즘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에는 모든 것이 기록이 남는다. 네트워크가 현실보다 더욱 통제에 노출되어 있으며, 통제된 네트워크에서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는 죽음을 맞게 된다.) 이와 같이 디지털 환경의 진전은 저작권과 근본적인 모순을 빚고 있으며, 저작권자와 이용자 양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사실 진정한 음악인이라면 자신의 노래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될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인터넷은 창작자와 수용자가 서로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가수들이 소리바다에 반대하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음악보다는 돈에 환장했는가?

    문제는 현재 음악 생산의 구조가 지나치게 음반사에 종속되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음악 영역만이 아니라, 지식과 문화 자체가 산업화되어 가면서, 투자자인 거대 문화기업 위주로 창작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 창작자들은 이들 기업에 고용되거나, 종속적 계약 관계를 맺는다. 음반사의 눈에 들지 못하는 창작자들은 주류 유통망에서 제외된다. 소수의 스타들은 이러한 종속적 현실과 대부분의 소외된 창작자들의 현실을 은폐하는 구실을 한다. 문화기업에게 문화 생산물은 단지 '상품'일 뿐이며, 따라서 '대가없이' 유통되는 것은 곤란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저작권 강화를 요구할 것이며, 인터넷이 닫혀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문화의 산업화로 인한 문화의 왜곡은 또 다른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생산 구조가 존재하는 한, 인터넷과 저작권은 끊임없는 긴장을 재생산할 것이며, 모순은 갈수록 심화되어 나갈 것이다.

    이제 저작권법에만 기대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인 모순의 해결을 위해서는 법제도적 측면 뿐만이 아니라, 문화 생산의 방식까지 변화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생산-유통-소비의 방식이 제안되기도 한다. 즉, 곡을 창작한 누군가, 혹은 그것을 노래로 불러 MP3 파일로 만든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려놓는다. 음악이 괜찮다면, 그것은 소리바다나 음악 동호회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어 나갈 것이다. 창작자와 이용자간의 커뮤니티도 형성이 될 것이며, 인터넷을 통해 음반 주문을 받고, 택배로 배달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연이 열리면, 인터넷을 통해 확보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음반 판매 수익과 공연을 통해 창작자는 음악에 전념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어떤 사람은 별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남는 시간을 통하여 창작 활동을 수행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수용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다른' 생산방식이 과연 가능할까? 원론적으로 이야기해서, 각 문화 영역마다 특성에 따른 서로 다른 실험이 필요하다. 시간은 물론 오래 걸릴 것이다. 문제는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리바다를 폐쇄하고, 이용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시스템을 선택할 것인가? 적어도 그 길이 옳은 길이 아님은 분명하다. 적어도 지금 소리바다가 폐쇄되어서는 안된다.

    2002년07월19일 11:38:50
    참세상뉴스(chamnews@jinbo.net)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사무국장) 진보네트워크 http://www.jinbo.net/에서 옮김


  • 소리바다

    치졸한 한국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