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년, 무법천지 에바다 사태 : 진단과 해결을 위한 10문 10답

에바다 농아학교 학생들은 97년에 설립된 '해아래집'(농성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중심이 되어 97년 설립됨) 원생들과 현 에바다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원생들로 나누어진다. 현재 정당한 학교 운영을 위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신임이사들을 폭력으로 막아내고 있는 원

벌써 6년, 무법천지 에바다 사태
진단과 해결을 위한 10문 10답

보건복지민중연대 사무국장 한 진

Q1. 에바다 사태의 발단은?

1996년 11월 27일 농아아동 교육기관인 평택 에바다 학교의 학생들이 배고픔과 추위, 강제노역과 폭행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에바다 비리재단(최성장 이사장 및 최실자 농아원장) 퇴진을 위한 농성'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96년 농성 이전에도 크고 작은 농성은 계속적으로 있어왔다. 당시 에바다 원생들의 상태는 배고픔에 시달리다 개밥을 찾아먹을 정도였고, 인신매매과 미군에 의한 성추행, 구타와 실종, 의문사가 잇따르는 등 그야말로 비참한 상태였다. 에바다 시설비리의 문제는 횡령 및 행정비리, 의문사, 인권유린, 족벌체제, 교권침해, 관과의 유착관계 등이 어우러진 사회복지 시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비리의 표본과도 같다.

Q2. 현 에바다 사태에 이르기까지 경과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에바다의 비리실상이 폭로되면서 단지 이것이 한 시설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하에 97년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연대회의'가 구성되었다. 연대회의에서는 실질적인 학교의 운영권을 갖는 이사진 구성에 있어서 구 비리재단을 척결하고 민주적인 이사진을 구성하는데 집중해왔다.
구 비리재단 측의 기득권을 지켜내려는 각종 저항에도 불구하고, 몇 년에 이르는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투쟁 끝에 거의 구 비리재단 측 이사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민주적 이사진을 구성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구 비리재단 직원들이 농아원과 학교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농아들을 선동하여 새로운 민주적 이사진과 교장, 학교직원이 들어올 수 없도록 버티는데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맞서 민주적 이사들은 에바다 농아원과 학교 운영을 파행으로 이끈 직원들을 지난 1, 2월 동안 해임처분해왔다. 이들에 대한 '농아원, 학교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최씨 일가 측 직원 전원에 대한 농아원학교 출입금지 가처분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버젓이 에바다학교에 출입하며 3개월째 농아원 불법 폐쇄를 주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바다 신임이사진은 이러한 불법폐쇄와 점거를 중단시키고 에바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지난 7월 15일 에바다 농아학교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이를 자신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한 농아원생들의 각목·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는 폭력행사로 인해 전경, 신임이사, 연대단위 학생·노동자 등 십수명의 부상자가 속출하였다. 결국 경찰에 의해 끌려나온 신임이사진과 연대단위들은 에바다 학교 앞에서 일주일간 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Q3. 구 비리재단 측이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았으면서도 계속 에바다에 머무르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미 서술했다시피 에바다 복지회는 최씨 일가의 족벌체제 속에서 더욱 많은 이윤을 형성해내기 위한 온갖 비리와 범법행위가 벌어졌던 곳이다. 최씨 일가가 에바다로부터 축출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며, 따라서 지금의 폭력사태에 이르는 완강한 저항을 통해 이를 계속 지켜내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관, 경찰과의 유착관계도 이들이 농아원과 학교를 불법점거까지 하면서 버틸 수 있게 하는 주요한 동인이기도 한다.

Q4. 현 에바다 원생들은 왜 폭력을 휘두르는가?

에바다 농아학교 학생들은 97년에 설립된 '해아래집'(농성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중심이 되어 97년 설립됨) 원생들과 현 에바다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원생들로 나누어진다. 현재 정당한 학교 운영을 위해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신임이사들을 폭력으로 막아내고 있는 원생들은 현재 에바다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농아들이다. 이들은 최근 구 비리재단측 직원들이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기까지 - 물론 현재도 불법 점거를 하고 있지만 - 그들과 생활하면서 농아라는 특성상 다른 매체와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견해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여있다. 이 농아들은 그곳이 곧 생활터전이자 교육공간인데 신임이사들이 들어와서 학교가 운영되면 자신들이 그곳에서 모두 쫓겨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폭력을 휘두르는 이유는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절박하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폭력 농아원생들에 대한 처벌 이전에 이들을 구 비리재단 이사 및 직원들과 격리시키고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공유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이다.

Q5. 경찰들은 왜 법적 정당성을 가진 현 신임이사들의 학교진입을 막고, 원생들의 폭력을 묵과하는가?

99년에 궁지에 몰린 구 비리재단 측과 평택시청이 맺은 비밀합의 각서가 발견되었었다. 그 내용은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 비리재단 측에 다시 운영권을 주겠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관과 철저한 유착관계를 맺어왔던 비리재단은, 에바다 문제가 사회적 파급력을 갖기 전에는 비리와 연루된 명백한 증거들이 꾸준히 제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사법처리도 받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경찰과의 유착 혐의 또한 벗어나기 어렵다. 이는 지금 보여지는 경찰의 대응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법적인 처리를 온전하게 하려면 경찰과 공권력은 불법 점거를 하고 이는 비리세력을 내몰고 더 이상 폭력행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충돌이 격렬해지지 않도록 막는 시늉을 하면서 거꾸로 업무정상화를 위해 진입한 민주적 이사들을 끌어내었으며 이들의 출입을 막고 폭력행위를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Q6. 6년간 에바다학교의 파행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데...

6년간의 파행운영으로 인해 그 누구보다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교육받아야 할 시기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파행적인 운영 속에서 고통받아왔던 농아원생들의 피해는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신임이사진의 에바다 학교 진입이 있었고, 이에 저항하는 농아원생들의 폭력이 이어지고있는 시점에서 학생들의 피해 및 조속한 해결을 강조하는 것은, 애초 학생들의 피해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가를 보지않고 현재 진행되는 사태의 양상에만 치우쳐 문제의 본질을 호도할 우려가 있다.
에바다 시설비리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장애인들이 주체가 되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에바다 농아원생들의 고통과 피해는 더욱 구조적으로 안착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올바르고 원칙적인 비리문제의 해결이다.

Q7. 구 재단측 이사, 신임이사 모두 문제가 있으므로 관선이사를 파견해야 한다?

구 재단측과 신임이사, 양 진영간에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것은 단지 운영권 다툼의 문제가 아니라, 비리재단의 기득권을 계속 보장하느냐, 기관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느냐를 둘러싼 격렬한 투쟁의 과정이다. 이를 두고 양비론을 펴며 중립적인 듯한 견해를 펴는 것은 사실 중립이 아니라 지난 6년간 기관 민주화와 정상화를 위해 투쟁해온 성과를 무력화하는 한편 오히려 비리세력을 비호하는 시도에 불과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Q8. 장애인의 문제이므로 장애인 당사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최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에서 현 신임이사진이 농아원내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고 무리한 진입을 시도함으로써 현재의 폭력사태를 자초하였다는 내용의 성명을 낸바 있다.
물론 장애인의 문제에 있어서 장애인 당사자의 견해를 존중하고 그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에바다 폭력사태의 내용을 보면 앞서도 서술하였지만, 현재 농아원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원생들의 경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아무런 조건도 마련되지 않은 채 오로지 구 비리재단 측의 견해를 수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런 상황임을 뻔히 알면서 농아원 내의 당사자들의 의견을 존중해야한다는 말은 곧 비리재단 측의 견해를 수용해야 한다는 말에 다름아니다.
'당사자주의'를 엄격히 적용하려면, 무엇보다도 비리세력의 범법행위에 대한 사법처리가 선행된 후에 농아원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원생들이 어떠한 신변에 대한 공포에서도 벗어나 자유롭고 민주적인 논의를 통해 에바다 사태 해결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9. 에바다 사태, 과연 어떻게 해야 해결될 것인가?

96년부터 진행된 에바다의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투쟁으로 인해 현재 민주적 이사진이 구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 강제노역·구타·인신매매·성폭행·피살의혹·후원금 착복 등의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그 중 일부는 사법처리를 받기도 한 구 비리재단 측에는 에바다 학교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이 내려진 상태이다. 어찌보면 매우 명확한 문제처럼 보이나 법보다 관행·주먹이 먼저임을 실감나게 하는 것이 현재 에바다의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원생들의 폭력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바다를 불법점거·폐쇄하고있는 구 비리재단 최씨 일가와 그 측근 직원들을 에바다 학교에서 몰아내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원생들과 완전하게 격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연후에 에바다 농아학교 원생, 해아래집 원생, 신임 이사진, 지역주민과 함께 에바다의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시도들을 진행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현재 필요한 것은 엄정한 법집행이다. 그러나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관과 경찰이 비리재단과 유착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미 구 비리재단은 법위에 군림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적 이사진의 진입시도와 대치상황은 이러한 고리와 관행을 깨나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이다. 따라서 현 시기 에바다 사태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 여타 운동단위의 연대가 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Q10. 에바다 투쟁이 조속·원만한 해결보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에바다 문제는 단지 일개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시설비리 투쟁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이러한 시설비리의 문제, 공권력·정치권과의 결탁문제는 전사회적인 비리양산구조와 연계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사회복지 법인, 사학재단 등 비영리법인이 안고 있는 문제이다.
해마다 심심찮게 시설비리의 문제가 터져나오고 이로 인한 인권침해가 횡행하지만, 언론에 시끄러울때만 잠시 주춤했던 시설비리는 얼마안가 또 다시 고착화되고 곧 이어 비리세력이 득세하곤 했다. 그러나 6년여를 끌어온 에바다 투쟁이 승리한다면 그 파급력은 전국의 시설비리 척결투쟁에 있어 큰 선례로 남아 다른 투쟁들을 촉발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완강한 구 비리재단의 저항에 밀려 조속·원만하게 타협해선 안되고, 반드시 비리재단을 몰아내 완전한 민주화·승리를 쟁취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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