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등 위헌확인사건
(99헌마480)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영일재판관)는 2002년 6월 27일(목)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을 금하고 이러한 전기통신에 대하여 정보통신부장관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그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같은법시행령 제16조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항공대학교 학생으로서, 1998.9.14부터 주식회사 나우콤에서 운영하는 종합컴퓨터 통신망인 '나우누리'에 '이의제기'라는 이용자명(ID)으로 가입하여 컴퓨터통신을 이용하여 왔다. 청구인은 1999.6.15. 위 '나우누리'에 개설되어 있는 '찬우물'이라는 동호회의 '속보란' 게시판에 "서해안 총격전, 어설프다 김대중!"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였는데, '나우누리' 운영자가 같은 달 21 정보통신부장관의 명령에 따라 위 게시물을 삭제하고 청구인에 대하여 '나우누리' 이용을 1개월 중지시켰다. 이에 청구인은 정보통신부장관의 위와 같은 명령의 근거조항인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같은법시행령 제16조 등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고, 적법절차 및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는 위헌조항이라고 주장하면서, 1999.7.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전기통신사업법(1991.8.10. 법률 제4394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53조(불온통신의 단속)
① 전기통신을 이용하는 자는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용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통신의 대상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정보통신부장관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통신에 대하여는 전기통신사업자로 하여금 그 취급을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 같은법시행령(1991.12.31. 대통령령 제13558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16조(불온통신) 법 제5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전기통신은 다음 각호와 같다.
1.범죄행위를 목적으로 하거나 범죄행위를 교사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2.반국가적 행위와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3.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3. 결정이유의 요지
** 다수의견
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명확성의 원칙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
그런데,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이라는 불온통신의 개념은 너무나 불명확하고 애매하다. 여기서의 "공공의 안녕질서"는 위 헌법 제37조 제2항의 "국가의 안전보장·질서유지"와, "미풍양속"은 헌법 제21조 제4항의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와 비교하여 볼 때 동어반복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처럼, "공공의 안녕질서", "미풍양속"은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어서 어떠한 표현행위가 과연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의 가치관, 윤리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고,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객관적으로 확정하기도 어렵다.
나. 나아가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는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이라는 불온통신의 개념을 전제로 하여 규제를 가하는 것으로서 불온통신 개념의 모호성, 추상성, 포괄성으로 말미암아 필연적으로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다 함께 규제하게 되어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 즉, 헌법재판소가 명시적으로 보호받는 표현으로 분류한 바 있는 '저속한' 표현이나, 이른바 '청소년유해매체물' 중 음란물에 이르지 아니하여 성인에 의한 표현과 접근까지 금지할 이유가 없는 선정적인 표현물도 '미풍양속'에 반한다 하여 규제할 수 있고, 성(性), 혼인, 가족제도에 관한 표현들(예컨대 혼전동거, 계약결혼, 동성애 등에 관한 표현)이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규제되고 예민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관한 표현들(예컨대 징집반대, 양심상의 집총거부, 통일문제 등에 관한 표현)이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하는 것으로 규제될 가능성이 있는바, 이러한 경우 전기통신의 이용자는 표현행위에 있어 위축되지 않을 수 없고 이로 말미암아 열린 논의의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된다.
다. 또한,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통신의 대상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왜냐하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의 개념은 대단히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수범자인 국민으로 하여금 어떤 내용들이 대통령령에 정하여질지 그 기준과 대강을 예측할 수도 없게 되어 있고, 행정입법자에게도 적정한 지침을 제공하지 못함으로써 그로 인한 행정입법을 제대로 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행정입법자는 다분히 자신이 판단하는 또는 원하는 "안녕질서", "미풍양속"의 관념에 따라 헌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얼마든지 규제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는 위 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시행령 제16조 제2호와 제3호가 위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1항에 못지 않게 불명확하고 광범위하게 통신을 규제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라. 마지막으로 불온통신의 취급거부, 정지, 제한에 관한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3항 및 불온통신의 개념을 정하고 있는 같은법시행령 제16조는 위헌인 같은 조 제1항, 제2항을 전제로 하고 있어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각 위헌이다.
4. 결정의 의의
이 사건 결정은, 공중파방송과 달리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로 자리를 굳힌 인터넷상의 표현에 대하여 질서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려고 할 경우 표현의 자유의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현재와 같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법률규정으로 광범위하게 규제하여서는 아니되고 법률에 의하여 규제되는 범위를 구체적이고 엄밀하게 한정할 필요가 있음을 명백히 한데 그 의의가 있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위한 싸움 경과
1999년 6월 전기통신사업법 53조 불온통신의 단속에 대해 위헌소송
2000년 7월 정통부, 당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을 '개인정보보호및건전한정보통신질서확립등에관한법률'(약칭 통신질서확립법)으로 개정한다고 발표. 시민단체들은 시민사회가 청소년 유해정보와 사이버 성폭력의 문제를 자율적으로 정화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여건을 조성하기보다는 이를 명분 삼아 통신망에 대해 무모한 통제를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반발.
2000년 10월 전국 100여개 사회단체, 정보통신검열반대 공대위 결성
2000년 12월 통신질서확립법 국회 본회의 통과. 청소년 유해매체물 표시 조항이 시행령으로 넘겨짐.
2001년 4월 정보통신부, 시행령 공청회서 '내용선별소프트웨어'라는 말로 인터넷내용등급제를 부활시키려 시도
2001년 6월 정통윤, 김인규교사의 사이트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 폐쇄. 김인규 교사 긴급체포. 이에 대한 항의 일어남.
2001년 7월 통신질서확립법 발효. 이에 항의하여 국내외 500여 홈페이지 사이트 파업
2001년 6월 정통윤, 자퇴청소년 사이트 '아이노스쿨' 폐쇄조치. 시민단체들 항의
2001년 10월 22일 [정보통신검열반대 공동행동] 활동가들 인터넷내용등급제 반대와 정보통신부 장관 퇴진을 주장하며 명동성당에서 1인 릴레이 철야단식 농성에 돌입
2001년 11월 12일 최초의 게이 커뮤니티 엑스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달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다"는 골자의 통보를 받음. 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사이트 파업에 돌입
2002년 3월 13일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인터넷등급제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 인터넷의 국가검열을 철폐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안적인 인터넷 환경을 모색하고 개발하기 위한 활동을 할 예정'
2002년 6월 27일 전기통신사업법 53조(불온통신, 정통윤 근거조항)에 대해 위헌판정
2002년 7월 26일 정보통신부,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불온통신의 단속)의 개정안을 입법예고. 시민단체들은 '불온'을 '불법'으로 바꾼 것일뿐 정통윤을 내세운 검열에는 변한 것이 없다고 반발
2002년 6월 성공회대 학생인 전지윤씨가 인터넷에 올린 토론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며 구속기소
2002년 7월 25일 민주노동당원 김강필씨 민주노동당 사이트에 주체사상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
2002년 8월 14일 서울행정법원, 동성애 사이트 엑스존(http://exzone.com)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고시 철회 청구 기각. 시민단체들은 재판부가 정통윤이나 청보위의 처분이 위헌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으며 동성애 사이트라는 이유로 대한민국 공공장소의 인터넷에서는 존재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반발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