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광 부시를 잡아가둬라

이라크 침공, 석유를 위한 학살일 뿐 한국정부는 참전 꿈도 꾸지 말아야

10여 년 전 걸프전으로 쑥대밭이 되었던 이라크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아프간 보복침략만으로 성이 차지 않은 전쟁광 부시는 전 세계 국가들을 향해 “내 손을 묶지 말라”는 협박을 가하며 이라크 침공을 서두르고 있다.

이번 침공과 관련해 이미 미국과 손잡은 영국에서는 40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전시위가 일어났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호주, 그리고 미국에서도 대규모 반전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시위대는 “미국은 석유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외치며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를 ‘킬러부자(父子)’라 규탄했다. 전 세계에서 성조기가 불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전쟁광 부시는 2일 백악관 앞에서 미 하원과 이라크 관련 결의안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미국 하원은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침공과 관련해 사실상 제한없는 권한을 인정하는 결의안을 약속했고, 이제 상원의 결의만이 남은 상태다.

유엔과 이라크는 지난 1일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세부 사찰계획에 합의했지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 합의에 대해 “유엔 사찰은 안보리의 새 결의안에 의해 더욱 엄격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은닉시설로 꼽고 있는 이라크 대통령궁에 대한 무제한적인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이상, 유엔의 승인과 상관없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것. 이미 미국은 유엔마저 미국의 허수아비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20세기가 전쟁의 시대였다면 그것은 미국이 참여한 전쟁의 시기이기도 하다. 세계의 어느 곳에서 이루어진 전쟁이건, 미국과 관계없는 전쟁은 없었다. 전쟁국가 미국은 매번 ‘정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경제적 이익을 위한 자신들의 싸움을 포장해왔다.

이번 침공에 대해 미국이 내걸고 있는 구호 역시 “후세인으로부터 이라크 민중들을 해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참에 아예 이라크를 완전히 무장해제시키고 말겠다는 미국. 그러나 이번 침공의 목적이 사실은 이라크의 석유산업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 토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후세인 정권 아래에서 국영화되어 있는 석유산업을 민영화시켜 미국의 석유갑부들을 더 큰 부자로 키우겠다는 부시의 야심. 그러나 지난 걸프전의 참상을 떠올릴 때, 이는 참으로 소름끼치는 살인계획이다.

1991년, 아버지 부시는 마치 한 편의 SF영화처럼 걸프전을 터뜨렸었다. CNN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이 전쟁이 끝난 후 이라크는 대량학살무기보다 더 무서운 경제제재 조치를 겪었다.

각종 통계 자료는 유엔의 경제봉쇄로 인해 5살 미만 어린이가 매달 4,500~6,000명 씩 죽어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을 포함할 경우, 사망자수는 무려 200~300만에 달한다. 석유부국이던 이라크를 걸프전 한방으로 단숨에 무일푼으로 전락시킨 미국. 그들은 독재자 후세인을 몰아내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이라크 국민들은 반미감정에 휩싸여 오히려 후세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전쟁에서 미국이 첨단무기를 사용할 것이며 10여 년 전의 걸프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주 워싱턴에서 열린 무기쇼에 소개된 첨단 기술들이 실전에 투입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군수산업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경제체제는 하루라도 빨리 이라크를 침공할 것을 독촉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 주변에 군대를 집중 배치하고 산발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만약 미국이 전 세계의 거센 반발을 무시한 채 전쟁을 시도한다면,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군의 참전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 의해 짓밟힐 대로 짓밟힌 이 땅의 사람들은 이번 전쟁의 실체가 석유와 군수산업을 배불리기 위한 한편의 살상극임을 알고 있다.

한국 정부는 전쟁광 부시를 위한 전쟁을 바라보는 국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묵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전현정 / jhj@s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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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 미국 , 전쟁 ,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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