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서울역 1호선 승강장에서 '오이도역 장애인리프트 추락참사 2주기, 장애인이동권연대 기자회견 및 집회'를 갖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발산역 리프트 추락참사 국가인권위 권고사항 수용 △발산역 사고 원인제공자이자 가해자인 서울시와 서울시장의 공개사과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넓은 간격과 높이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한 탑승구조 개선" 등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지난 2001년 1월 22일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추락사망했으며, 이어 2002년 5월 19일에는 발산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추락사망했다. 장애인단체들은 2001년 2월 6일 결의대회, 서울역 지하철 1호선 선로 점거 투쟁 등을 진행했고 이후 장애인이동권연대의 서울역 천막농성, 광화문 버스점거, 2002년 8월 국가인권위 점거 단식농성 등을 진행해 결국 서울시의 '저상버스 연차적 도입, 2004년까지 서울시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 설치' 등의 약속을 받아냈다. 또한 지난 2002년 10월 30일 국가인권위는 국가기관 최초로 '발산역 추락사고 원인은 리프트 결함과 공공기관의 직무소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서울시는 장애인들의 공개사과 요구를 거부하며 엘리베이터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전경에 겹겹이 둘러쌓인 채 서울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서울시는 말로는 2004년까지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하면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조차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인권위는 발산역 사고가 리프트 오작동에 의한 것이며, 서울시장과 도시철도 공사장에게 유가족 손해배상과 사후 안전대책으로서의 엘리베이터 설치를 권고했으나 서울시는 조사결과와 권고조항을 수용하지 않고 공개사과하라는 주장마저도 무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동권연대는 또한 "승강장과 차량 사이의 넓은 간격과 높이 차이가 장애인의 안전과 생명을 노리고 있다"며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승강장과 차량사이의 간격으로 휠체어 바퀴가 빠지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며, 이러한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다른 승객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량, 승강장 사이가 15cm인 서울역에서 장애인의 차량탑승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승강장과 차량 사이의 간격을 3cm 이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서울시내 모든 지하철역의 승강장과 차량사이 간격이 10cm를 넘고 있으며 심지어 서울역은 15cm를 넘고 있다. 이로 인해 휠체어 장애인들은 휠체어 앞바퀴가 승강장과 차량사이의 구멍으로 빠지는 등 혼자서는 차량에 탑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승강장과 차량 사이의 높이 차이도 약 5-6cm 정도로 이 역시 장애인의 차량 탑승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넓은 역사에는 역무원이 간이 경사로를 설치해주고 있으나 서울시 지하철의 경우, 지하철 현장 인력 부족으로 주변에 역무원들이 배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차량 탑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권연대는 또한 "우리는 서울시에 장애인을 죽일 권리를 허락하지 않았다"며 "서울시는 2004년까지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계획을 즉각 공개하고,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넓은 간격과 높이 차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한 탑승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애인들을 겹겹으로 둘러싸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철저히 차단했던 경찰은 기자들 앞에서 직접 차량에 탑승하며 서울역 승강장과 차량 사이의 15cm 간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려는 장애인들의 지하철 탑승까지 막아 지하철이 운행하는 승강장에서 아슬아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장애인들의 격렬한 항의로 차량 탑승이 이루어졌으나 신경전이 계속되어 이 과정에서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대표가 휠체어에서 미끄러져 위험천만한 순간까지 연출되었다. 물론 이런 과정 내내 항상 자연스럽게 들려오던 '이 역은 승강장과 차량사이의 간격이 넓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는 안내방송은 수시로 역내에 울려퍼졌다.
이날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역으로 오다가 휠체어 앞바퀴가 빠져 곤란을 겪었다는 장애여성공감 안민성씨는 "모든 지하철역에 리프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있는 리프트들은 90%이상이 고장"이라며 "리프트를 사용해 올라가는 데만 15분에서 30분까지 걸리고, 장애인 몇 명이 함께 움직이면 몇 시간까지 소요된다"고 지하철 이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민성씨는 또한 "출근할 때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중 절반 정도가 리프트 때문에 걸리는 시간"이라며 "우리의 요구는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고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안민성씨의 가족들은 장애인 지하철 사고 등이 날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아' 항상 걱정이라고 한다.
겹겹이 에워싸는 전경들로 인해 서울역 승강장 내 집회가 어려워지자 장애인이동권연대는 1호선을 타고 이동하며 시청, 종로3가역 등에 내려 시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10여대의 전철이 지나가도록 휠체어 장애인들의 차량탑승을 막아 위험한 광경을 연출하던 경찰은 장애인들이 탄 칸의 시민들을 이동시켜 이날 집회참석자들을 격리시키고, 옆칸에 함께 타고 대규모로 이동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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