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2003년산 추곡약정매입가격을 2002년보다 2% 인하하고, 농가의 충격 완화와 소득보전을 위해 논농업직불금 800억원을 증액지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쌀 재협상으로 쌀 시장개방 폭 확대가 예견되어 있는 상황에서 농가의 충격을 완화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내외 쌀 가격차를 줄여나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1948년 추곡수매가가 실시된 이후 처음으로 수매가를 내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로 인해 논농업에 종사하는 70% 농가의 생계가 벼랑 끝에 놓이게 되었다. 쌀은 전체 농가소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나 작년 태풍의 영향으로 10%가 넘는 쌀 생산량이 감소해 1조원에 달하는 농가소득이 감소했다. 2002년 추곡수매가는 벼 40kg 1등품에 60,440원으로 생산비 66,984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양곡유통위원회에 참여해온 전농은 올 추곡수매가를 생산비 보장이 안되더라도 최소한 2003년 소비자물가인상을 반영해 최소 3% 인상을 요구해왔으나 정부는 오히려 "쌀 수매가 인하"로 쌀 시장 개방 대세론을 다시한번 확인시키고 "논농업직불금 800억 증액지원"이라는 보완책을 내놓았을 뿐이다.
전농은 이와 관련 4일 성명서를 내고 "올해도 쌀 생산량의 감축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곡수매가 인하 방침은 농민들에게 쌀 농사 짓기를 포기하고 죽으라는 선언과 다름없다"며 "2003년 추곡수매가 인하안을 즉각 철회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농은 또한 "정부의 농업에 대한 무지와 막가파식 횡포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논농업직불제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보상 차원의 직불제인데도 국민들을 속이고 농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얕은 술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농 박흥식 사무총장은 "이번 쌀 수매가 인하 결정은 인하율을 넘어서 '이미 정부가 쌀농가를 포기한거 아니냐'는 허탈감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정부는 차라리 쌀농사를 포기하라고 하는게 낫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2만 6천여평의 농사를 짓고 있는 박흥식 사무총장 또한 작년에 1천 4백만원의 생산감축으로 빚을 얻어 올해 농사를 짓고 있는 형편이다.
박 사무총장은 또한 "이미 농민들은 전년도 동결된 수매가를 포함해 올해 2% 인하까지 된다면 320억여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데 정부의 2% 인하 방침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WTO 쌀 생산 감축을 협의하고 수매가 인하를 결정하는 정부의 방침은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농은 이번 수매가 인하 방침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오는 15일 칠레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14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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