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포츠 채널이 소음을 문제삼아 120여일째 장기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SBS 미디어넷지부 조합원에 대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삼호중공업, 대구중구청 등이 '집회금지, 불법단체행동금지 가처분'이라는 이름의 소송을 내 노동자들의 집회와 시위를 막고 있다.
사용주들의 이런 소송에 법원은 "소음 70db 이상 금지, 확성기를 사용하지 말 것, 피켓, 현수막 금지, '부당해고, 규탄' 등 단어 사용금지" 등 금지 사항을 일일이 명세한 판결을 내려 "법원이 노조가 무얼 하는데인지는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호중, "회사 동의없이 노조방송차량 출입 못한다"
지난 1월 24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삼호중공업이 제출한 "△회사의 동의나 승낙없이 노동조합 방송차량을 회사내로 출입시키지 말 것 △근무시간 중 회사 내에서 확성기를 사용하거나, 근무시간 전 출입도로를 막고 집회하는 방법 등으로 신청인 회사 직원들의 출근방해 및 회사업무를 방해 금지 △근무 시간 외에 70dB 이상의 소음으로 회사 업무를 방해하거나 직원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말 것"등을 내용으로 한 '불법단체행동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결정문에 따르면 삼호중공업지회는 사내에서 어떠한 노조활동을 하더라도 "지회 1일 500만원, 심종업 지회장 외 12명은 1일 각 300,000원씩" 벌금을 물어야 한다.
삼호중공업지회는 이에 대해 "회사는 '조합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조합운영에 개입하여서는 안되며 정당한 조합활동을 이유로 일체의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않는다'는 단체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더군다나 법원은 가처분사건의 경우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심문기일도 잡지 않고 일방적으로 가처분을 받아들여 회사쪽의 단협위반이라는 부당노동행위를 도와주고, 헌법에도 보장된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가로막고 있는 꼴"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1월 27일 이의신청을 냈다.
삼호중공업 지회 김용관 조사통계부장은 "사측은 작년 11월부터 노조가 아침선전전을 매일 진행하자 노조에 압박을 가할 생각으로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 같다"며 "법원 판사가 노조가 무얼 하는데인지 알았다면 이런 결정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호중공업은 이미 과거 임단협 시기에 이와 비슷한 소송을 제기했다가 임단협 타결과 함께 소송을 철회하기도 했었다.
2002년 '근골격계 예방 최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삼호중공업은 지난 1월 16일 근골격계 산재요양을 신청한 33명 중 30명이 산재 승인을 받아 "사측이 사내 물리치료로 근골격계의 근본적 치료를 은폐해 왔다"는 지회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기도 했다. 삼호중공업은 6년간 부도 및 위탁 경영으로 1만명이 넘던 노동자들이 6천명으로 줄어들고, 2인 1조 작업이 1인으로 변경되면서 노동강도가 강화된 대표적 사업장이기도 하다.
삼호중공업지회는 그동안 근골격계질환자 집단요양신청과 지회 현안문제 등으로 회사 내에서 아침선전전 등을 진행해왔다. 지난 1월 14일에는 노조의 방송차량 창문이 깨지고, 방송 음향 장비가 파손되는 일이 벌어졌으나 사측은 "모르는 일이다"며 관련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삼호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공장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출처:삼호중공업지회]
대구 중구청, "부당해고 철회, 구청장 규탄 등 단어사용 금지"
지난 1월 23일 대구지방법원은 중구청 식당 해고자들의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집회시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에는 "△부당해고 철회, 구청장 규탄 등의 단어 사용 금지 △피켓, 현수막 게시 금지 △80db 이상 확성기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사실상 '집회, 시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위헌적 판결로 집회를 하되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구청장은 "밥맛이 없다, 불친절하다고 이야기하더라, 3년이면 많이 일한거 아니냐"고 해고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으며, 2002년 10월 1일 식당운영권이 중구청공무원직장협의회로 이관되는 기회를 타 식당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을 해고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자리에는 현 중구청장 선거운동을 도왔던 사람들이 3개월 계약직으로 채용되었다.
해고자들은 "3년 이상 자식같은 사람들한테 상소리 들으면서도 평생 일터로 생각하고 일했고 상용직으로 들어갔지만 근로기간을 명시하지 않고 3년이상 일해 정규직과 다를게 없었다"며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중구청 앞 집회, 시위를 계속 진행해왔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이철수 정책기획부장은 "판결 고시를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이었다, 법과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가진 것 없고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과 발목을 틀어막고 있다는 것에 치를 떨었다"며 "길거리 소음도 측정하면 7-80db는 나오는데 결국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말도 하지 말고 눈만 꿈뻑꿈뻑거리고 있어야 한다는 거 아니냐"며 분노했다. 이철수 정책기획부장은 또한 "이번에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의 '가진자의 법이 아닌가'라는 유언이 너무 가슴에 와닿았다"며 "아무리 투쟁을 방해하려 해도 해고자들은 계속 싸울 것이고, 민주노총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구청은 또한 시위자 6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명시한 채 이번 결정문을 2주일째 중구청 출입구에 부착한 것으로 밝혀져 "개인정보비밀을 보호해야할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개인정보 비밀을 누출시키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까지 면치 못하고 있다. 해고자들은 대구지방법원 김시환 행정관에게 "결정문에는 적당한 방법으로 공지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불특정 다수에게 주민등록번호까지 공개하는 것이 적당한 방법이냐, 해당자에게 송달하면 되지않느냐"고 수차례 항의전화를 했으나 김시환 집행관은 "규정대로 했다, 따질려면 이의신청을 내던지 해라"고 항의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명시한 채 2주일째 대구 중구청 앞에 붙어 있는 집회금지 판결 명시문 ] 고시 신청인 : 대구광역시중구 피신청인 : 이경애외 5명 위당사자간의 대구지방법원 2003카합 21호 옥외 집회 및 시위금지 가처분결정본에 의한 신청인의 위임에 의하여 피신청인들은 중구청사앞에서 집회 및 시위를 함에 있어 1. 위청사 본관 2층을 기준으로 소음측정기가 80db을 초과하도록 확성기를 사용하여서는 안되고 2. 별지기재 현수막과 피켓을 피신청인들의 비용부담으로 철거하고 3. 피신청인들은 향후 별지기재와 유사한 내용의 현수막과 피켓을 추가 설치 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으로 신청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하여서는 안된다. 4. 누구든지 집행관의 허가 없이 이 고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때에는 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03년 1월 23일 대구지방법원 집행관 김시환 별지 1 이○○ (주민등록번호,주소 명시) 이○○ (주민등록번호,주소 명시) 김○○ (주민등록번호,주소 명시) 김○○ (주민등록번호,주소 명시) 노○○ (주민등록번호,주소 명시) 서○○ (주민등록번호,주소 명시) 별지 2 1. 현수막 피눈물도 없는 정재원 중구청장 반성하고 식당노동자 5명을 원직복직 시켜라. 비정규직이라 부당해고 당한 식당 노동자를 복직시켜라. 부당해고 선거법 위반 중구청장 규탄한다. 2. 피켓 부당해고 철회 노동자 기만하는 직장협의회 폐쇄하라. 부당해고 앞장서는 직장협의회 규탄한다. 부당해고 자행하는 중구청장 각성하라. 재료는 헐값으로 쓰고 밥맛이 없다? 부당해고 철회하라. 부정선거 부당해고 정재원 중구청장 물러가라. 부당해고 철회 원직복직 쟁취 부당해고 외면하는 중구청 공무원 직협회장 사퇴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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