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기아차, 고하켐 등에서 잇따라 발견돼

고하켐 노무관리계획서, "노동조합을 무력화 또는 해산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기아차, 노조원 일일이 사찰해 우호, 중간, 반대 등으로 분류

두산중공업에 이어 기아자동차, 고하켐 등에서 잇따라 조합원 블랙리스트와 노조무력화공작 문건이 발견되고 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삼광 고하켐은 "△노조를 기물파괴 및 폭력행위, 영업방해 혐의 등을 유발하여 적극적 맞대응으로 파멸시킴 △노동부, 시청, 경찰서, 환경부 등을 정기적 활동을 통해 협조체제로 확립 △자금지원, 회사쪽 비노조원 대거 가입 등으로 노조위원장 교체 △필요한 경우에는 치밀한 물리력 동원 △조합원이 집중된 부서 아웃소싱, 도급대처" 등 노조해산 작전계획이 담긴 노무관리계획서를 작성하고 그에 따라 노무관리를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하켐은 "회사 발전에 사사건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무력화 또는 해산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힌 노무관리계획서 외에도 별도로 "향후 예상되는 노조관련 인물 동향"을 작성해 노조 부위원장에 대해 "특별관리 대상자로서 늦어도 12월말까지는 합법적인 징계조건을 갖춰 제거해야 할 대상임"이라고 기록하는 등 노조원들을 사찰, 관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하켐은 글리세린, 세제 원료 등을 생산하는 노동자 60여명의 소규모 회사로 해마다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으면서도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2년간 대표이사를 5번 바꾸는 등 지역에서도 유명한 노동탄압사업장으로 알려져 있다. 고하켐은 2001년 3월 16일 노조가 설립되자 전조합원을 해고시키는 등 노조탄압으로 처음 36명이던 조합원을 19명으로 줄였고, 2002년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은 유감이다'라고 밝히면서 이번에 공개된 '노무관리계획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고하켐 대표이사는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구속수감되어 있다가 단협타결로 풀려났었다. 고하켐은 이밖에도 신입사원의 수습기간 동안 "노동조합에 절대 가입하지마라, 노조원들에게 접근하지마라"고 교육하며 실제 노조원과 접촉하는 수습사원은 임금을 70%로 차등지급하며 자진퇴사를 강요하는 등 노조활동을 위축시켜왔다.

화학섬유연맹 최용숙 전북본부 조직국장은 "고하켐 노동자들은 12시간 맞교대로 일하면서도 70여만원의 임금을 받으며 2년여간 임금동결을 하며 일해왔고 별달리 무리한 요구를 사측에 한 적도 없었다"며 "그런데도 고하켐은 이번 공개 문건에 나와 있는대로 전 조합원을 상대로 징계위를 계속 열어 정직 1개월에서 3개월까지 징계를 때리는 등 노조와해공작을 그대로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고하켐은 또한 "회사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노동부, 시청, 경찰서, 환경부 등을 정기적 활동을 통해 협조체제로 확립"이라는 노무관리계획서에 따라 환경부, 시청, 소방서, 환경관리공단, 노동부, 노동위원회 등에 10-50만원 상당의 뇌물을 지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관계자는 "일부 기관의 경우 매월 정기적으로 지출되었으며 회사 회계장부에 기입되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측은 "실제, 노동부의 산업안건관련 23개에 달하는 위반에 대한 시정지시의 경우 하나도 시정되지 않고 있고, 환경관련 부분에 대한 지적사항이 개선되고 있지 않아 유착 의혹이 짙다"며 "이밖에도 고하켐은 재고 및 원료를 부풀려 신고하여 부당한 부가세 환급 등 탈세, 수소탱크 보유공지 미확보, 연구소의 EO/PO(인화성 원료) 사용에 대한 무허가 사용, 불법 건축물에 대한 허위사실 보고로 허가 취득 등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문건 공개와 관련해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화학섬유연맹 전북본부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고하켐의 부당노동행위, 불법행위에 대해 검찰청, 노동부, 세무서 등 관련기관에 고소고발할 계획"이라며 "노동부는 이 사건을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철저하게 조사,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아자동차는 노조원들을 일일이 사찰해 우호, 중간, 반대로 등급을 분류해 알파벳 P, M, N 등으로 표기하고 회사쪽 성향으로 이끌기 위한 추진실적 등을 기록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노조는 이번에 발견된 노조원 사찰 블랙리스트와 관련 17일 2시 소하리공장에서 비상대의원대회를 열고 그 대응책을 세울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2002년 10월에도 사내하청 노동조합 설립을 막을 목적으로 집행부, 현장활동가 등에 대한 광범위한 불법사찰을 담은 문건이 발견되어 사측이 재발방지를 약속하기도 했었다.



노무관리 계획서(안)[대외비 1급] [고하켐 노조가 공개한 노무관리계획서 발췌]

△ 목적 :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노무관리를 통해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협력의 노사관계로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회사발전에 사사건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무기력화 내지 해산하는 데 그 목적이 있음

△노무관리(노조)에 대한 전문성으로 노사관계 개선
- 고질적으로 강성적인 조합원은 특별분리하여 근무상태 등의 문제점을 축적하여 합법적인 징계를 거쳐 한사람씩 해고조치
- 노조위원장을 밀착관리하고 회사에 우호적으로 자세를 전환케하고 대표이사와 만남을 주선하여 관계를 개선(비공개)하고 파업 및 분쟁기간 등 회사홍보사절로 반전활용
- 위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방법을 총동원하여 노조와해 및 해산작전에 즉각(2002년 10월부터) 돌입

△단체협약 갱신 대비
- 민주노총의 특성상 단체교섭 및 제반 노사합의(안)을 조합원의 찬반의견을 듣도록 규약으로 정하고 있는 바 동 규약을 회사의 이로운 면으로 활용키 위해서는 노조위원장과 조합원의 조직력을 회사가 장악하는 것이 필수여건.
-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대비가 여의치 않다라고 판단된 때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에 의한 단체협약의 해지절차를 거쳐 단체협약을 무협약 상태로 끌고 갈 필요가 있고, 노동쟁의행위 절차를 거치더라도 정면돌파 작전으로 응수하여 노조를 기물파괴 및 폭력행위, 영업방해 혐의 등을 유발토록 유도하여 적극적 맞대응으로 파멸시킴

△대외적 활동을 통한 관계기관과의 우호적 관계 정립
- 회사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노동부, 시청, 경찰서, 환경부 등을 정기적 활동을 통해 협조체제로 확립

△후생복지(기숙사, 식당, 목욕실, 화장실, 작업복 등 청결상태가 매우 불량함) 시설개선
- 기숙사 규칙을 제정하여 사내에서 기숙하는 사원에 대한 기숙원칙을 수립하고 회사는 청결하고 규칙적인 기숙생활을 보장하되 기숙사 이용사원을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할 것(노조원이 기숙사를 이용할 경우 비조합원을 조직화할 우려가 있음)이고 비조합원들의 후생복지를 위하여 식당, 목욕실 등의 환경개선이 필요함

△위험물 및 기계설비 취급 등에 있어 안전불감증 팽배
- 위험물 및 기계설비 건축물 등에 대한 안전기준에 대하여 근무자의 안전교육 등을 소홀히 하여 현재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상태로서 이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으나 이를 조급하게 실행할 경우 노조에 이상하게 보여질 수 있어 당장은 재정난을 고려하여 서류상 완벽을 갖추고 점진적으로 개선하되 여하한 경우라도 노조 및 노조원들에게 법적하자를 노출하여서는 안됨

△노사관계 2003년도 노조임원선거(3월) 및 단체협약 갱신대비
- 노조위원장 선거 : 현 노조위원장이 회사와 파트너 상대로 어렵다고 판단될 시(2002.11월말까지 판단)에는 별도의 파트너 상대를 물색하여 적극적으로 조직을 지원하고 선거에서 노조위원장이 교체될 수 있도록 조치 / 2003년 1월말까지 비노조원 전원에 대한 개별지도를 거쳐 노조의 선거에 만전을 기하고, 필요하다면 비조합원 전원을 노조에 가입시켜 전체조합원 수의 과반수 이상을 회사가 장악(가능한 3분의 2까지)

- 단체협약 갱신 등
우선적으로 회사가 안고 있는 불리한 약점(고소, 고발건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2002.8.22 노사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준수하여 당분간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노사관계가 완전하게 안정되었다라고 판단되면 노조조합원이 집중되어 있는 부서(경비, 공무, 물류, 폐수처리, 보일러실 등)를 부분적으로 아웃소싱으로 대처하고 분해반이나 포장은 도급근로로 대처/
강성조합원은 불성실 근로 등의 자료를 완벽하게 확보하여 합법적으로 해고하는 등으로 노조활동을 무력화함
노조조직력을 약화시킨 후 단체협약이 회사에 유리하게 갱신체결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에 의한 단체협약의 해지 절차 거쳐 단체협약을 무협약 상태로 끌고가서 노조활동을 무기력화할 필요가 있고 결과적으로는 단체협약 갱신작업이 노동쟁의 절차를 거쳐 중재결정을 받더라도 회사의 유리한면으로 갱신되어야 함.(고도의 단체교섭기법과 전문적인 법적 절차를 요함)

△결론
회사는 우선적으로 2002. 8. 22 노사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준수하여 노동조합과 조합원이 그동안 회사를 불신하던 사고가 회사를 신뢰할 수 있도록 전환하여 대내외적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단기적으로는 2003. 3월에 있을 노조 임원선거와 단체협약 갱신(2003.10월)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치밀한 물밑 작업을 동원하는 등의 노무관리에 총력을 기하여야 함.

또한 장기적으로는 회사를 노사분규 없는 기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노무관리를 통해 노동조합을 무기력화 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방안책으로 회사가 노조의 조직력을 장악하여 노동조합을 해산토록 노무관리에 있어 전문성 있게 대처하고 이에 필요한 제반지원 등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할 것임.

한편 회사는 설사 노조가 해산될 조짐이 있다 하더라도 그 실체를 없애는 것보다 형식적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도 노무관리의 또하나의 방법일 수 있으며 이것은 최근 우리나라의 전반적 노무관리의 흐름임.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2006년부터는 복수노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현행 노동관계법이 개정되어 있는 상태로서 설사 노조를 해산한다 하여도 새로운 노조가 언제든 복수 이상으로 만들어질 소지가 있어 노무관리의 장기적 목표가 무노조보다 기존의 노조를 회사에 유리한 관계로 이끌고 가면서 신규노조의 탄생으로 인한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의 노무관리도 효과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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